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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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은이), 박제헌 (옮긴이), 세계사 2021-07-05, 412

원제 : Achtsam morden (2019)

 

살인자, 명상으로 마음의 평온을 지키다

명상 살인의 주인공 비요른은 대형법률회사의 형사전문 변호사다. 그는 범죄조직이 일으킨 사건들을 해결하느라 바쁘게 살았다. 자신이 하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환멸을 느끼지만 어느새 양심은 무뎌진다.

10년 동안 조직의 불법적인 일들을 변호해서 생활은 풍족하지만 가정은 위태롭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딸과 휴가를 가는 도중 조직의 보스에게 전화가 오고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죽을 거라는 협박을 받는다. 결국 그는 가정을 지키고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 조직의 보스를 살해하고 완전 범죄를 꿈꾸는데........

비요른은 살인을 들키지 않고 평온한 일상을 이어나가갈 수 있을까

 

 

작가 카르스텐 두세는 독일 본(Bonn)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이며 수년간 방송 작가로 일했다. 그는 특히 유머에 관심이 많아 독일 텔레비전 상독일 코미디 상을 여러 번 수상했고, 독일 방송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그림메 상후보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저자는 처음엔 법률 상식을 쉽게 풀어 설명한 법률가의 얄팍한 지식, 권리 찾기등을 펴냈다.

명상 살인 Achtsam morden은 그의 첫 번째 소설이다. 2019년 출간되자마자 독일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지금까지도 높은 순위를 지키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 100만 부를 돌파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게 겨우 메모지 여섯 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단골 바에서 흐릿했던 생각을 언어로 써보자 하는 갈망이 일어났을 때, 종업원이 흔쾌히 종이와 펜을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이 책은 탄생하지 못했을 거라 한다. 그 기념비적인 메모지들은 지금도 그의 집 벽에 붙어 있다.

최근에 독일의 대형 제작사 Constantin에서 영화 판권 계약도 체결했다.

 

이후 발표된 속편 명상 살인 2 Das Kind in mir will achtsam morden도 큰 호응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고, 명상 살인 3 Achtsam morden am Rande der Welt: Achtsam morden 3역시 얼마 전 독일에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책속 명상법들은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만하다.

실제로 저자 카르스텐 두세도 명상 훈련법을 사용한다고 했다.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반드시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면 비로소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24>

 

타인의 호의를 아주 구체적으로 느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이를 지하철에서

불쾌함을 내뿜는 사람들에게도 대입했다. 나의 관점은 크게 바뀌었다. (중략)

이들을 보는 태도가 새로워졌을 때 내 기분도 완전히 변했다. <150>

 

놓아주는 것은 좋다! ‘놓아주는 것포기해 버리는 것은 아니다. ‘손을 놓는다는 것이 상실을 뜻하지는 않는다. 마법의 단어는 바로 위임이다. (중략)

다행히 명상이란 내가 원하고 할 수 있는 것만을 해내는 게 아니다. 명상은 다른 사람이 더 잘 처리할 수 있는 일을 나누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일은 안심하고 신 뢰 할 만 한 자에게 맡기면 된다. <342>

 

 

이 책은 명상을 통한 살인이라는 참신한 소재, 예상을 벗어난 스토리 전개와 촘촘한 구성이 탁월하다.

작자 카르스텐 두세는 주인공 비요른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는 당연한 욕구와 그것을 위해 흔쾌히 남에게 폭력을 저지르는 인간의 잔혹성을 함께 보여준다. 또한, 자신의 잔인한 선택을 가족과 정의를 위해라고 합리화하는 범죄자의 교묘한 심리도 세밀하게 묘사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글에는 유머도 살아있다.

명상 살인은 추리소설이지만 심리 스릴러라는 양념을 잘 버무려서 새로운 장르로 느껴진다.

스릴러를 즐겨 읽거나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추리가 하기 싫은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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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맘 2023-02-03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가 살아있다니 궁금해지네요

변미아 2023-02-03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명상 살인‘ 정말 궁금하네요~~~ 말만 놓고 보면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살인일 듯요~~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 만둣집 찾아 방방곡곡 만두 먹으며 시시콜콜
황서미 지음 / 따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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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 만둣집 찾아 방방곡곡 만두 먹으며 시시콜콜

도서출판따비 2022-3-5, 황서미 지음, 328

 

뜨거운 증기 속 만두 냄새가 그립다.

겨울, 이른 아침 시장거리를 걷다보면 안개처럼 뿌연 연기가 솟아오르는 가게가 있다.

국민 먹거리 만두, 사계절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겨울에 특히 뜨거움에 호호 불면서 먹는 만두는 착한 가격과 맛으로 서민음식의 대표라고 생각된다.

 

코로나여파로 붕어빵 파는 노점이 사라졌을 때 느꼈던 안타까움을 날려버린 붕어빵 앱처럼, 만두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맛있는 만두가게 책이 있어 소개한다.

이 책은 요리책이지만 만드는 방법은 쓰여 있지 않고, 장소를 알려주는 오히려 지도에 가까운 책이다. 저자는 만두를 사랑하여 전국의 맛있는 가게를 다니면서 먹어본 경험을 책이라는 틀d에 담아냈다.

인터넷 강국답게 요즘은 언제든지 검색으로 맛집을 찾아볼 수 있지만 활자중독에 가까운 나에겐 여전히 종이책이 주는 매력이 더 크다. 더해서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음식이기에 만두를 주제로 쓴 책이 있다는 사실에 반가웠다.

 

내용은 크게 1부 서울 편과 2부 전국 편으로 나눠져 있다.

각부 작은 제목은 만두모양과 맛뿐만 아니라 가계와 주인을 압축해서 표현했고, 사진도 실려 있어 설명으로 상상이 안되는 부분을 보완한다.

 

글속에서 작가가 만두에게 주는 의미는 독특했다.

만두 먹는 행위는 내게 위로가 되기도 했고 소망을 비는 제사이기도 했다. 만두는 만둣집 주인이라는 제사장의 솜씨를 빌려 내 마음을 치료하고 마음의 근육을 길러준 종교와도 같다. <9>

 

소개는 한국씩 만두 파는 집만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만둣집은 지극히 내 입맛과 편견 안에서 선정되는데, 그 첫 번째 조건이 바로중화 만두가 아닐 것이 다. <120>

 

왜 중화만두를 제외했을까? 의문이 생겼는데 글 뒷부분에 만두 속 재료 중 향신료를 싫어하기 때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매우 개인적 사유가 있었다.

 

만두는 들어가는 재료가 비슷하기에 만두피의 두께와 만드는 사람손맛에 좌우되는 음식이다.

손맛도 그런데 입맛은 사람마다 각양각색이다. 그래서 작가가 들려주는 음식 맛의 표현에 살짝 아쉬움이 생긴다.

 

맛이 아니라 추억으로 먹는다고 한다. <229>


작가가 만두에 입힌 추억은 가게만을 소개하는 책이라는 딱딱함에 부드러움을 한 스푼 섞어 한 번에 후르륵 편하게 책을 읽기 좋다.

나는 처음 펼치면서 우리 동네에 맛있는 만둣집이 있나 찾아보았다. 아쉽게 없었지만 님들의 동네는 있을지도 모르니 찾아보기 바란다.

전국 편은 갈 수 없는 자의 대리만족이 된다. 코로나규제가 풀린 지금 국내 여행을 계획했다면 일정에 넣는 것도 좋겠다.

 

갑자기 맛있게 먹었던 동네 만두가 생각난다. 여러분도 오늘 메뉴는 만두가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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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맘 2022-12-0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처럼 추운 날 만두 생각 나네요.칼국수집이나 냉면집에 가면 만두는 늘 같이 시켜 먹는 편이지만...전 만두보다는 팥 들어있는 찐빵을 더 좋아해요.추억의 엄마표 막걸리찐빵이 생각나는 오후입니다😊
 
세월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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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아니 에르노 (지은이),신유진 (옮긴이) 1984Books 2022-05-15 원제 : Les Années

 

그 시간 나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늦가을낙엽 같이 고색창연한 색깔의 표지에 노란색 불어제목, 한 장의 흑백의 사진.

하얀 띠지위의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문구가 눈에 성큼 들어온다.

이 책은 1940년에 프랑스에서 태어난 저자가 1941년부터 2006년까지의 시간을 순서대로 감정을 절제해서 건조하게 써내려갔다.

작품 속에서 그녀의 어린 시절, 질풍노도의 청소년기,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기, 결혼과 출산을 거쳐 이혼까지 치열하게 살았던 인생을 엿볼 수 있다.

자전적인 글이지만 글 속에 는 없고 그녀우리’, ‘사람들의 시간과 삶이 녹아 흐른다.

세월은 순간의 시간을 묶은 사진이 곳곳에 소개되는데 인물들을 묘사하고 장면을 설명한다. 또한, 그것을 매개체로 해서 당시의 주변과 생활환경, 더 나아가서 정치와 경제까지 이야기한다. 그야말로 사진 한 장이 얼마나 많은 것을 기억하게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놀라운 책이다. 그러나, 책속에는 사진이 없다. 독자가 상상력을 동원해야한다.

읽다보면 지역과 시대는 다르지만 전쟁과 이후의 삶, 성 평등, 세대차이, 정치적 격동기, 과학의 발달에 적응하기 등 일어나는 일은 우리와 비슷하다.


시대마다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여가는 행동과 말, 책이나 지하철 포스터만큼이나 웃기는 이야기들이 권장하는 사고에서 빗겨나간 곳에, 이 사회가 자신도 모르게 침묵하는 모든 것들이 있다. 사회는 명명할 수 없는 것들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고독한 불편을 안겨준다. 어느 날 갑자기 혹은 조금씩 깨진 침묵과 무언가에 대해 터져나온 말들은 결국 인정받게 되지만, 반면 그 아래로 또 다른 침묵이 형성된다. <130>

 

책을 읽으면서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을지 내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저자의 마음과 고민에 동조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시대에 이 땅 위에 살다간 그녀의 행적을 이루고 있는 기간이 아니라 그녀를 관통 한 그 시간, 그녀가 살아 있을 때만 기록할 수 있는 그 세상이다. <318>


하지만, 불편한 책이기도 하다.

책에 목차가 없다. 어떤 내용인지를 알려면 332쪽의 두께가 있는 책이라 인내심이 필요하다.

프랑스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다면 끊임없이 나오는 지명, 인물, 사건들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글 속 성에 대한 이야기는 수위가 있어 불편할 수도 있다.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어느 정도 인지가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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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유리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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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과 부가 성공한 인생은 아니다. 인생의 성공에 대한 예찬

 

앙코르

/그림 유리 | 이야기꽃 (발행 : 2021/07/20) 양장본 84

 

서점에서 제목에 끌려 집어든 그림책은 책의 앞표지와 뒤표지를 펼치면 이름 모를 도구가 가득한 작업대 한쪽에 새것인 듯 반짝이는 바이올린이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 바이올린일까? 궁금함에 책을 펼칩니다.

 

버려진 물건들 중에 가방 하나가 있습니다. 열어보니 못쓰게 된 바이올린입니다. 누군가 그 가방을 자전거에 싣고 가져갑니다.

이 그림책은 가져간 바이올린을 오랜 시간을 들여 고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고 담담하게 들려줍니다.

오히려 고장 나고 볼품없던 모습에서 아름답게 다시 태어나는 악기의 변신을 보여주는 그림에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쉼 없이 움직이는 자연스런 손동작과 바이올린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줘 생동감도 느껴집니다. 도대체 작가는 얼마나 긴 시간을 관찰했을까요?

장면마다 작업자의 거칠고 투박한 손과 바이올린의 나무결을 붓의 터치로 보여주고, 채색은 수채화물감으로 따뜻함을 살렸습니다.

띄엄띄엄 나오는 학교 음악시간에 배웠던 용어가 그림과 어우러져 긴 글 없이도 맛깔나게 의미를 더합니다.

바이올린이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났을까요?

악기를 고칠 때 깍고, 다듬고, 붙이고, 조이는 시간들이 우리의 삶과 닮았습니다.

때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읽고 나면 왜 <앙코르>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앙코르 출연자의 훌륭한 솜씨를 찬양하여 박수 따위로 재연을 청하는 일(이 말이 이런 뜻으로 쓰일 때는 '재청'으로 쓰도록 순화하였습니다). 또는 호평을 받은 연극이나 영화 따위를 다시 상영하거나 방송하는 일을 뜻하는 말” (출처:국립국어원)

 

작가는 도자 공예를 전공했지만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책의 모델이 되어준 ‘K&J바이올린 스튜디오의 정재경씨는 지휘를 배우다가, 권석철씨는 언어를 전공했었지만 바이올린에 빠져 제작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하며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수리, 제작과 강의로 인생 2막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앙코르>는 첫 그림책 <돼지 이야기 2013>을 선보인 이후 <대추 한 알 2015>, <수박이 먹고 싶으면 2017>에 이어 4년 만에 내놓은 작가 유리의 네 번째 그림책입니다.

이전 책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과 감동적인 내용이 인생의 성공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책을 읽고 나면 바이올린의 구조와 소리의 원리를 알게 되어 음악적 지식이 높아집니다. 

시간 흐름에 따라 변하는 앞면지와 뒷면지의 다른 점과 책 속 고양이를 찾아보는 깨알 같은 재미도 있습니다.

글밥도 있고 두껍지만 음악과 사실적인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들께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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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 황금부엉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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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지은이 대니얼 키스는 심리학과 영미문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책속에서 인간사회와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이 책은 448페이지의 장편소설로 그의 대표작이며 SF판타지문학의 노벨상이라는 휴고상과 네블러상을 수상한 스테디셀러로서 세계적으로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로 제작된 고전입니다.

주인공 찰리는 어렸을 때 앓았던 병으로 지적발달장애를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엄마는 그를 교육이라는 이유로 학대하다가 비장애인동생이 태어나자 동생에게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버립니다.

이후 지능은 낮지만 순수하게 자란 찰리는 똑똑해진다면 가족을 만날 수 있고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배움에 열심이었습니다. 그러다 지능을 높일 수 있다면서 뇌수술을 권유하는 학자들의 말을 믿고 수술을 하게 되고 수술은 다행히 성공하게 됩니다.

찰리는 앨저넌(인간실험 전 동물대상으로 한 뇌수술로 지능이 높아진 쥐)과 함께 여러 가지 실험을 받게 되는데 아이큐 70에서 180으로 급변하면서 그동안 배움에 대한 갈망을 채워가는 기쁨을 누리지만, 한편으로 예전에 의미를 알지 못했던 주변의 말과 행동들을 알게 되고 수술 전에도 후에도 존재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함에 괴로워합니다.

 

P 359

"하지만, 지능하나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 당신들의 대학에서는 지능과 교육과 지식을 모두 승배하죠. 하지만 당신들이 모두 놓친 한 가지 사실을 이제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능과 교육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찰리는 원하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찰리가 뇌수술이 결정되고 난 이후부터 쓴 일기형식의 글입니다. 처음 쓴 글은 맞춤법과 문법, 문장부호등이 엉성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변화합니다. 변화하는 부분이 어디쯤인지 찾아가면서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앨저넌에게 꽃을50여년 전의 소설인데 소재도 참신하면서 현대사회에서 인간을 실험재료로 생각하는 것, 약자인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의 모습, 뛰어난 사람에 대한 시기심을 다루는 내용들이 세월을 뛰어넘습니다.

읽는 동안 과학의 윤리 대해, 발전이 가져오는 이익만이 아니라 폐해도 고민하게 됩니다. 더해서 요즘 종종 있는 장애인집회에 대한 것과 장애인인권도 함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표지에 큰 눈이 선해보이는 아이같기도 하고 성인같은 남자가 흰쥐를 어깨에 올린채 입을 벌리고 웃고 있는 모습이 진지한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일기형식이고 문단이 길지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SF판타지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나 입문자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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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domia 2022-09-0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50년전 책이라고 믿기 어렵네요~ 오늘날 우리 사회의 교육은 여전한거군요.
읽고 싶은 리뷰입니다. 발췌문에서 확 와 닿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