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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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a una volta adesso



2022년 한국은 오미크론의 확산세로 일일 확진 17만 명의 숫자를 보여 주고 있다. 다음 주면 학교 개학을 앞두고 있다. 처음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학교 개학을 연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했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되었다고 할까? 온라인 개학도 이제 낯설지 않다. 2080년 이탈리아에서 마티아가 보내온 편지를 펼쳐보자. 아홉 살 마티아에게 '아주 오래전 그때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코로나19 초반에 피해가 극심했던 중국과 이탈리아의 현지 상황을 MC들이 건조하게 전달해 주는 뉴스로 접했을 때는 '저건 너무 오버 아닌가?'라고만 생각했었던 시간도 있었다.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는. 매일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야 했고 요일에 맞춰 살 수 있었던 초기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보니 새삼스럽다.



처음엔 이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안전 문자로 접하는 확진자 숫자는 숫자로만 인식됐었는데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이제서야 주변 사람들이 확진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밀접접촉자로 출근하지 못하고 재택을 해야 했던 시간은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혹시 내가 무증상으로 가족들에게 전염시키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스스로를 고립시켜야 했던 시간들은 너무나 괴로웠었다.



마티아는 아홉 살 아이답게 생일파티를 열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했고 학교는 온라인 방식으로 바뀌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이탈리아 정부는 도시 봉쇄를 선택하게 된다. 허가받지 못한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그냥 나갔다가는 경찰에게 제지당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건 비싼 벌금 고지서였다.



별거 중이었던 아버지 안드레아는 도시 봉쇄 때문에 로마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자 마티아의 집에 함께 머물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미움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마티아와 엄마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국의 아파트와는 많이 다른 이탈리아의 5층 아파트에서 함께 거주하는 이웃들은 베란다에서 노래를 부르고 손뼉을 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자 한다.



아파트 관리인 카를로 할아버지는 심장병으로 병원에서 수술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팬데믹 상황에 쉽게 병실이 나지 않게 된다. 응급실 복도에서 치료를 기다리다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카를로 할아버지처럼 다른 질병이 있지만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나는 그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자신의 삶이 소중해 각자 멀어졌던 가족에게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라는 위험이 발생했을 때 가족들이 함께 뭉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시간들을 보내게 되면서 중요한 것은 사랑과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1년이면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던 팬데믹 상황이 벌써 3년 차를 보내고 있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이제 감기처럼 함께 가야 할 시간이 될 것 같다. 먼 훗날, 옛날이야기로 들려줄 지금의 시간을 잘 보내고 모두 건강하게 안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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