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픽션 - 과학은 어떻게 추락하는가
스튜어트 리치 지음, 김종명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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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동기 부여, 잘못된 출판 체계, 잘못된 학계와 과학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도구들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연구가 어디서 잘못됐는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고칠 방법을 찾는 것도 더 많은 과학적 활동을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 잘못된 방법이지만 그것이 잘못된 방법이라고 지적하려면 그 방법을 다시 이용해야 하는 아이러니. 과학을 반드시 진리라고 믿지 말자. 편향되지도 말고 과학도 결함이 있음을 인정하자. 과학 발전이 인간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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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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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a una volta adesso



2022년 한국은 오미크론의 확산세로 일일 확진 17만 명의 숫자를 보여 주고 있다. 다음 주면 학교 개학을 앞두고 있다. 처음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학교 개학을 연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했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되었다고 할까? 온라인 개학도 이제 낯설지 않다. 2080년 이탈리아에서 마티아가 보내온 편지를 펼쳐보자. 아홉 살 마티아에게 '아주 오래전 그때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코로나19 초반에 피해가 극심했던 중국과 이탈리아의 현지 상황을 MC들이 건조하게 전달해 주는 뉴스로 접했을 때는 '저건 너무 오버 아닌가?'라고만 생각했었던 시간도 있었다.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는. 매일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야 했고 요일에 맞춰 살 수 있었던 초기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보니 새삼스럽다.



처음엔 이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안전 문자로 접하는 확진자 숫자는 숫자로만 인식됐었는데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이제서야 주변 사람들이 확진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밀접접촉자로 출근하지 못하고 재택을 해야 했던 시간은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혹시 내가 무증상으로 가족들에게 전염시키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스스로를 고립시켜야 했던 시간들은 너무나 괴로웠었다.



마티아는 아홉 살 아이답게 생일파티를 열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했고 학교는 온라인 방식으로 바뀌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이탈리아 정부는 도시 봉쇄를 선택하게 된다. 허가받지 못한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그냥 나갔다가는 경찰에게 제지당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건 비싼 벌금 고지서였다.



별거 중이었던 아버지 안드레아는 도시 봉쇄 때문에 로마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자 마티아의 집에 함께 머물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미움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마티아와 엄마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국의 아파트와는 많이 다른 이탈리아의 5층 아파트에서 함께 거주하는 이웃들은 베란다에서 노래를 부르고 손뼉을 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자 한다.



아파트 관리인 카를로 할아버지는 심장병으로 병원에서 수술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팬데믹 상황에 쉽게 병실이 나지 않게 된다. 응급실 복도에서 치료를 기다리다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카를로 할아버지처럼 다른 질병이 있지만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나는 그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자신의 삶이 소중해 각자 멀어졌던 가족에게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라는 위험이 발생했을 때 가족들이 함께 뭉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시간들을 보내게 되면서 중요한 것은 사랑과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1년이면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던 팬데믹 상황이 벌써 3년 차를 보내고 있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이제 감기처럼 함께 가야 할 시간이 될 것 같다. 먼 훗날, 옛날이야기로 들려줄 지금의 시간을 잘 보내고 모두 건강하게 안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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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 내 손안의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서삼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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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을 인터넷 예매하려고 시도했으나 매번 실망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라도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다만 미술작품은 실제 크기로 봐야 작품이 뿜어내는 아우라를 감상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마스크 벗고 이 책의 부제처럼 내 손안의 도슨트 북을 들고 꼭 미술관에 가보리라. 처음 만나볼 작가와 작품은 한국 미술품 경매가 신기록을 달성해온 김환기의 <산울림>이다. 작품 사이즈가 2미터를 넘으니 대작 중의 대작이다. 아~ 이런 푸르름을 목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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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플까
벤저민 빅먼 지음, 이영래 옮김, 황성혁 감수 / 북드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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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골골 백세로 살고 싶은가? 아닐 것이다. 나도 건강 백세로 살고 싶다. 팔팔한 건강백세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가 딱히 아픈 건 아니지만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힘들고, 어딘가 뻑적지근한 하루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가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서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권하고, 검사 결과 정상수치를 벗어나야 치료를 시작한다. 하지만 건강검진은 너무 늦게 아픈 곳을 찾지 않기 위한 방법이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고 '아직은 괜찮구나'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제 웅크리고 있던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온다는 계절의 변화를 우리 집에서는 아침에 시작하는 식구들의 재채기 소리로 알 수 있다. 처음엔 온도차에 의한 재채기로 시작해서 꽃가루 알레르기까지 약 3개월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죽을 병은 아니지만 죽고 싶을 만큼 너무나 괴로운 계절의 시작이다. 약을 먹어도 그때뿐이고 완치가 아닌 증상 완화를 위한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다.



이 책은 '왜 아플까'에 초점을 맞춰서 쓴 책이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눈부시게 발전한 의학인데 왜 못 고치는 것일까?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이 왜 문제인가?



먼저 인슐린이란 췌장에서 생성돼 혈액을 통해 이동하면서 혈중 포도당 수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는 혈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혈액 속의 포도당이 뇌, 심장, 근육, 지방 등의 다양한 조직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한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의 반응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조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을 열쇠가 열어도 아주 조금만 열리는 경우를 말한다. 그렇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유발하는 다양한 질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만성 질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슐린 저항성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으로 벤저민 빅먼 박사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 방식의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둘 다 할 수 있을 때 확실한 개선을 경험할 수 있지만 어떤 운동이 좋으냐보다 중요한 건 내가 운동을 하느냐이다. 뭐가 됐든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 "자주 그리고 힘들게, 그냥 해버려!"



이젠 식습관에 대해서 칼로리 제한은 '약한 기아의 상태'로 체중 감소를 가져오지만 우리가 원하는 체지방 감소가 아니라 제지방 감소가 발생한다. 근육이 줄어들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먹어야 할까? 간헐적 단식 혹은 시간제한 식이 요법을 제시하고 있다. 매일 적은 양을 여러 번 먹는 것보다 많은 양을 적은 횟수로 먹는 것이 더 큰 개선 효과를 보여준다. 그리고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습관으로 변화시키자. 더 자세한 건 책을 펼쳐보시길.



자~ 건강백세를 위해서 일단 나의 인슐린 수치를 검사해 봐야겠다. 그리고 새로운 지식을 얻었으니 실천해는 일만 남았다. 아자아자!!



p.s. 부록으로 일간 운동 계획 샘플(전혀 어렵지 않은 홈메이드 운동)과 권장 식품 목록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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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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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 프롬>으로 이선 프롬의 뒤통수를 후려친 이디스 워튼을 만났었다. 지 발등 자기가 찍은 이선 프롬을 보며 아니 어떻게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 놓았을까,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했다. 과연 그녀가 보여주는 공포물은 어떤 느낌일까?


<편지>


네 편의 단편 중에서 <편지>엔 유령은 나오지 않지만 이디스 워튼은 사람 뒤통수치는데 일가견이 있는 분이신 듯. 1910년에 발표된 작품이라는데, 정말 대단하다. 저변에 깔린 비밀들을 읽어 나갈수록 러브 스토리라고 생각했던 첫 느낌은 과감하게 깨져버렸다. 들어내지 않는 이야기에 더 후덜덜한 느낌이랄까? 내가 원하는 주도적 삶을 살아갈지 한쪽 눈을 감고 살아가야 할지의 문제는 한 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생각해 볼 화두를 던진다.


<빗장 지른 문>


공포하면 살인사건이지. 오매불망 꿈에 그리던 유산을 상속받아서 이제 돈 걱정 없이 극작가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꿈에 부풀어 있던 휴버트. 하지만 세상이 공평한 건지 신이 공평한 건지 그에겐 글쓰기 재능이 부족하다는 사실. ㅍㅎㅎㅎ 글을 쓰고자 하는 의욕은 높았지만 정작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휴버트. 점점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모습을 어떻게 이렇게 잘 묘사할 수 있는지 이디스 워튼의 글발은 정말 부럽다. 자신이 딱 한 번 성공한 경험이 있었던 휴버트는 과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인가?


<석류의 씨>


샬럿은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주부의 이야기이다. 남편의 보호 아래 안정된 삶을 위해 선택한 결혼이었지만 그 대신 샬럿은 주부로서의 역할만이 강요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변호사인 남편은 바쁘게 살지만 그녀와 일에 대해선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집으로 온 회색 봉투는 누가 보낸 것이고, 남편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석류와 관련된 그리스 신화 이야기는 바로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와 관련이 있다. 제우스와 데메테르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하데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된다. 하데스는 그녀와 결혼을 하기 위해 지하세계의 음식인 석류를 먹으면 집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에 페르세포네는 기쁜 마음으로 석류를 먹지만 그건 거짓이었다. 지하세계의 음식을 먹으면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되는 것이었는데 엄마 데메테르가 너무나 슬퍼해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자 제우스의 중재로 1년에 4개월은 지하세계에서 지내게 되고 나머지 8개월은 엄마 데메테르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 편지는 지하세계에서 온 것일까?


<하녀의 종>


하틀리는 하녀로 일할 집에 도착하고 복도에서 만나게 된 앞치마를 두른 하얀 얼굴에 마른 여자를 봤지만 그 여자는 하틀리를 의식하지 않았다. 이상한 점이 있었다. 집 안에는 마님의 방에서 하녀들의 방에 연결된 종이 있었는데 종을 사용하지 않고 하녀를 시켜서 하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하녀의 종은 애그니스를 부를 때만 울렸다. 전에 이 집에서 일했던 에마 색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다들 당황한다는 사실. 죽었다는 에마 색슨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집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왜 하녀의 종은 사용하지 않는 거지?


새롭게 만나본 휴머니스트의 세계문학 시리즈 중 두 번째로 읽어본 <석류의 씨>는 1인 4색을 느낄 수 있는 소설집이었다. 이제 이디스 워튼의 장편소설들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세계문학하면 톨스토이나 헤밍웨이가 떠올랐는데 흄세 시리즈로 여성작가들의 새로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이 너무 좋았다. 다음 시즌은 영미권이 아닌 낯선 나라들의 문학을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긴다. 4개월마다 선물 받는 기분으로 휴머니스트의 흄세 시즌 2를 기다려본다.



p.s. 판형도 작고 가벼워서 핸드백에 쏙 들어가게 생겼다. 외출할 때 가볍게 챙겨서 늦을지도 모를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에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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