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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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 가보고 싶은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
낯선 곳으로 떠날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전하는 생생한 여행담
새내기 특파원의 좌충우돌 아프리카 여행기

 

 

 

 

 

 

 

 

 

 

 

열다섯 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아디스아바바! 아직 아프리카 땅을 밟았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에티오피아 항공을 타고 인천을 출발한 뒤 홍콩에서 한 시간가량 머무는 동안 텅텅 비었던 기내가 중국인 승객으로 가득 찼다. 이들과 함께 길게 줄지어 입국 심사를 기다렸다. 에티오피아 입국에 합격하셨습니다라고 말해주는 듯 여권에 ‘쿵’ 도장을 받고 공항 건물을 빠져나오고 나서야 ‘아, 내가 아프리카에 왔구나’ 싶었다. (p.16) 

 


그렇게 도착한 아프리카는 한국의 가을마냥 푸른 하늘이 가깝게 느껴졌다. 고도가 높은 데다 살랑살랑 바람마저 불어와 생각만큼 덥지는 않았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내준 차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새로웠지만 생각보다 낯설지 않았다. 5층을 넘는 고층 건물은 거의 없었고, 거리는 지저분했지만 활기찼다. 사람과 양 떼, 염소 떼가 한데 섞여 거리를 걷고 있었다.

책은 저자가 아프리카 순회 특파원으로 6개월 동안 아프리카 8개국(에티오피아, 남수단공화국, 르완다,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취재, 여행하면서 겪은 희노애락을 담은 에세이로 떠나기 전 준비 과정에서부터 정보가 부족해 애를 먹었던 기억을 되새기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아프리카로 낯선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펴냈다. 짧게는 2주, 길게는 2개월 동안 각 나라에서 ‘폴레폴레(천천히)’ 마주한 일상은 생경하게 다가올 수 있는 낯선 아프리카의 모든 것들을 친숙하게 만들어준다.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류는 아프리카까지 전해져 있었다. 저자가 만난 케이팝 팬클럽 회장과 그의 친구들은 한국어를 아주 잘했다. 주로 영어로 대화했지만 한국어로 간단히 의사소통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다가도 아이 진짜”, “대박같은 한국어 감탄사를 자연스럽게 내뱉었다. 케이팝에 푹 빠진 친구가 자신과 비슷한 친구들과 교류를 하고 싶어 만든 팬클럽에는 가입 회원수가 11,000명이 넘었다. 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어 공부로 이어졌고, 수준급 한국어 실력 덕분에 현지에 있는 한국 의류 제조 업체에 취직할 수 있었다.
 
저자는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아프리카의 민낯을 여과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내전이 여전히 진행 중인 남수단 그리고 르완다의 집단학살, 남아공의 빈부격차와 인종 갈등 등 그중 아프리카 커피 농가의 현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라면 한창 수업을 듣고 있어야 할 아이들, 하지만 그 소녀들은 똑같이 책상에 앉아 교과서가 아닌 연둣빛 커피콩을 헤집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해서 주어지는 돈은 우리 돈으로 약 1600. 고생스럽게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5,000원 정도 하는 커피 한 잔의 원두량은 10그램 정도. 이 소녀들은 2,000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을 받고 커피 약 6,000잔을 뽑을 생두를 골라내고 있었다. 가정의 생계를 위해 학교 공부까지 포기하며 하루 종일 얻는 대가로는 너무 부족했다. 교육을 제대로 잘 시킨다면 아이들이 지금보다 고생을 덜할텐데 그들에게 주어진 무거운 삶이 너무나 안타깝다.

아프리카 하면 기린, 코끼리 등 자연 속 야생동물이 인간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그런 이미지 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책으로 들여다본 아프리카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고 개방적이고 또 다양했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아프리카, 이 대륙에는 54개국 국가마다, 각 지역마다 너무나 다른 정체성을 가진 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와 도움을 주려고 하는 등 오히려 우리보다 정이 더 넘쳤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시선은 부드러웠고 밝고 활기차고 친절했다. 도시에서는 느끼기 힘든 정이 그대로 마음으로 전해져왔다. 넓은 대륙만큼이나 볼거리가 다양한 아프리카. 나도 기회가 된다면 아프리카 어디라도 꼭 한번 떠나고 싶다.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며 아프리카에 대해 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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