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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마음 - 심층심리학이 전하는 그림책 이야기
이나미.조자현 지음 / 다산기획 / 2020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를 보고 마음이 끌려 선택했던 책은 마치 우리 집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 어른과 옆에 서서 어른을 보고 있는 아이. 요즘의 우리 집 풍경이다. 언젠가부터 책 보는 걸 싫어하게 된 아이들. 난 시간이 지날수록 그림책 속으로 피난을 간다.
이 책은 정신건강의 두 분이 그림책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갈수록 책에 빠져가는 나의 행동도 뭔가 의미가 있는 걸까? 책을 다 읽고 나면 알 수 있을까?.
책은 16권의 그림책을 담고 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괴물들이 사는 나라’, ‘알도’, ‘고릴라’ 등도 있고, 처음 보는 책 ‘검은 반점’, ‘살아있다는 것’도 있었다.
그중 나의 마음에 다가온 그림책이 몇 권이 있어 짧게 써본다.
P8 ‘호텐스와 그림자’의 호텐스는 자신의 그림자를 싫어했는데 그림자를 떼어내기 위해 많은 방법을 동원한다. 마지막장에서 호텐스는 어떤 일을 계기로 그림자와 함께하기로 했다. 여기서 그림자는 콤플렉스를 이미지화한 것이라고 한다.
나는 내 그림자와 어떤 사이일까?
P112 ‘밤의 숲에서’는 한 가닥의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주인공 할머니가 치매로 길을 잃고 들어간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살아서는 나올 수 없었던 숲에서 마침내 파랑새로 변해 날아서 숲을 나오고는 ‘아이고, 이제야 가벼워졌네’ 라는 말로 무거웠던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다. 읽으면서 자꾸 눈물이 난다. 왜일까?
P222 ‘오리건의 여행’은 곰 오리건이 광대 듀크에게 커다란 숲으로 데려다 달라는 말을 하고 함께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둘의 여행의 과정을 때와 장소에 따라 변하는 페르조나 즉, 개인의 가면이라고 하며 내가 가면에 과도하게 몰입해 있을 경우의 문제점과 적절한 조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에게는 108개의 페르조나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읽고 있는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했던 행동이나 말에 내포된 의미를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 연결해서 읽기 쉽게 풀어주었다. 읽으면서 내가 갖은 처음 의문에 대한 답은 내 안의 그림자는 현실의 스트레스를 책으로 풀고 치유하는 것이다. 라는 답에 이르렀다.
나는 소개되는 책들을 심리학적으로 펼쳤던 경험이 미미해서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길수록 여러 가지를 알게 되어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새로운 눈으로 책을 읽고 싶은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