-
-
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
자림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5월
평점 :





때론 쉽게 타인의 시선과 기준에 나를 맞추기도 하고
내 소중한 것들을 나조차도 시시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
내 보물상자 속의 보물 같은 건 하찮게 여기면서.
내게 소중한 것을 함부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없게
지켜내려던 단단한 마음은 어디로 갔을가?
정작 내가 슬퍼해야 하는 건 내 보물이 타인의 시선에
굴러다니는 돌맹이 같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런 타인의 시선을 따라 나 역시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별 볼 일 없다고 여기는 마음이다. (p.40)
상처가 있다는 건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상처가 있다는 건
사랑하고, 사랑했다는 말이다.
살아간다는 건
상처가 없을 수 없는 일이고,
사랑한다는 것 역시
상처가 없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상처를 너무 숨길 것도 없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너무 사릴 것도 없다.
살아가는 게, 사랑하는 게
상처 좀 받는 거라면. (p.63)
소중한 게 하나도 없다는 건
조금 쓸쓸하고
조금 외로운 일.
내 삶에 소중한 게 하나라도 있다는 건
그것 때문이라도 내가 살아진다는 것.
그것이 비록 내 삶에 무게를 더하는 짐일지라도
기꺼이 지고 가고 싶은 소중한 짐이 있다는 건
누가 뭐래도 행복한 일. (p.99)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얻은 결과가 초라할 때가 있다.
겨우 이 성적 받자고, 겨우 이 월급 받자고,
겨우 이런 소리나 들으려고 겨우··.
내 노력에 대한 성적표가, 내 능력에 대한 연봉이,
내 최선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결과물이 될 수밖에 없지만
과정을 지켜봤고, 과정을 함께 해왔던 나만이라도
초라한 결과 뒤에 숨어서 얼굴도 못 내미는
과정의 시간들을 칭찬해주면 좋겠다.
“수고했어. 정말 수고 많았어.”(p.166)
책은 보통은 되고 싶은 어른과 하루하루 열심히 즐기며 사는 아이의 이야기가 마주하며 이어진다. 산다는 건 무엇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삶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삶과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기록하며, 고민하며, 정의 내리며, 보통으로 살고 싶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담아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담담하게 위로의 말들을 하나둘 꺼내든다. 괜찮아, 너만 그런 거 아니야. 우리 모두가 그래. 그러니 걱정하지마. 아이가 실수하는 것처럼 실수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이다. 내가 남들만큼 행복한지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라고, 생긴 것도 성격도 다 다르듯이 저마다의 행복은 다 다르니까. 행복은 스스로의 힘으로 바지를 입어보는 것이라 한다. 매일매일 내 힘으로 작은 성취를 이뤄가는 것. 비록 제대로 된 것은 없지만, 그 작은 성취가 주는 반짝반짝한 즐거움을 맛보는 것. 그 즐거움이 쌓여서 내가 더 단단하게 성장한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어떻게 용감해져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그래서 좋았다. 그 마음을 온전히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유하며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적든 많든 앞으로의 내 삶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안겨다 준다.
보통! 보통? 이게 참 어렵다.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는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 일반적으로 흔하다고 하지만 전혀 흔하지 않은 보통의 삶. 누구나 그럴 것이다. 뭐든 다 잘 해내고 싶지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것도 저것도 어느 하나 만만한 일이 없다. 결국 잘하려는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니 나 스스로 조바심이 나는데 그것도 모르고 옆에서 나를 다그치고 윽박지를 때는 정말이지 아이처럼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 싶어진다. 하지만 어디 그럴 수가 있나, 나는 어른인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차곡차곡 나이를 먹다 보니 어느 틈엔가 함부로 울 수조차 없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이곳저곳 보아야 하는 눈치는 어찌나 많은지 웃고 싶은 날보다 울고 싶은 날이 더 많아진다. 그러니 자연스레 어린 아이들이 부러워진다. ‘그래, 아무것도 모를 때가 좋았지.’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이 나도 모르게 와르르 무너질 때가 있다. 참다 참다 터져버린 마음을 보고 있자니 스스로가 좀 짠하다. 정말 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어쩌겠는가, 그저 스스로 깨지고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워갈 수밖에 없다.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 그나마 다행인 건 그래서 더 유쾌하고 재밌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하루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매일매일 맞이하는 아침이 오늘은 좀 더 특별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것도 아니라면 딱 중간 정도의 보통의 삶을 맞이하길, 행복을 덤으로 안겨주길 기대하면서. 오늘 하루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