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카인드 womankind Vol.3 : 우리는 존엄하다 - 한국판, 3호 우먼카인드 womankind 3
우먼카인드 편집부 지음 / 바다출판사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성의 언어로 세상을 말하다

 

 

인생에 어떤 조각이 나타나든 너의 방식대로 맞춰라.
-버지니아 울프-

 

 

 

 

여성의 존엄과 명예는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실추되지 않는다. 불의를 고발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자책하고 부끄러워할 때, 여성이 존엄과 명예를 잃는 건 바로 그때다. 피해를 입은 나 스스로가 당당하게 나 자신에게 무죄를 선고하는것, ‘나는 죄가 없다’고 선언할 수 있게 연대하는 것이야말로 여성이 여성으로서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는 길이다. 여성에게는 불완전할 권리가 있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완벽한 무결점의 인간 같은 건 없다. 여성은 때때로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죄다. 피해를 입은 것은 불운한 일일 뿐 피해자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 저지른 자가 악인일 뿐이다. (p.29)

 

성폭력은 피해자에게 도덕적 유죄가 선고돼온 유일한 범죄라는 점에서 이중적으로 악질적이다. 강간죄의 보호법익이 부녀의 정조에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바뀐 게 고작 1995년도였다. “나의 몸은 나의 것이므로 누구도 나의 ‘기꺼운’ 허락 없이 함부로 손댈 수 없다.” 이것이 인간의 기본권인 성적 자기 결정권이다. 부부간에도 강간죄가 성립되는 이유다. 그러나 바뀐 것은 단지 법일 뿐. 의식과 문화가 바뀌지 않았으니 법의 집행 또한 달라지지 않는다. 오랜 남성 지배와 그로 인한 성적 보수주의의 자장 안에서 성폭력 피해자는 여전히 정조가 유린된 여자로 비난받고, 성폭력은 당하는 사람이 죄인이 되는 기묘한 범죄가 되어 하나의 문화로 창궐한다.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도록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으면 막을수록 더더욱 기승을 부리는 강간문화.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세상이 자꾸 여자들은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때, 조직과는 역시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아냥거릴 때, 여자들조차도 너무 쉽게 그 말을 진짜로 믿어버린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를 어떤 식으로 해석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어떤 식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하느냐에 따라 삶은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준다. 나는 비록 어릴 때 내가 되고 싶던 언니를 갖지 못했지만, ‘내가 그런 언니가 되어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면 좋겠다. 개인은 때로 아주 작고 연약하지만 종종 별빛처럼 누군가에겐 그것이 저기 있다는 이유만으로 힘을 주기도 하니까. 함께 반짝이다가 그렇게 이어져서 거대한 불빛이 되면 좋겠다.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p.48)

 

 

 

 

 

 

삶은 불확실한 형태, 다음에 무엇이 올지
혹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형태다.
그거러 알게 되는 순간부터 당신은 조금씩 죽어간다.
예술가는 결코 완전히 알지 못한다. 추측한다.
틀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어둠 속에서 도약을 거듭한다.

-애그니스 데밀-

 

 

 

 

 

 

사람들은 인생이 아무리 잘 풀린다 해도 결코 완전한 만족에 이를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탐욕이란 소금물과 같아서 들이키면 들이킬수록 더 큰 갈증을 느낀다고 말씀하셨지요. 소금물은 아무리 마셔도 ‘이제 갈증이 해소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점이 오지 않아요.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깨달아야 할 진리입니다. 우리는 자기 충족과 감사의 가치를 배워야 해요. 가지지 못한 것을 좇다 보면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할 줄 모르게 됩니다. (p.58)

 

완벽이란 우리가 손에 넣어야만 하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완벽한 상태고, 다만 장막에 가려서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이에요. 마치 장마철 먹구름에 뒤덮인 하늘과도 같죠. 보이는 것이 온통 시커먼 구름뿐이라 해도 사실 그 뒤에는 푸른 하늘이 있잖아요. 완벽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정확히 인지하는 상태이며,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상태이기도 해요.

(p.63)

 

 

 

 

 

불행, 아픔, 슬픔, 우울, 짜증, 분노, 시기, 불만 등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를 괴롭히고 지속적인 평화를 방해하는 이 숱한 시련이 주는 고통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들이 말했다. “당신의 생각과 태도, 정신적 습관이 당신의 현실을 만듭니다.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리세요. 그리고 자기 삶은 스스로 다스려야 합니다.” 그리 하려면 반드시 명상을 해야한다. “내면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치료사가 되십시오.” 라마 예셰가 말했다. (p.69)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고 여성의 눈으로 새로운 가치를 읽어내는 <우먼카인드>. 이번 3호는 존엄이라는 키워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존엄과 목소리를 되찾기 위한 여성들의 힘겨운 기억에 관한 고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미투 : 불의에 맞선다, 고로 나는 존엄하다> 에서는 미투와 위드유 운동을 통해 여성과 여성 사이에 긴밀하게 연루돼 있는 존엄의 연결고리를 이야기하고, <그 짐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를 통해서는 여성에게만 강요된 의무와 억압에 대해서, <투명인간이 되지 않고 버티는 법>에서는 가부장제를 거부하는 여성의 사회적 독립을 이야기 한다. 
책은 같은 여자이기에 공감이 되는 내용이 상당히 많다. 책을 읽으면서 뭔가 큰 가르침을 전해받은 기분이랄까. 우리 꼭 알아야 할 것들 그리고 평소 고민해오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연스럽게 깨달음을 준다. 여성으로서의 나의 명예와 권리는 여성 전체의 명예와 권리와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 모든 여성이 당당하게 자신의 명예와 권리를 지켜내고 존엄과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때 나의 명예와 권리 또한 지킬 수 있다. 여성들이여 당당해지자!



행복은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운이 좋은 인간은 행복을 얻고 운이 나쁜 인간은 행복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행복은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하룻밤새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대신 매일같이 인내하고 노력하는 인간만이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행복은 시간과 노력을 재료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