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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는 어른이 될 줄 알았다 -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단단한 심리학의 말
구마시로 도루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9년 1월
평점 :




청년의 시점에서 보이지 않는 것, 청년일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 중년이 되어서 보인다거나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직업이나 결혼과 같은 표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무엇을 바라고 살아가는지,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등 인생 전반이 크게 변화합니다. 그와 더불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나 삶의 보람도 크게 달라집니다. (p.19)
아무리 외모나 육체를 젊게 유지한다고 해도 ‘사회적인 연령에 상응하는 나이가 되었는가’의 여부, 즉 ‘연공’을 쌓은 어른이 되었는가에 대해 아랫사람들의 가차 없는 추궁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이 윗세대를 바라볼 때의 시선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어른인데도 어른이 아닌 중년이나 노인을 봤을 때, ‘어른답지 않다’라든가 ‘꼰대’라는 말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이런저런 이유로 어른들을 비난하는 여러분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순간에 중년이 된다는 것을요.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어린 사람들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윗사람에 걸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심판대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중년이 되었는데도 어른답지 못한 행동을 반복한다면 주위의 시선은 냉담할 테고, 아랫사람들이 ‘꼰대’로 간주하더라도 불평할 까닭이 없습니다. (p.21)
청년을 끝내고 어른이 시작되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생의 가치란 무엇인가’ 하는 논점의 기준이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봤을 때 생기 넘치게 활약하는 어른은 많든 적든 그런 가치관의 전환을 겪은 듯 보입니다. 청년의 관점에서는 손해인 것, ‘가성비’가 나쁜 것에 주력하고 있는 어른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보거나 머리가 나쁜 존재로 보지는 말아주세요. 그들의 행복이나 인생의 ‘가성비’ 방정식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바뀐 것입니다. 언젠가는 여러분의 방정식도, 그렇게 바뀌어갈지 모릅니다. 청년의 관점으로는 새카만 암흑처럼 보이는 삶이 어른의 관점으로 보면 기쁨으로 충만한 삶일 수 있습니다. (p.40)
인생은 보이지 않는 과녁을 향해 활을 쏘는 것과 같아서 백발백중일 리 없습니다. 그때마다 완벽하게 자기 평가를 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사람은 종종 그릇된 자기 평가로 결과가 잘못되거나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러나 자기 평가의 잘못이 오래 지속되면, 인생에 화근을 남길 정도의 타격이 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청년이든 어른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과한 ‘자아 찾기’로 중년으로의 전환이 늦은 청년도 직장이나 가정의 인간관계를 소홀히 한 어른도 그것이 10년 단위로 계속되면 나중에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거나 길을 멀리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잘못을 빨리 깨닫는 찰지력(헤아려 아는 힘-옮긴이)이 있는 사람일수록, 그리고 미세한 수정도 포함하여 고치려는 의지나 능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인생은 통제할 수 있고 궤도를 수정하는 것도 쉬워지며,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에도 큰 타격 없이 끝낼 수 있습니다. (p.177)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어른이란 무엇인가, 청년을 끝내고 어른이 시작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른이란 대체 어떤 존재일까? 현대사회에는 아이와 청년, 청년과 어른, 어른과 노인을 확실히 구분하는 경계선이 없어졌다. 환갑을 맞았어도 여전히 청년의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20대나 30대를 어른이라는 범주에 포함 시킬 수도 있지만, 청년이라는 범주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아이’에 포함 시킬 수도 있다. 이제 사회는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게 되었지만, 나이를 기준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어려워졌다. 저자의 나이 43세. 그 역시 50대나 60대가 되었을 때 어떻게 될지 아직은 모른다. 그 대신 청년이 끝나고 어른이 시작되었을 때의 마음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청년 시절에는 ‘선택하는 것’이 두렵다. 이 선택이 옳은 것인지,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몰라 망설인다. 반면, 나이가 들면 선택의 여지가 줄어드는 것이 두렵다. 인생의 중반부를 넘기면 지금까지 축적된 결과를 감당해야 한다. 인생의 궤도를 수정하는 일은 적어지고 대담하게, 혹은 신중하게 자신의 인생을 걸어갈 뿐이다.
솔직히 나는 어른이 되기 싫다. 가능하다면 영원히 청년으로 남고 싶다. 날이 갈수록 나이가 주는 무게는 늘어만 가고 점점 책임져야 할 것도 많아지면서 덩달아 겁도 많이 진다. 이런 내가 어른이 된다니.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누구나 나이가 들어간다. 아이에서 청년 그리고 어른에서 노인으로 체감하는 속도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이 순서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 누구라도 피할 수 없는 일. 저자는 인생을 “보이지 않는 과녁을 향해 활을 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내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대비한다고 해도 인생은 결코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우리가 ‘어른’에 대한 이상적이고 완벽한 모습을 갖고 있는 한, 우리는 평생 어른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각자의 환경과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저마다 고유의 인생을 걷고 있다. 좋은 어른의 ‘원형’에 자신의 모습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나이 듦의 모습을 그려가야 한다.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지 않는다. 어른?! 아직도 풀어내지 못한 숙제와도 같은 이 말. 골똘히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데 구태여 다가오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며 머리 아파하기보단 어른이고 뭐고 그냥 나는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련다. 그때 걱정은 그때 가서! 어차피 준비된 어른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