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긴장을 풀고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면 삶이라는 것, 살아가는 방식 또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대우받아야 하는 건 아닐까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도 내가 나름대로 애정을 가지게 되면 그 자체로도 소중한 작품으로 인정받아 마땅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야죠. 사랑하면 조금 서툴러도 그것마저 너무 좋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모자란 내가 더 나다워서 좋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행복이란 바로 그런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요. 어찌됐든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야죠. (p.79)

 

 

행복에 관하여 심사숙고한 끝에 깨닫게 된 나름의 철학이 있다면, 완성과 완벽이 결코 매번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만족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미완성으로 남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 그리하여 우리들은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도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 돌아보면 실상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은 모두 각자의 여백을 지니고 있는 부족한 것들이었다.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 깊은 내면의 어딘가에는 반드시 스스로의 슬픔을 머금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완벽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한 것을 통하여 행복에 이른다.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부족한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안아줄 수 있을 때, 삶 또한 예술이 된다. (p.123)

 

행복은 불안의 잠식 속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함께 피어오르는 은은한 향기와도 같지요. 만약이란 정서적 위약에서 벗어나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의 힘을 믿어봅시다. 행복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그대로 감사하는 일이라고 말이에요. 구태여 퍼즐을 완성하려고 애쓰는 것 보다 먼저, 쏟아지는 작은 햇살, 차분히 그 온기에 나를 허락해보는 것도 꽤나 멋진 인생이잖아요. (p.158)

잊지 말아요. 외롭다는 느낌은 내 삶에 깊은 온정이 깃들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것은 배척하고, 회피하고, 극복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우리가 이해하고, 인정하고, 안아주어야 할 내면의 또 다른 ‘나’입니다. (p.232)

 

긴장하지 않을 수 있다면! 조금만 긴장을 풀 수 있다면! 이 불안으로부터 영영 도망칠 수 있다면!
저자는 긴장과 불안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나답게 흔들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긴장과 불안의 순간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나름대로의 담담한 서술이다. 그가 꾸준히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알게 된 작은 깨달음이 있다면, 우리 삶에서 긴장과 불안이란 필연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두려움이 아니라, 나를 더욱 나답게 만들어주는 이정표와 같다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내 감정을 잘 헤아리는 훈련이 정말 중요한 순간에 용기 있는 나를 만들어낸다.

긴장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 있을까. 나 역시 저자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결코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벗어나려 할수록 스스로를 더 가두는 꼴이다. 너무 오래 힘들어하면 다시 평소처럼 힘을 내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한 번 흐트러진 마음을 어떻게 단번에 처음처럼 만들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벗어날 수 없다면 결국 부딪히는 수밖에 없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두 번, 반복해서 이어가다보면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단단해진다.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어갈수록 먼 미래를 바라보기보다는 자꾸 과거, 이미 내가 지나온 길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속에서 나만 이리 혼자 고립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 자책하게 되는데 저자는 사랑스러운 언어와 따뜻한 문체로 감동을 자아내며 흔들리는 마음을 토닥토닥 다독여준다. 긴장감으로 굳어 있던 몸이 스르륵 무장해제되는 느낌이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다. 그래서 책에 스스럼없이 빠져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