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긋기의 기술 -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 두기
와키 교코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생활 범위가 넓어지고 아는 사람도 많아집니다. 그렇게 가정과 학교, 회사 등에서 여러 사람과 얽히면서, 우리의 머리는 ‘이런 사람이 되어야만 해’라고 하는, 남이 나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학습하게 됩니다. 즉, 남의 판단 기준이 곧 나의 판단 기준이 되면서, 남 중심 선택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물론 주위 사람들이나 사회가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면, 그들에게 인정받기도 쉬워질 것입니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일이 많아질수록 우리 자존감도 높아지므로, 이것이 무조건 나쁜 일이라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또한, 우리 대부분이 두려워하는 것, 즉 타인과의 마찰을 최대한 피하며 살아갈 수도 있죠. 그러나 이런 남 중심 선택에 중독될수록, 부작용이 점점 크게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우리 인간은 조금씩 까다로워집니다. 이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p.30)

 

 

나 중심 선택은 쉽게 말해 ‘마음에 있는 스위치’입니다. 마음과 생각이 일치할 때, 마음에서 나온 에너지가 전류처럼 머리로 흘러가고, 이 전류를 받은 머리가 나를 행복으로 이끌 방법을 찾아냅니다. 그러므로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습관을 들여야만 내 감정을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p.33)

 

 

인간관계라고 하면 흔히 타인과의 관계를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사실은 저는 나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바로 나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친한 친구에게 하듯이 마음을 이해해주고, 생각을 존중하며, 앞으로 나아가도록 용기를 북돋아주어야 합니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행복의 3원칙으로 ‘나를 사랑한다’ ‘남을 신뢰한다’ ‘주위에 기여한다’를 들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충족하려면 일단 나를 사랑해야 합니다. 인간이라면 “난 괜찮아”가 선행되어야 “너도 괜찮아”가 가능해지는 법이니까요. (p.165)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직접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좀 더 편하게 살기 위해 눈치보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를 두며 불편한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1장에서는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핵심 원칙인 ‘나 중심의 선택’에 대해, 2장, 3장, 4장에서는 각각 가족, 연인, 친구, 직장 동료라는 특정 인간관계에서 발생하기 쉬운 문제에 대해, 5장, 6장, 7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인 ‘나와의 관계’ 즉 ‘나와 마주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나와는 동떨어진, 전혀 맞지 않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할까. 이대로 지내기엔 내 스스로가 너무 지치고 힘들고, 일정한 거리를 두자니 오히려 신경이 더 쓰이는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괜히 눈치만 보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유수의 회사들에서 승승장구했으나, 역시나 인간관계가 문제였다. 열심히 일했고 좋은 평가도 받았지만, 껄끄러운 사람과 매일 얼굴을 봐야 한다는 건 곤혹스럽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속 마주쳐야 하니, 쉽사리 싫은 내색을 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부정적인 생각들도 인해 점차 정신이 피폐해졌고 이렇게 살다간 몸도 마음도 무너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저자는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으로 여러 책들을 뒤져보고 관련 세미나에도 찾아 다녔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강의에서 큰 깨달음을 얻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캐리어는 물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그 수업에서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하며 ‘자신 내면에 있는 불필요한 생각’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스스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마음’을 하나하나 찾아낼 수 있었다. 단지 선생님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을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무조건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한다고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부적절한 질문은 오히려 부정적인 사고를 이끌어내고, 심지어 불안감과 공포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때문에 좋은 질문을 찾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연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계 관리의 첫걸음은 상대와 나 사이에 정확한 경계선을 긋는 것이다. 책은 우리가 선을 잘 긋지 못하는 이유를 ‘나 중심 선택’이 아닌 ‘남 중심 선택’을 하기 때문으로 보고, 이런 상태를 전환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다. 나 중심 선택? 남 중심 선택? 쉽게 말해 나 중심 선택이란 내가 내 인생의 주연으로 산다는 뜻이고, 남 중심 선택이란 내가 남 인생의 조연으로 산다는 뜻이다. 
중심 선택을 하고 내가 원하는 것에 솔직해지면, 좁았던 시야가 넓어진다. 어떻게 행동해야 내가 만족스러울 수 있을지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남 중심 선택을 하게 되면, 남이 날 어떻게 보는지,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그에 맞춰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여전히 남 중심 선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내 생각과 마음은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나를 옭아매는 습관이 되고 만다.

선긋기가 필요한 대상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나와의 관계가 망가지면 타인과의 관계가 잘 이루어질 리 없다. 그러니 일과 나 사이에도, 부정적인 감정과 나 사이에도 정확한 선긋기가 필요하다. 이점을 놓치면 타인과의 관계마저 꼬이게 마련이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나다. 이제 나를 유독 힘들게 하는 사람과의 사이에 적당한 선을 그어보는 건 어떨까. 모든 선택의 기준에 있어서 제일 고려해야 할 점은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우리 모두에게는 나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권리가 있다. 내가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제부터라도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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