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리! -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강아지의 심쿵 라이프
이지은 지음 / 김영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리는 작은 강아지의 몸으로 너도 낯선 세계에 덩그러니 혼자 왔다. 커다란 사람들 틈에서 말도 통하지 않고, 행동도 이해되지 않고···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까? 나의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까지 알아듣고 이해하려고 매 순간 많이 노력했을 것이다. 알아듣는 것도 힘든데 의사를 표현하긴 또 얼마나 더 어려웠을까? 같은 사람끼리도 언어가 다르면 의사소통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동물은 평생 어떨지···. (P.50)

 

 

 

 

 

그동안 착하게 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 동생이라니!
너무 큰 복을 가불받은 것만 같아서 그걸 다 갚으려면 부지런히 착하게 살아야 할 것 같다. (p.64)

 

 

 

어제 식탁 밑에서 내내 기웃거리더니 달리 뒤통수에 초고추장이 묻어 있었다. 달리는 내가 닦아주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초고추장을 묻히고 다니기도 하고, 깨끗히 씻겨 예쁜 침구에 눕혀주면 베개 베고 이불 덮고 아이처럼 잠이 들기도 한다. 내가 뭐라고 내 손길에 따라 한 생명체의 존엄이 결정되고, 그 영혼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는 것이다. 책임감을 갖고 달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P.82)

 

 

 

 

정현종 시인은 만남의 무게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이 말은 비단 사람 사이의 관계에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려동물과의 만남은 훨씬 중한 책임이 따른다.
사람은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지만,
동물의 삶은 만나는 사람에 의해 정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은 이별 후 스스로를 지킬 수 있지만,
동물은 사람에게 버림받는 순간 생존을 위협받는다.
물건 쇼핑하듯 쉽게 데려오고,
갖가지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행태를 멈추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P.84)

 

 

 

 

 

 

 

 

 

 

 

매일매일 일상에 행복을 전하는 우주 최강 귀요미 달리의 성장 에세이 <달려라, 달리>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웃음짓게 만드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강아지 달리, 지금은 이렇게 누구에게나 사랑과 예쁨을 받는 강아지지만 달리에겐 남모를 아픔이 있다. 달리는 병원에 버려진 아이였다. 전해 듣기론 신혼부부가 키우던 아이였는데 사고로 발 하나를 절단해야 한다고 하자 입양 포기 의사를 밝히고 두고 갔다고 한다. 당시 달리 나이가 두 살이었으니 1년은 함께 보냈을 텐데, 하루아침에 달리는 발도 잃고 가족도 잃었다. 몸이 더 아팠을지 마음이 더 아팠을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지금에 이르기전까지 희망도 없고 절망적인 하루하루를 살아오다 운명처럼 저자를 만나게 되면서 몸은 불편하지만 언제나 씩씩하고 힘차게 달리라고 달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사실 저자는 처음엔 달리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너무 안쓰러워 꼭 안아주고 보듬어주고 싶다가도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외로울 때나 힘들 때나 언제든 옆에서 함께 해주었던 동생과 다름 없었던 달구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너무 빨리 다른 아이에게 마음을 주면 하늘에서 달구가 서운해하고 슬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달구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새 가족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내 달구라면 내가 슬픔의 감정에 오래 매몰되어 있는 것보다 일상을 되찾고 행복해지는 것을 더 많이 바랄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새로 온 강아지 달리를 정말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달리는 키우면서 단 한 번도 야단을 쳐본 일이 없다. 달리가 말썽을 피운 적도, 속을 썩인 일도 없다. 그 정도로 달리는 너무 착해서, 때론 그게 마음이 아프다.

책에는 소심하고 겁이 많던 달리가 저자를 만나 진정한 가족이 되기까지 소소한 일상이 기록되어 있다. 태어난지 1년 만에 우연한 사고로 다리를 잃고 병원에 버려져 안락사의 위기에 처하지만 운명처럼 저자를 만난 달리는 아픈 기억들을 조금씩 덜어내며 저자와 함께 그 자리를 행복한 시간들로 채우고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힘차고 건강한 강아지로 성장해 나간다. 이 둘의 만남은 인연이 아닌 필연! 세 다리로 누구보다 당당하게 달리는 달리. 작고 귀여운 외모와 달리 당찬 성격을 가진 달리는 주위를 행복하게 만드는 초능력을 지니고 있다. 달리의 선한 눈망울, 맑은 미소를 바라보면 절로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처음에는
소심하고 겁이 많던 달리가 저자를 만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켠이 뭉클해진다. 달리와 저자에게 매일매일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기를, 이들이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기를. 이 책으로 달리의 해맑은 모습을 바라보며 유기견 입양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조금은 무너져 내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이상 달리와 같은 아픔을 가진 반려견들이 생겨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