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즘 애들 -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
앤 헬렌 피터슨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요즘 애들에 대한 오해와 이해
처음 제목에서 눈에 들어온 건 요즘과 애들이었다. 애들이라는 단어 때문에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정도를 칭하는 줄 알았다. 필자는 때때로 아니 그보다는 좀 더 자주 아이들이 하는 말과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왜 그러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표지도 요즘 애들처럼 강렬하고 쨍했다. 이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다. ‘읽으면 좀 알게 되려나’하는 생각에 읽어보기로 했다.
내용을 요약하면 표제인 요즘 애들은 밀레니얼 세대다.
밀레니얼은 1981년부터 1996년사이 태어난 사람들이다. 조부모 세대는 2차 대전이 끝나고 재건이 한창이었기에 경제사정이 좋았으나,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는(이하 부머라 하겠다) 경제성장이 끝나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시기였기 때문에 계층하락의 위협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늘어나고 불확실성이 점점 커졌다. 부머들은 계급 지위를 지켜내기 위해 그나마 자신이 통제를 시도할 수 있는 존재인 그들의 자녀에게 더욱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집중육아를 통해 계획된 활동, 성적과 과외활동을 위한 일정을 소화하는 생활을 해야 했다. 그 결과 자신을 걸어 다니는 이력서로 완전히 개념화한 최초의 세대다.
밀레니얼은 직업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을 들으면서 성장했다.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의 스티브 잡스 연설 중 “여러분에게 일은 인생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만족스러운 인생을 사는 유일한 방법은, 여러분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위대한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아직 그런 일을 찾지 못했다면 계속 찾으세요. 안주하지 마세요. -본문133-134쪽에서-
이 말에 치명적인 점은 성공한 사람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역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두가 성공했다는 것이다. 성공하지 못하면 좋아하는 일이 아니거나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자책하고, 더욱 열심히 일하면서 피로와 좌절, 번아웃을 불러들였다. 하지만 좋아할 수 있는 직업은 사람들이 무척 탐을 내기에, 그만큼 지속 불가능하다. 보상 기준이 점차 낮아져도 별다른 여파가 없다. 고로 밀레니얼은 소득이 낮고 부가 적어, 이전 세대에 비해 잘 살지 못하고 있다.
2018년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의뢰한 결과 밀레니얼 세대의 순자산은 부머 때 보다 20페센트 적다고 한다.
저자 앤 헬렌 피터슨 (Anne Helen Petersen)은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미디어 <버즈피드>의 수석 작가이자 <뉴욕 타임스> 기고가다. 그녀가 쓰는 글은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학자금 부채, 아메리카 원주민 투표, 의료보험, 하비 와인스타인 성추문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googlebooks 발췌-
그녀가 이 책을 출판한건 2019년에 쓴 ‘밀레니얼은 어떻게 번아웃 세대가 되었는가’란 칼럼이 조회 수 700만을 기록, 큰 주목을 받았던 것으로 출발해서 개인의 번아웃을 바탕으로 백인 중산층 세대의 경험을 세대 전체로 확장하겠다는 프로젝트에 기인한다.
책은 전체 9장으로 이루어졌다. 부머에서 밀레니얼까지 세대의 형성과 특성이 만들어진 이유들을 성별, 인종, 계층을 아우르며 사례를 곁들여 설명한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개혁이나 과학의 발전이라 받아들였던 문화와 변화들의 문제점을 생각해보고 밀레니얼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세울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하라고 일러줄 생각이 전혀 없고, 당신을 망가뜨린 게 우리 사회이기에 고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 대신 자신과 주변을 명료하게 볼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하겠으니 이것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 일에 대한 생각, 아이들과의 관계, 스스로 느끼는 두려움 등을 살펴보라고 권한다. 이 증상을 바꾸기 위해서 비슷한 사람들과 유대감을 나누고 이 상태에 저항하면서 개선시켜야 한다고 했다.
작가는 요즘 애들이 당면해 있는 문제를 분석하고 이에 맥락을 부여함으로써, 현상을 보도하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함으로써 세상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고 있다. 배경이 미국이라 세대를 나누는 년도가 우리나라와 다르지만 평소에 우리가 많이 듣고 보는 이야기가 아닐까?
기성세대들은 “요즘 애들 왜 그래.“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해서 요즘 세대의 나약함과 근성 없음에 대해 비판하며 몰아붙인다. 글속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세대사이의 서로를 보는 시각도 들어있다.
밀레니얼은 자신이 잠재력을 품고 있으며 열심히 노력하면 인생에서 성공할 거라고 믿었다. 아니면 적어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배웠다. 그러나 오늘 날 그들에게 다른 세대에 비해 기회가 현격하게 적거나 없다. 적어도 현재는 그렇다.
이번 팬데믹이 우리에게 보여준 대단히 중요하고도 명확한 사실은 망가지고 실패한 게 단지 하나의 세대가 아니라는 거다. 망가진 건 체제 자체다. 그를 위해 우리의 변화를 지지하고 고쳐갈 정치인에게 투표를 하자. -본문 9쪽에서-
당신이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너무 열심히 살아서 부서지고 가루가 된 원인을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