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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산 : 소보로별 이야기 ㅣ 이야기 파이 시리즈
정옥 지음, 유영근 그림 / 샘터사 / 2018년 11월
평점 :





소보로별은 너무 작아서 산도 하나, 숲도 하나, 호수도 하나뿐이에요. 하지만 겨울에는 산이 두 개가 돼요. 첫눈이 오는 날, 호수 너머 들판에 눈 덮인 산이 하나 더 생겨나거든요. 그 산은 겨울 내내 우뚝 솟아 있다가 휘파람새 울음소리가 들리는 봄날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려요. (p.3)
해가 머리 위에서 비출 때쯤, 드디어 꽁꽁산 기슭에 도착했어요. 두 친구는 나란히 앉아 눈신발을 신었어요. 그런 다음 수북수북 쌓인 눈길을 자박자박 걸어서 올라갔어요. 산을 오르는 동안에도 눈이 계속 내려, 발자국은 금방 눈에 묻혀 버렸어요. 가도 가도 하얀 눈밭뿐이에요. (p.16)
눈 폭포 뒤 좁다란 길을 따라가니 동굴이 나왔어요. 동굴 안은 정말 깜깜했어요. 보보는 천장을 더듬어 작은 고드름을 하나 닸어요. 달콤한 딸기 맛이네요. 할머니가 좋아하는 새콤한 고드름을 찾아 깊숙이 들어갔어요. 손으로 동굴 벽을 더듬으며 걸음을 옮겼어요. 마침내 온몸이 부르르 떨릴 만큼 새콤한 고드름을 찾았어요. 보보는 신이 나서 고드름을 똑, 똑, 땄어요. 그때 동굴이 쩌렁쩌렁 울렸어요. (p.31)
넓고 넓은 우주 귀퉁이에는 노랗고 동글납작한 별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너무 작아서 산도 하나, 숲도 하나, 호수도 하나뿐인 소보로별. 하지만 겨울이 되고 첫눈이 오는 날, 호수 너머 들판에는 산이 하나 더 생겨난다. 그 산은 겨울 내내 우뚝 솟아 있다가 휘바람새 울음소리가 들리는 봄날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는데 사람들은 늘 있는 산을 그냥 ‘산’, 겨울에만 나타나는 산을 ‘꽁꽁산’이라고 부른다. 첫눈이 내리는 날 아침,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난 꽁꽁산. 아이들은 모두 썰매를 타러 가 버려 온 마을이 조용한 가운데 보보는 혼자 고민에 휩싸여있다. 오늘이 바로 할머니의 생신인데 아직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보보네 할머니는 이 별, 저 별 다니면서 모험을 즐기는 우주 탐험가로 일 년 내내 우주를 돌아다니다 봄에만 소보로별에 잠깐 들리는데 이번 생일은 보보네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엽서를 보내왔다. 할머니에게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을 주고 싶었던 보보는 긴 고민 끝에 친구 코코아의 의견에 따라 꽁꽁산 동굴에서 열리는 무지개 고드름을 따다가 할머니의 선물로 드리기로 하고 친구 코코아와 함께 꽁꽁산으로 모험을 떠난다.
꽁꽁산? 추운 겨울에 이보다 더 어울릴 만한 동화책이 있을까. 아니 추위보다도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 탓에 뿌연 하늘만 바라보다 눈부시게 맑은 하늘이 펼쳐진 이 책을 만나니 너무나 반갑다. 책은 앞서 얘기했듯이 주인공인 보보와 그의 친구 코코아가 보보의 할머니에게 멋진 선물을 하고 싶어 꽁꽁산의 동굴에서만 열린다는 무지개 고드름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로 꽁무니에서 차가운 바람을 뿜어내는 반딧꽁이라던지 첫눈이 내리는 날 나타나는 꽁꽁산 그리고 무지개 색깔의 고드름 등 그림뿐만 아니라 기발한 상상력과 신나는 모험담으로 순식간에 아이들을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어떻게 이런 신기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겁이 나긴 하지만 할머니를 위해 용기를 내어 길을 떠나는 주인공 보보와 그런 친구의 곁에서 든든하게 힘이 되어 주는 조력자 코코아의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더 신이 나고 흥미진진해진다. 그리고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치 할머니가 손주들을 위해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마음 한편이 따뜻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