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회 - 사회를 만나는 철학 강의
장의관 지음 / 미지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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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윤리와 정의의 첨예한 대립에 올바른 기준 찾기는 정말 쉽지 않다. 한국에 내재된 불필요한 갈등이 최근 정당 해산을 놓고 수면에 떠올랐다. 진보 정당의 탈을 쓰고 종북 사관으로 점철된 정당이 과연 한국 사회에 다양성 충족을 위해 필요할까?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정말이지 언론 눈치를 보지 않고 정당한 결단이 사회에 울려 퍼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이처럼 대중의 판단 잣대를 흐리는 세력과 상식적 가치관의 대립을 보여준다. 8가지 논제는 워낙 오랜 기간 접해왔던 차라 별로 어렵지 않게 의견을 접할 수 있었다. 동성애는 한국 사회에 정말 빠른 속도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예전 홍xx 방송인이 커밍아웃하면서 동성애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시발점으로써 변화를 촉구하는 신호탄의 기능을 수행했다. 비록 커밍아웃을 선언한 당사자는 지금과 비교했을 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 그런 점은 안타까웠지만, 최근 동성애를 다루는 드라마가 등장하고 가볍게 다뤄지는 소재 쯤으로 치부되는 현상을 보노라면 그의 선언이 비단 그의 고통에서 그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동성애자가 성적 기호를 드러낼 수 있는 사회적 용인 구도가 형성되면서 그 동안 잠재된 LGBT가 전방위로 모습을 나타냈다. 생각하는 사회는 바로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히고, 찬성과 반대라는 시비론으로 프레임을 끌어올려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셈이다. 낙태와 매춘 등도 기피하는 단어였지만, 드라마와 영화가 이를 과감히 다루기 시작하며 이해의 깊이가 점차 더해졌다. 안락사는 매해 등장하는 해묵은 과제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다. 종교관을 떠난다면, 존엄성을 위해서라도 안락사는 응당 허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종교라는 대단위 영향력을 정면으로 받아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어서 금지와 허용이 쉽지는 않은 문제다. 추세는 분명하다. 점진적으로 허용되는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는 점이다. 과시적 소비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조절하라는 계급 주의적 발상이라고 해야 옳을까? 과시한다고 우리가 눈을 깜빡이거나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측은해보일 뿐이다. 상대적 박탈감은 사회 융합에 해가 되지만, 사치성 소비도 생산의 큰 흐름상 반드시 필요한 단계이므로 문제시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공직자와 공정을 다루는 직무를 지닌 사람은 피해의식보다는 일종의 의무감으로 과시성 소비를 멀리해야 한다. 의견이 크게 갈리는 주제부터 어느 정도 사회적 의견 수용을 마친 주제까지 전반적으로 만나볼 수 있었고, 꽤 종합적인 느낌으로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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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CEO 레이쥔의 창업 신화
후이구이 지음, 이지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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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소프트 상장에 걸린 시간보다 샤오미로 중국의 애플이 된 시간이 더 짧다는 의미는 레이쥔이 얼마나 발전 지향적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성공 가도를 걸었던 사람이 지쳐서였는지 혹은 재도약을 위해서였는지 모르지만, 상장 후 바로 은퇴라는 사실만 봐도 그의 대범함이 예사롭지는 않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샤오미는 중국 저가 브랜드 스마트폰 쯤으로 폄하했는데, 마케팅과 잠재된 팬덤 효과에 힘입어 중국판 애플로 격상했다. 홍미폰도 나오며 시리즈화되고 있어 관심도 점차 폭증하고 있다. 창업주의 엄청난 내공이 샤오미를 지키고 있는 한 당분간 성장할 수밖에 없는 샤오미라 믿음도 단단해진다. 레이쥔은 우한대학교를 2년만에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당시 IT업계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개발자 코스를 밟았다. 무지막지한 개발 능력으로 빌게이츠의 오피스가 나오는 시기에 맞춰 중국판 오피스를 내놓았다. 개발 기간만 5~10년에 가까웠기에 레이쥔의 기대는 컸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짝퉁으로 취급받는 지경에 놓였고, 하루 16시간씩 개발에 매달렸던 레이쥔도 당시 지나치게 실망해 모아놓은 돈으로 주점이나 하고 싶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코딩은 생각보다 사람을 예민하게 만든다. 지금은 여러 개발툴이 오류를 미연에 잡아주고, 애자일 형태의 개발 프로세스때문에 협업도 용이해졌지만, 당시에는 그런 툴도 없었기 때문에 정말 노역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200백줄에 이르는 코딩은 한 번 오류가 터지면 디버깅하기가 솔직히 불가능한 정도다. 업데이트도 어렵고, 수정은 아예 꿈도 못꾼다. 그런 개발 분야에서 22살부터 경력을 다져온 그도 샤오미에서는 다른 분야의 잠재력에 눈을 떴다. 마케팅이다. 스티브 잡스를 존경하는 그는 프레젠테이션 시기에 잡스를 따라하는 의상으로 등장해 짝퉁이라는 오명에 휘둘리기도 했지만, 그의 명확한 기업 철학이 드러나는 까닭에 애플에 열광하는 중국 팬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가져왔다. 마케팅 효과덕분에, 그리고 저가 대비 고품질로 인해 선주문이 수량 대비 600%를 윗도는 결과를 이뤄냈다. 레이쥔도 실패는 했다. 하지만 두려워하진 않는다. 샤오미의 첫 버전은 언론의 조롱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제대로 된 기능도 없고 디자인도 평범했기 때문이다. 애플과 경쟁을 선포한 레이쥔은 애플이 집중하는 디자인 영역 대신 품질에 승부를 두고 있다. 레이쥔은 IT업계를 이끌던 사람인데, 모바일 영역이 IT 텃밭이 되면서 그의 영역이 하드웨어로까지 넓어졌다. 손정의와 함께 미래를 10년 전에 예견한 이야기도 짧게 등장한다. 오랜 시간 숙고한 후 마흔 살에 새롭게 도전한 그를 보며 다시 마음이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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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 - 노력을 성과로 직결시키는 구조의 힘
마쓰이 타다미쓰 지음, 민경욱 옮김 / 푸른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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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이 구조에 집중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적자 회사를 회생시킨 힘은 역시 구조에 있었다. 물론 그 속에는 경영자의 통찰력이 자리하고 있었고, 수요를 이끌어내는 품질과 마케팅, 그리고 기업 철학이 복합적으로 조화를 이룬 결과 무인양품이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가 구조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자부심이 느껴지는 이 책은 무인양품의 미래를 보여준다. 노력을 성과로만들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빛을 발할 때 역시 회사는 경영자와 함께 힘이 솟아나는 모양이다. 30년이 넘어버린 시간, 무인양품은 엄청난 휘청임 속에서 꾸준히 발전해왔고, 무지그램이라는 창조적인 매뉴얼에 따라 점포와 스태프가 일원 단결할 수 있었다. 매뉴얼은 서비스 계통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 동안 서비스는 능동적이어야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무인양품은 서비스를 정량적으로 만들어 승부를 걸었고, 위기 속에서 구조조정이나 사업축소도 하지않고 오로지 구조 확립으로 성과를 만들었다. 생각할 게 많은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경영은 특별한 능력에서 극복을 이끌어낸다고 알려져 있는데, 무인양품은 경영인의 단순한 매뉴얼과 누가 해도 할 수 있다는 기업 구조 철학으로 브랜드, 디자인, 매출을 신장시켰다. 회의를 위한 회의는 그만두라는 촌철살인도 가슴에 확 와닿는다. 불필요한 생각을 위한 생각, 보여주기 위한 만들기에서 벗어난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파악 가능한 제안서를 만들자는 경영인이 무인양품에 자리잡고 있는 이상 반드시 성장은 명약관화다. 6시30분 칼퇴근을 권하는 회사, 컨설턴트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립 경영 등의 면면이 무인양품의 현재를 조성했다.자신만의 무지그램을 만들라는 마지막 챕터의 울림은 가르침으로 남는다. 자신의 업무에 기본을 강화하고 그것을 응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완수할 수 있다. 조직이념의 통일의 중요성도 구조를 만들려는마쓰이 타다미쓰의 사고관을 통해 알 수 있었고, 이 점이 굉장히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경험주의가 회사를 망친다는 말은 솔직히 용기를 주는 말이다. 해보지 않고 도전하는 자도 얼마든 해낼 수 있고, 경험 이상의 준비 자세로 열정을 이어간다면 반드시 성과는 가까이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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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공식 - 우리의 관계, 미래, 사랑까지 수량화하는 알고리즘의 세계
루크 도멜 지음, 노승영 옮김 / 반니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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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할 수 있는 소재에서 예상하지 못한 해석이 무척 즐겁게 느껴진 책이다. 알고리즘, 혹은 알고리듬이라 총칭되는 프로그램 코드는 엄청난 위력을 지녔다. 논리적 흐름을 지녀 인간의 인지 능력을 모방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고, 이미 많은 분야에서 인간 연산 능력을 뛰어넘는 기계와 장비가 시대를 이끌고 있다. 창의력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저자의 알고리즘 시대 예측은 즐겁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 양면성을 지녔다. 일단, 인간 고유 범주라 여겼던 관계와 사랑이 데이터로 양적 해석을 보이고, 이를 토대로 계량된 개인의 특징은 특색을 잃고 무리 속에 빠져들고 만다. 이 점은 자아 정체성을 보존하고 자아 존중감을 보양하는 데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효과를 야기한다. 어쩌면, 그 동안 인간만이 가능하다는 독단적 착각이 빗은 엄청난 실망인지 모른다. 이미 자연은 인간을 대체할 알고리즘이 존재해왔고, 논리학이 수면에 들어난 이후로 이런 변화는 기술적 발전과 병행해 언젠가 도래할 시기였다. 인문학자와 공학자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고, 과거 산업화 시기에 러다이트 운동이 번졌던 것과도 동일한 맥락을 형성한다. 기계는 알고리즘, 인간은 무한 능력(감각과 이성)으로 양분하기에는 알고리즘이 인간의 수준을 너무나도 많이 쫓아왔다. 알고리즘이 베토벤, 모차르트 음악을 주사위 던지듯 만들어낸다는 건 역시 불가능이다. 물론 확률상 불가능은 없지만, 인간이 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지 존재한다. 만물의 공식이 알고리즘으로 될 수 있다는 점은 아직은 희망사항이다. 메모리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보면 무어, 황의 법칙을 넘어선 어느 영역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중이다. 객관성을 보장하는 알고리즘이 사회 전반에 신뢰를 형성하면, 가시적인 상황이 현실로 넘어오리라 예상한다. 책에서 소개된 내용 중 객관성과 범용성이 보장되면 반드시 사회에 질적 혜택을 가져올 판단 영역이 각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가 부족하고, 판단 자체가 쉽지 않는 판사의 업무를 알고리즘이 엄청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당한 결과를 이끌어낸다면, 현재 부딪히고 있는 정의에 대한 사회적 판단 잣대도 바로잡혀질 것이다. 알고리즘이 개인의 영역에서 착각과 교만에 빠진 인간 고유성을 대체하지만 않는다면,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 그 시대를 응원하며 이 책을 밝은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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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렇게 바꾸는 겁니다 -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폴 파머의 메시지
폴 파머 지음, 조너선 바이겔 엮음, 박종근 옮김 / 골든타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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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진학에 따르는 멋진 인생이 폴 파머와 김용의 인생이 아닐까. 만약 내가 공대가 아닌 의대를 택했다면, 솔직히 폴 파머까지는 아니어도 그의 길과 비슷한 유형으로 접어들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른 분야에 의미를 두고 있던 까닭에 의대를 진학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멋진 분이 있다는 점으로 전혀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김용과 폴 파머의 PHI 설립은 너무나도 멋진 사명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이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방치했을 때 그 사회는 미래를 잃고 만다. 아프리카가 현재 처한 위기는 반등을 위해 반드시 구호 활동이 필요하다. 에이즈 치료에 드는 비용을 따지기 전에 이미 에이즈를 앓고 있는 사람을 치유하도록 노력하는 게 순리다. 폴 파머의 사고관은 이 대목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예방도 중요하지만, 앓고 있는 환자를 단순히 비용 과다라는 이유로 버려둘 수 없다는 게 그의 명분이자 철학이다. 의대생이었으므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겼다. 슈바이처를 연상케 하는 그의 행적은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실상을 우리가 워낙 익숙하게 봐온 까닭에 감각이 무뎌졌다. 지옥이나 다름없다. 먹을 게 없고 아파도 치유를 부탁할 곳이 없다. 약은 그들에게 천문학적인 액수다. 죽어가는 사람은 도처에 널렸고, 아이들은 범죄에 노출된 채 살아간다. 에이즈 걸린 부모가 낳은 자식은 에이즈를 되물림한다. 살아있는 지옥이다. 게다가 식량까지 부족해 전혀인간다운, 심지어 짐승보다도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어 보는 이의 눈시울을 적신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대부분이 그저 보고 있을 뿐이다.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아프리카는 먼 나라이지만, 분명 인류애로 그들을 품어야 할 수준에 한국은 이르렀다. 국격과 인격은 동일하지는 않지만, 국격 신장만큼 인격 또한 높아져야 미래가 있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폴 파머의 이상적 행보가 다소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소중한 삶과 인간다운 생활에 초점을 맞춰 아프리카를 비롯해 힘든 환경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인류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명예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바꾸니까 청춘. 도전과 시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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