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표 100 - 책에 새긴 이름 POSTBOOK 1
기획집단 MOIM 지음 / 그림씨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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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표로 보는 장서가들의 이야기

 

 

 

 

 

 

 

 

 

"이게 책이야? 엽서야?"

 

 장서표는 책의 주인을 밝히기 위해 책 표지 안쪽이나 면지에 부착하는 표식으로 영어로는 Bookplate, 라틴어로는 Ex Libris 라고 한다. 장서표에는 장서가의 이름과 ‘···의 장서에서’라는 뜻의 Ex Libris를 넣는다. 거기에 장서가가 좋아하는 격언이나 경구, 제작연도 등을 표시하고 문장이나 미술적인 도안을 더하여 판화 기법으로 인쇄한다. 크기는 일반적으로 5~6cm이지만 작게는 우표, 크게는 엽서 사이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서양에서는 별도의 종이에 판화를 찍어 책에 붙이는 장서표로 사용한 반면에, 동양에서는 책에 직접 찍는 장서인을 주로 사용하였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장서표는 요하네스 크나벤스베르크의 필사본 원고에 삽입된 것으로 1450년에 제작된 이 장서표는 꽃을 입에 물고 있는 고슴도치가 그려져 있다.

초기에는 책이 매우 비싼 물건이었으므로 당연히 소수의 귀족들과 수도원에서만 소유할 수 있었다. 그래서 책 주인이 책 안쪽 면지에 직접 쓰거나 주로 가문을 나타내는 문장 그림과 장식을 곁들인 경구와 이름을 넣는 단순한 형식으로 자신의 소유물을 표시하였다. 하지만 활판 인쇄술이 본격적으로 발전한 이후에는 책이 대중에게도 보급되어 장서표의 수요도 많아졌다. 장서표 역시 판화를 이용해 대량으로 찍어 낼 수 있게 되면서 부착할 수 있는 작은 형태가 일반화되었다.  

이 책은 서양의 장서표만을 한정하여 장서가의 개성이나 제작자의 예술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 100점을 모아 놓은 것으로 1450년대부터 1930년대 후반까지 시대별로 엮어 장서표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장서표에는 소장자의 직업이나 개성과 취미 등이 상징처럼 표현되어 있는데 하나하나 너무 정교하게 만들어져서 마치 미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손에 착 감기는 아담한 사이즈에 180도로 펼쳐지는 책은 뜯어서 엽서처럼 활용할 수도 있는데, 차마 아까워서 그러진 못하겠고 이렇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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