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아버지를 잃은 후, 이대로 눌러앉아 인생을 보내도 좋은지 고민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아버지는 쉰다섯에 죽었다. 수잰은 스물 여섯에 죽었다. 교훈은 간단했다. 인생은 짧고, 낭비할 시간은 없다.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이 나를 그동안 쓴 소송 취지서나 그동안 변호한 기업 브랜드로 기억해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나 자신이 세상에 그보다 더 많은 걸 줄 수 있다고 믿었다. 움직일 때였다. (p.199)

 

 

한번 해보라고 말해주는 사람, 걱정을 지우고 행복할 것 같은 방향으로 가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버락뿐이었다. 그는 내게 미지의 세계로 도약해도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왜냐하면 -그리고 이 주장은 나의 두 할아버지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친척에게는 충격적인 소리로 들릴 말이었다.-사람이 미지의 세계로 뛰어든다고 해서 꼭 죽는다는 법은 없으니까. 걱정마, 우리는 할 수 있어, 어떻게든 해낼 거야. 이것이 버락의 생각이었다. (p.209)

 

부모님은 내게 자신감을 품으라고, 한계는 없다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을 다 원했다. 왜냐고? 수전이라면 이렇게 대꾸했을 텐데. 안 될 거 없잖아? 나는 메리 타일러 무어처럼 적극적으로 세상에 뛰어드는 독립적이고 열정적인 직업인으로 살고 싶었지만, 그러면서도 안정되고 희생적이고 겉보기에는 단조로운 듯 평범한 아내 및 어머니 역할에도 끌렸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둘 다 갖고 싶었지만, 어느 쪽이 다른 쪽을 찍어누르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했다. 정확히 어머니처럼 되고 싶으면서도 결코 어머니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혼란스러웠다. 나는 둘 다 가질 수 있을까? 둘 다 갖게 될까? 알 수 없었다. (p.234)

 

내가 출마에 동의한 것은 버락을 사랑하기 때문이었고, 그가 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내심 괴로운 생각을 하나 품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남들과 공유할 마음이 없는 생각이었다. 나는 버락의 선거운동을 지지했지만, 내심으로는 그가 끝까지 해내지는 못할 거라고 여겼다. 버락은 사람들에게 미국의 분열을 치유해야 한다고 열렬히 호소했다. 사람들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믿는 고결한 이상에 호소했다. 하지만 그동안 분열을 너무 많이 보아온 터라, 내 희망은 그렇게까지 굳건하지 못했다. 버락은 누가 뭐래도 흑인이었다. 나는 그가 정말로 승리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p.302)

 

 

내가 아무리 굳은 신념으로 애쓰더라도 나를 비방하고 내 존재를 왜곡하는 사람들을 결코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여성이고, 흑인이고, 강했다. 그런데 특정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그 사실이 ‘성난 사람’이라는 한 가지 뜻으로만 번역되는 듯했다. 그것은 또 하나의 변부로 내모는 데 사용되어온 고정관념, 우리 같은 여성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일 필요 없다는 생각을 무의식에 심는 고정관념이었다. (p.354)

 

내가 인생에서 얻은 교훈이 하나 있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는 힘이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가능한 자주 진실을 말하려고 애썼고, 사회에서 종종내쳐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려고 애썼다. (p.368)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녀는 변호사였고 병원 부사장이었고, 젊은이들이 의미 있는 경력을 쌓도록 돕는 비영리단체의 책임자였다. 주로 백인들이 다니는 명문대에서 공부하는 노동 계층 출신 흑인 학생이었다. 온갖 모임에서 유일한 여성이었고 유일한 흑인이었다. 갓 결혼한 신부였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초보 엄마였고, 아버지를 잃고 가슴이 찢어진 딸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는 미합중국의 퍼스트레이디였다. 퍼스트레이디는 공식적인 직업이 아니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림으로써 그녀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강력한 발판을 얻었다. 그 일은 그녀를 떨쳐나서도록 하는가 하면 겸허해지도록 했고, 들뜨게 하는가 하면 움츠러들게 했으며 가끔은 그 모두를 동시에 겪도록 했다. 남편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혔던 2006년에 시작되어, 올해 초 추운 겨울날 아침에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리무진을 타고 그녀 남편의 취임식으로 향했던 순간까지. 정말 대단한 여정이었다.


 어린 시절 그녀에겐 가족이 그녀의 세상이었고, 세상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가족의 품을 벗어나 세상에 발을 내딛고 또 버락 오바마를 만나면서 그녀의 삶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정말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미셸 오바마. 미국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살아가기란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흔들림 없이 자라왔다. 그녀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그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들은 딸을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제 의견을 거침없이 밝히는 아이로 자라도록 길렀다. 그녀의 곁에는 늘 그녀를 지지해주고 중요한 존재라는 메세지를 꾸준히 들려주는 부모님과 선생님과 멘토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메세지는 딸들에게, 다음 세대에게 이어졌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해 버락과의 사내 연애와 결혼, 그리고 임신에 얽힌 말 못 할 이야기 등 이제까지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었던 이야기를 솔직하고 대담하게 담아낸다. 버락이 대통령에 출마할지 말지를 놓고 부부가 벌였던 논쟁,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그녀가 유권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도 자주 터무니없는 비난의 표적이 되었을 때 어떻게 견뎠는지까지. 어쩌다 그만 평범하지 않은 여정을 밟게 된 미셸오바마. 그녀는 자신이 가진 권력을 내세우며 으스대지 않는다. 오히려 본인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며 마치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마냥 스스럼없이 다가온다. 그녀는 지혜로웠으며 강인했고 또 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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