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그렇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니까 좋아졌다. 온갖 말들과 수사로는 꾸며낼 수 없으니까 좋아진 것이다. 이미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고, 설명할 수도 없을 만큼 터무니없는 고독을 맛보게 해줬기 때문에 좋아졌다.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으니까 좋아진거다. 그러니까 이제 좋아하는 데에 이유는 필요 없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유를 묻지 않아도 된다. 왜 그것을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면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오해를 받으려나? 하지만 그래도 된다. 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다. 우리는 서로를 잘 몰라도 된다. 그 어느 누구와도 서로 잘 모르는 채로, 입 다물고 그냥 사랑하고 싶다. (p.20)

 

내가 생각하는 친구의 정의란 이렇다.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을 알아듣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결말을 잘 지어낼 필요도 없이, 웃긴 얘기를 할 필요도 없이 그냥 아무런 꾸밈 없이 직설적으로 말해도 될 것 같은 사람. 그리고 상대방 역시 똑같이 직설적으로 나에게 말해주는 사람. 이런 이야기는 전화나 메일로 하는 게 실례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만나기 전에는 긴장이 된다. 여차하면 말로 찌르고 찔리는 관계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가 돈 때문에 곤경에 빠지거나, 실연당하거나 앞으로 일 년밖에 못 산다고 하면 어떡하지? 우선은 내가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p.105)

 

 

 편하게, 오래 살자. 필요한 건 그것뿐이다. 최악의 환경에서 도망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전속력으로 도망쳐야 한다. 도망칠 방향은 즐거운 것, 사랑스러운 사람, 잘하는 일, 또는 그 전부. 지금까지 선택해왔던 방향과 정반대의 방향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좋아하는 걸 한다. 자고 싶은 만큼 잔다. 가끔 낭비도 해본다. 시간이 남으면 방도 좀 치운다. 하루에 한두 번 적당한 거짓말도 내뱉는다. 그렇게 살아가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소중히 대한다. 소중히 대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은 이것 말곤 없다. 부셔져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상처 주는 것들을 잘라내고 무신경하게 살아가란 말은 아니다. 타인에게는 섬세하게, 자신에게는 둔감하게······ 결코 부서지지 않고 살아내길 바란다. (p.194)

 

 

 

이십대 독자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받으며 일본 서점가에 품귀 현상을 일으킨 익명의 작가 F의 사랑과 연애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분명 언젠가는 헤어지겠지하지만 오늘은 아니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돋보이는 이 에세이는 잠 못 들고 뒤척이는 밤에 꺼내어 읽기 딱 좋다. 지나간 사랑을 추억하고 지금 현재를 돌아보며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함께하는 시간.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있어서 이유라는 게 필요할까, 그냥 내가 좋으니까 좋은거지. 바라만 봐도 좋은데 같이 있으면 더 좋으니까.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데 상대방도 나와 같을까? 우리들의 마음이 영원하다면 참 좋을텐데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이든 사람이든 영원한 건 없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지금 이 순간을 붙잡지 않으면 언젠가는 후회하게 돼 버릴지도 몰라. 그래서 저자는 지금 이 순간 눈앞의 사람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도 저랬었나? 까마득하다. 이미 우리는 가족인데!(ㅋㅋㅋ) 오래전 일이라 새삼스럽긴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지나간 사랑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풋풋하게 다가와서 열렬히 용암처럼 끓어오르기보다는 조금씩 차곡차곡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갔던 우리. 누가 먼저 다가왔는지는 중요치 않다. 서로 사랑했고 또 지금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저자의 말이 전적으로 다 맞을 순 없지만 아마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너무 리얼한데?!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19금에 이르는 이야기가 아슬아슬하게 오가는데 청소년들이 읽어도 괜찮을지 살짝 걱정이 되긴하지만 재미있다. 특히 곳곳에 우리 부부도 겪었던 비슷한 이야기들이 포진되어 있어 웃음이 빵빵 터진다.(이게 왜 여기서 나와?!) 웃기면서도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저자의 필력에 엄지를 치켜든다. 책장이 술술술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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