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초록 빛깔에서 노랗게 노랗게 이쁜 옷을 갈아입은 나무가 돋보이는 이달의 샘터. 유난히 길었던 올여름, 너무 더웠던 터라 어서 빨리 가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표지를 보니 이제 진짜 가을이 왔구나 싶다. 단풍이 참 곱기도 하다. 곧 있으면 저마다 빨갛고 노란 옷으로 갈아입고 색색깔을 뽐내겠지. 그런 마음을 담아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다양한 색깔의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는 샘터. 마치 알록달록하게 예쁜 선물 꾸러미를 받은 것 같아 설레임이 앞선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샘터와 함께 하는 행복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우리 교실에는 주인 없는 연필들을 보관한 ‘연필의 고향’이 있다.
주인들은 연필을 잃어버린 줄 모르고, 알아도 찾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샤프심만 쏙쏙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는데······.

나의 연필들이 들려주는 사각사각한 이야기
혹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았나요?

 

이 달 샘터의 신간도서인 <연필의 고향>. 책을 읽으며 잠시 동심에 젖어들었다. 잃어버려도 괜찮은 건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소중하다. 작다고 해서 혹은 많다고 해서 소홀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모든 것이 풍족해서 그런지 씀씀이가 헤프다. 그래서 물건을 잃어버리면 다시 찾아서 쓰기보다는 사버리는 일이 흔한데 이 책을 통해 그런 습관은 버리고 물건의 소중함을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이 많지 않고 만화처럼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안성맞춤!

 

 

 

 

 

 

이달에 만난 사람 / 신미경 
앞서 걷는 길의 즐거움에 대하여

취미와 여가 활동을 즐기는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늘어나면서 풍자와 해학이 깃든 우리 고유의 민화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민화는 여전히 옛 작품의 밑그림을 따라 그리는 모사에 치우쳐 창작의 다양성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것도 사실이다. 신미경은 전통민화의 화풍 속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더한 창작 민화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p.14)

전통민화가 싫어서가 아니라 본인이 조금 더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었던 분야라 처음부터 창작민화 작업에 더 욕심이 많았다는 그녀. 지난 2007년 민화에 입문한 이후 줄곧 창작 만화에 주력해온 그녀의 예술적 지향점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은 지난 2015년 인사동에서 열렸던 <리그 오브 레전드 소환>展이었다. 게임 회사가 주최한 전시에 출품한 작품은 게임 캐릭터가 민화 배경 속에 등장하는 순수 창작민화로 그녀가 그린 창작민화에는 민화 고유의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현대적 캐릭터가 절묘하게 녹아들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창작민화가 거의 없을 때라 혼자 공부해가며 창작민화를 시도해 온 그녀에게 그 전시는 작가로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게 해준 전화점이 되었다. 밑그림을 대고 모사하는 게 아니라 제작 기간이 길 수 밖에 없는 창작민화. 팔리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욕심보다는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수없이 고쳐 그리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탓에 미경씨의 작품은 적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런 그녀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지난해 전국 만화공모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것이다. 이 모든 게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녀의 열정 덕분이 아닐까. 열심히 하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더니 그녀의 열정이 드디어 제대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부엌수업
슈퍼푸드로 즐기는 보랏빛 진수성찬

블루베리와 아로니아를 기르는 경기도 포천 평화농원의 이우숙 씨는 동네에서 ‘베리 할머니’로 유명하다. 직접 딴 슈퍼푸드로 몸에 좋고 맛있는 요리를 잘 만들기 때문이다. 오랜 서울 생활을 접고 시골에 정착해 농장을 가꾸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는 이우숙 씨. 이 행복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정성들여 나무들을 보살피고, 수확한 열매로 보랏빛 밥상을 차린다. (p.24)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1,500평의 정원을 돌보며 살아가는 이우숙 씨. 블루베리와 아로니아가 자라는 보랏빛 정원을 자식처럼 여기며 농장을 가꾸어나간지 어느덧 10년, 이제 블루베리는 그녀와 떼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서울 토박이라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고 하는데 오히려 시골 체질인가 싶을 정도로 푸른 자연을 곁에 두고 사니 정말 좋다고 하는 그녀다. 몸에 좋고 맛있을 뿐 아니라 빛깔까지 고와 식욕을 더욱 자극하는 블루베리와 아로니아. 농장일 틈틈이 색다른 조리법을 연구한 결과 그녀의 손만 닿으면 블루베리 불고기며 아로니아 전병 등 다양한 요리가 만들어진다. 과거 남편과 함께 사업체를 운영하며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이 눈코 뜰새없이 바쁘게 살아왔던 그녀, 쉼없이 내달리던 삶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남편이 대장암 수술을 받고난 무렵부터다. 그때 운명처럼 만난 것이 블루베리였다. 이제는 블루베리 피자, 블루베리 빙수, 블루베리 송편 등 아로니아와 블루베리를 활용해 못 만드는 것이 없다는 그녀. 음식에 담긴 마음 그리고 살아온 세월이 더해지면서 하나의 음식에는 저마다 사연이 담겨 있다. 우리 할머니도 그랬겠지? 할머니의 부엌수업을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로운 음식을 배우는 재미도 솔솔 하지만 갖가지 사연을 담은 그 음식들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절로 난다.

 

 

 

 

 

 

특집 내 단골 ○○을 소개합니다

이번 달 특집에서는 자주 다니다 보니 내 집처럼 편한하고 마음과 마음으로 주고받는 따뜻한 인정과 위로가 있는 각자의 단골집을 소개한다. 취업 준비로 힘들었던 시절부터 내 집처럼 드나들었던 편안한 안식처 같은 카페,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사정을 알고는 알뜰살뜰 저녁을 챙겨주었던 자전거 가게의 사장님 내외, 서로를 챙기며 친자매처럼 지냈던 공예공방 수강생 허수아비 언니, 변함없는 친절과 맛으로 사랑받고 있는 25년 단골 음식점, 동네 이발소에서 떠나는 나만의 추억 여행, 엄마의 기억을 가득 품고 있는 동네 야채 가게, 하루의 피로를 사르르 녹여주는 풀빵 등 저마다의 가슴 따뜻한 사연을 담고 있다. 읽다보니 절로 떠오르는 나의 단골집. 맛은 물론이요, 아낌없이 음식을 퍼담아주시는 사장님의 두둑한 인심이 생각나 흐뭇해진다.  

 

 

 

 

 

 

 

이 여자가 사는 법 / 송소희
소릿길에서 발견한 ‘나만의 색깔’

 

민요는 끊임없이 제게 질문을 던져요. 앞으로 어떤 민요를 부르고 싶은지, 내 목소리의 매력은 무엇인지···. 계속 답을 못 찾게 될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으려고요. 한국인이라는 것만으로도 우리 음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지 않을까요? 민요를 부르면 제 자신이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아요. (p.58)

 

‘국악신동’이라 불리며 자란 실력자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기가 더 어려웠을 법한데 그녀는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기만하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에 이끌려 처음 국악을 시작한 터라 무작정 사람들이 박수쳐주는 길로만 가는 건 아닌지, 자신이 원하는 길이 맞는지 늘 불안했었다는 그녀.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느라 예비 국악인들과 가창 실력을 견줘볼 기회 조차 없어 자신에게 전문 소리꾼이 될 정도의소질이 있는지 판단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이겨내고 자신만의 소리로 대중들을 사로잡는 송소희 양. 단국대학교 국악과에 다니고 있는 요즘, 중·고등학교 떄부터 체계적으로 국악을 공부해온 다른 친구들에 비해 자신은 이론이 부족해 창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려기는 커녕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는 재미에 빠져들어 국악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교수님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즐겁게 이론을 배워가고 있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고민하며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 나서는 그녀, 이 후또 얼마나 성장해있을지 앞으로가 더욱 더 기대된다.

이 밖에도 재밌는 이야기, 감동적인 이야기, 생활에 필요한 이야기 등 좋은 이야기를 가득 담은 이 달의 샘터. 얇은 두께에 무게도 가볍지 않으니 어디 가볍게 외출할 때나 여행 시 가방 속에 쏙 담아가면 심심할 때 시간을 보내기도 좋고 더 즐거운 하루가 되지 않을까. 원고가 채택되면 소정의 고료와 사은품도 주고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를 보내주신 분 중 다섯 분을 선정해 샘터사에서 출간한 단행본 한 권을 준다하니 재미삼아 겸사겸사 사연을 써서 응모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다음달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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