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라이즈 아르테 미스터리 16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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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다. 멍하고 혼란스러웠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거꾸로 올라가고 있는 기분이었다.
거짓말이다. 왜 거짓말을? 왜 다들 거짓말을 하는 거지? (p.38) 

 

조셉은 아들 윌리엄을 태우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아내 멀의 차를 발견하고 아들과 함께 그녀를 놀래켜 주고자 핸들을 돌려 그녀를 쫒아간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퇴근 후 테니스를 치러 간다던 아내는 호텔의 정문을 지나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버리고 의아해하며 따라 들어간 호텔의 휴게 공간에서 그녀의 가장 가까운 친구의 남편인 벤과 다투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벤은 화를 냈고 아내는 괴로워했다. 둘 사이에 뭔가 문제가 있어 보여 가서 도와주고 싶지만 아직 어린 윌리엄에게 이런 장면을 보여 줄 수 없었던 조셉은 결국 아들을 달래 주차장으로 돌아가 차 안에서 아내를 기다리기로 하고 걱정이 되어 아내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곧장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버린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음성메시지를 남기지만 연락은 오지 않고 잠시 후 주차장으로 내려온 아내는 그를 보지 못하고 그대로 출구를 빠져 나간다. 그리고 뒤이어 나타난 벤. 조셉은 그를 불러 세워 무슨 일인지 물어보지만 그는 말을 하지 않고 결국 몸싸움을 벌이다 벤이 자기 서류 가방에 걸려 넘어지면서 콘크리트에 머리를 부딪히고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다. 그 순간 이를 곁에서 지켜보던 아들이 놀라 천식 발작을 일으키고 흡입기가 없었던 조셉은 벤을 그대로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가 아들을 안정시킨 뒤 다시 돌아오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벤도, 그의 차도 자신이 잃어버린 핸드폰까지 모든 게 사라졌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가 알던 세계가 산산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거실 러그 아래 숨겨져 있던, 지하로 통하는 문을 발견한 듯했다. 그 문을 들어올리자 바로 발 밑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알 수 없는 거대한 톱니바퀴들과 기계 장치들이 돌아가는 숨겨진 세상.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나는 한참 동안 말없이 현기증을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심호흡을 했다. 자금은 약한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었다. 강해져야 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집중할 때였다. (p.131)

 

이 책은 T.M.로건이 아내의 지인이 페이스북에서 겪은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자신만의 어두운 상상력과 통찰력을 더해 완성해낸 작품으로 첫 페이지부터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속절없이 빠져든다. 호기심 유발 아주 제대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처음부터 이리 밀당을 하시나?! 팽팽한 긴장감에 책을 덮을 수가 없다. 진짜 거짓말이 시작된 그 순간은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궁금해, 너무 궁금해! 진실과 거짓 사이에 경계가 무너지고 수많은 거짓말 속에서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짐작 조차 할 수 없으니 숨어 있는 범인을 찾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 대충 어느 정도 읽고 나면 윤곽이 잡힐 만도 한데 당체 누굴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믿음이 가는 사람이 없으니 모두가 의심스러운 상황. 이러니 결말을 예상하기는 커녕 끝까지 작가의 뒷꽁무늬를 쫒아가기에 바쁘다. 거짓 속에 숨겨진 진실, 진실 같은 거짓말. 심장이 두근두근 쫄깃쫄깃 왜 심리 스릴러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흡입력이 장난 아님! 스토리 자체가 너무 탄탄해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이게 데뷔작이라니 T.M.로건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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