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온갖 냄새로 가득한 킁킁 가게로 놀러 오세요!
초콜릿처럼 달콤한 냄새,
빵 굽는 고소한 냄새,
짬쪼름한 바다 냄새,
그리고
그리운 엄마 냄새도 있어요.

자, 이제 코를 활짝 열고
냄새를 맡아 보세요,

“킁킁!”


 

 

 

킁킁 가게는 냄새를 파는 가게예요.
하얗고 네모난 건물 위로 빨간 지붕이 솟아 있어요.
세모난 귀가 지붕 밖으로 삐죽 나와 있고, 건물 뒤로 뱅그르르 말린 꼬리도 보여요.
찬이는 오백 원짜리 동전을 꼭 쥔 채로 가게 앞을 서성거려요.
오백 원을 넣어야 냄새를 맡을 수 있거든요.

 

 

 

 

 

 

찬이는 아줌마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요.
바로 아기 냄새 코너예요.
아줌마는 오백 원을 넣고 팩 하나를 들이마신 뒤, 또 오백 원을 넣어요.
그러고는 어꺠를 들썩이기도 하고 눈가를 훔치기도 해요.
찬이는 알아요. 아줌마는 울고 있을 거예요. 찬이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요.

 

 

 

 

 

 

“아줌마 아기가 떠나 버렸어요?”
찬이는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아줌마는 입술을 실룩실룩하더니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려 버렸어요. 그러고는 아기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아줌마도 이젠 괜찮은 거죠?’ 찬이는 속으로만 생각했어요.
아줌마가 찬이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찬이도 손을 뻗어 아줌마가 내민 손을 잡았어요.

 

 

500원이면 온갖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신기한 가게에서 일어나는 사랑의 기적

이 동화책의 제목이기도 한 킁킁 가게는 백 가지도 넘는 냄새가 모여 있는 곳으로 오백 원만 있으면 누구든 원하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주인공 찬이는 이 가게의 단골 손님으로 아빠의 가정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나간 엄마가 그리워 매일 아침 할머니에게 오백 원짜리 동전을 받자마자 킁킁 가게로 달려간다. 드디어 닫혀 있던 가게 문이 열리고 찬이는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가 엄마 냄새는 찾지만 여전히 엄마 냄새는 연구중, 온갖 냄새를 모아 놓은 가게에 찬이가 찾는 엄마 냄새만 없다. 그래서 찬이는 엄마 냄새 대신 미용사였던 엄마를 떠올리며 파마 약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이 곳에 찬이처럼 매일 찾아오는 또 한 명의 단골 손님이 있다. 긴 머리가 어깨 위로 축 늘어진 아줌마로 찬이는 그 아줌마가 어디로 가는지 안다. 바로 아기 냄새 코너. 아줌마는 그 곳에 앉아 냄새를 맡고 또 맡으며 눈물을 흘린다.

<킁킁 가게>는 샘터상 39회 동화 부분 당선작으로, 집 나간 엄마가 보고 싶은 찬이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줌마가 갖가지 냄새를 파는 킁킁 가게를 찾아오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찬이는 엄마 냄새를 맡기 위해 그리고 아줌마는 사고로 잃은 아이의 냄새를 맡기위해 매일 같이 킁킁 가게를 찾아간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곳엔 그들이 찾는 냄새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매일 가게에서 마주치며 익숙해져 갈 때 쯤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진짜 냄새를 맡게 된다. 서로가 그리워하는 냄새는 다르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냄새가 되어 덕분에 찬이와 아줌마는 눈물보다 웃음이 더 늘어간다. 

책은 읽기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닌 아기 냄새, 꽃 냄새, 엄마 냄새 등 아이와 함께 읽으며 서로가 좋아하는 냄새, 기억하고 싶은 냄새 등 다양한 시점에서 이야기해 볼 수도 있고, 냄새 찾기와 같이 생각하기에 따라 여러가지로 활용이 가능하다. 읽다보면 자꾸만 나도 모르게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게 되는 <킁킁 가게>는 동화지만 동화같지 않은 간절함이 묻어난다. 보통의 동화와는 다르게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며 동화는 아이들만 보는 것이라 생각하던 우리들의 선입견을 바꾸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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