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이달에 만난 사람 / 김차동 
늘 같은 자리에서 빛나는 라디오 스타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왕년의 인기 가수였던 주인공은 산속 오지 영월방송국의 DJ를 맡으며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청취자들과 함께 울고 웃는 그의 모습은 가슴 따뜻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1993년부터 전주MBC에서 아침 방송 <FM모닝쇼>를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 김차동에게도 동화 같은 인생 스토리가 있다. MBC 골든 마우스상 수상자인 김차동은 한눈 팔지 않고 산다는 게 얼마나 값진 일인가를 보여주는 진정한 라디오 스타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군산 시내 빵집, 다방을 돌며 시작한 DJ생활을 직업으로 삼으며 졸업 후 KBS군산라디오와 CBS전북방송에서 활동하다 전주 MBC로 옮겨온 김차동 씨. 심야 인기 프로그램인 <별이 빛나는 밤에>에 욕심이 났지만 높은 청취율이 보장되는 프라임타임은 방송국 소속 아나운서들의 몫이었다. 그가 맡게 된 방송은 진행자들이 제일 꺼려 하는 출근 시간대 아침 프로그램. 듣는 사람도 많지 않을 때였고 작가도 없어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해야 하는 게 내키지 않았지만 직접 대본을 쓰고, 선곡에 신경쓰며 방송을 이어갔다. 일 년, 이 년, 삼 년, 간절했던 날은 차곡차곡 쌓여갔고 25년이란 시간이 거짓말처럼 채워졌다. 그에겐 DJ만한 천직이 따로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새벽마다 장례식장에서 달려와 방송을 마치고 돌아갈 만큼 책임감이 투철했던 그의 자리는 언제나 마이크 앞이었다. 모든 방송인이 꿈꾸는 최고의 영애인 골든마우스를 지역방송, 그것도 아침 방송 진행자로는 전무후무하게 그 영광의 자리에 이름을 올린 김차동 씨. 꾸준히 연구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방송을 이어가는 그에게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정성을 들여 반복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70살이 넘어서도 FM모닝쇼를 계속 진행하는게 목표라는데 이 역시 충분히 이루어질 것만 같다.

 

 

 

 

 

 

 

특집 미운 오리, 백조가 되어 날다

 

남들 앞에서 괜히 움츠러들고 살수 연발인 나는 정말,
잘못 끼어든 미운 오리일까요?

어릴 때 읽은 동화처럼 언젠가 백조가 되어
하늘로 당당히 날아오르는 날이 올 겁니다.

 

이번달 특집에서는 주눅 들던 상황에서 벗어나 당당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던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한때는 미운 오리였지만 떠나갈 때는 반전을 선사하며 일등 교사로 거듭난 초짜 선생님, 왼쪽 시력을 잃어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선 본 남자와 3개월 만에 이혼을 하는 등 불행한 삶을 이어오다 자신을 아껴주는 남편을 만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전업주부, 외국인 사원이 많은 회사에 근무하며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해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지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여 동료들을 감동시킨 영어 왕초보,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참아가며 고생한 끝에 자식 넷을 모두 대학교에 보낸 멋진 아빠 이야기 등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여 결국 반전의 상황을 만들어낸 이들의 모습이 자극이 되어 나도 그들처럼 노력하면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절로 힘이 난다.

 

 

 

 

 

 

 

이 남자가 사는 법 / 배성태
사랑으로 물든
어느 웹툰 작가의 신혼일기

 

독자들은 제 그림이 영화 속 한 장면 같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그런데 제 그림은 누구나 겪는 지극히 평범한 상황들이에요. 다만 제가 조명을 해주니까 특별해 보일 뿐인 거죠. 애정 어린 눈길로 자신의 일상을 바라보는 열린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지 흘러간 시간에서 빛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어요.

 

 

배성태 작가가 2년 전부터 그려온 한 컷 웹툰에는 신혼부부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길에서 만난 고양이 앞에 쭈그려 앉아 이야기 나누는 장면에서 아내가 “얘네, 도둑고양인가봐”라고 말하면 남편이 웃으며 “우리 마음을 몰래 훔쳐가 버렸으니까?” 라고 응답한다.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 보는 장면에서도 부부의 달콤한 대화는 계속된다. “이렇게 별이 많은 하늘은 처음 봐,” “나도!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만큼 뜬 것 같아.” 영화 대사 같은 멋진 말만 골라 하는 부부가 과연 현실에 있을까 싶지만 그림 속 남자가 바로 배성태 작가 본인이다. 3년 전 결혼한 그는 아내와 함께하는 일상을 그려 일주일에 2회 정도 SNS에 연재한다. 팍팍한 현실 때문에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는 요즘, 그의 웹툰은 결혼 권장 만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샘터에서 배성태 작가님을 발견하고 어찌나 기쁘던지, 며칠 전 평소 자주 봐오던 광고에서 나오던 목소리가 작가님의 목소리이고 직접 출연까지 했다는 소리에 깜짝 놀랐던 터라 작가님의 등장이 더더욱 반가웠다. 그림만 잘 그리는 줄 알았더니 사랑꾼에 목소리도 좋고 연기까지 못하시는 게 뭐지? 언제나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 넘쳐나는 작가님의 그림. 부부는 닮는다고 했던가 처음에는 좀처럼 속마음을 겉으로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었던 작가님도 아내를 닮아 변해간다. 어제보다 더 사랑이 돈독해졌다는 믿음으로 신혼 생활을 기록하는 배성태 작가님. 앞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림들을 계속 그려주시길, 작가님의 행복을 우리에게 계속해서 물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달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샘터>를 받아보자마자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사연에 함께 웃기고 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며 샘터의 매력속으로 빠져든다.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이야기라 정감있다. 그래서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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