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덴 대공세 1944 -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막
앤터니 비버 지음, 이광준 옮김, 권성욱 감수 / 글항아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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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과 동쪽의 바그라티온 작전으로 동서부 전선에 있는 연합군과 소련군은 누적된 피로와 보급 문제로 잠시 소강상태에 있었다.


히틀러를 암살하려던 시도가 불발로 끝나자 히틀러의 광기에 불을 지피게 되었고 전쟁 초기의 영광을 떠올려서였을까? 아르덴을 돌파해서 프랑스를 점령했던 것처럼 아르덴을 돌파해서 전세를 뒤집어 보겠다는 아르덴 대공세 작전을 명령하게 된다.


벨기에의 안트베르펜 항구를 다시 점령해서 연합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면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르덴을 돌파하고자 동부 전선의 병력을 빼내어 서부 전선으로 대규모 병력을 이동하고 1944년 12월 16일 최후의 도박을 벌이게 된다.


연합군은 전쟁이 곧 끝날 거라 확신하고 있었기에 독일군이 절대로 아르덴으로 공격을 해 올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나 나무로 빽빽한 아르덴 숲에 전차가 나타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작전이었다.


히틀러는 더 이상의 후퇴는 없으며 남은 전력을 총동원하여 서부 전선을 반격하기 위한 대규모 기습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12개 기갑사단, 18개 보병사단, 항공기 1500대로 단숨에 방어선을 돌파하고 뫼즈강까지 진격하여 벨기에 북부 항구 안트베르펜을 탈환하고자 시작된 아르덴 대공세.


12월 16일 새벽, 판터와 티거 전차를 앞세운 히틀러 최후의 정예부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전명 가을 안개Operation Autumn Mist' 이른바 '아르덴 대공세' 또는 '벌지 전투'라고 불리는 거대한 싸움이다.


연합군의 수뇌부는 히틀러가 상식 밖의 충동적 행동을 하는 인물인지를 간과했고, 히틀러는 연합군의 병사들을 너무 얕잡아 보았다. 히틀러가 저지른 최후의 도박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실패로 끝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민간인들은 학살과 보복 사이에서 더 많은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전쟁의 승패를 판가름하는 건 무기의 첨단화가 아니라 인간의 정신력과 의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전장에서 지휘관의 리더십과 두려웠을 텐데도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를 버텨낸 병사들의 투지에 작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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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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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 태생인 옌롄커(1958년생),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매년 거론되는 작가라고 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작품이 금서 조치 되어서 중국에서는 읽기가 힘들다고 한다. 중국을 대표하고 외국에선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낯선 이름의 작가다. <일광유년>은 1998년 발표된 작품으로 4년간 집필을 하였는데 요추 부상으로 상태에서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바러우산맥의 깊은 곳, 문명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는 마을 산싱촌에서 대를 이어 벌어지는 죽음의 세월을 기록하고 있다. 산싱촌은 란씨, 두씨, 쓰마씨의 세 성을 가진 주민들로만 구성된 마을이다. 여든 살까지 사는 사람도 있었던 마을이지만 몇 대에 걸쳐 수명이 점점 줄어서 목구멍이 막히는 병으로 마흔 살을 넘기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



마을의 촌장이 된 쓰마란은 마을 사람들과 자신을 살리기 위해 먼저 자신의 피부를 팔아 번 돈으로 링인수를 끌어올 수로 공사를 추진하게 된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공사에 동원된 마을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공사장에서 영양결핍과 고된 노동으로 다치거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드디어 링인거 수로가 개통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고약한 냄새가 나서 링인수는 마실 수 없는 물이었다. 수로가 시작되는 곳은 이미 공장과 집들로 가득했고 물은 썩을 대로 썩어 있었다. 실낱같은 희망이었는데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과연 쓰마란의 선택은?



수로 공사에 들어갈 돈을 마련하기 위해 어떻게 피부를 팔 생각을 했을까? 어린 시절 작은 삼촌의 죽음을 목격한 후에 생긴 트라우마 때문인지 죽음을 피하고 더 살고자 하는 욕망의 광기였을까? 아니면 촌장이라는 작은 권력을 휘두르고 싶었던 것일까? 옛말에 완장 찬 머슴처럼 무서운 게 없다더니 바로 쓰마란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쓰마란과 란쓰스가 사랑하는 사이인 줄 알면서도 두주추이는 쓰마란과 결혼을 강행한다. 두 여자 아니 세 명 모두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두주추이는 껍데기만 끌어안고 살아가는 길을 선택했고, 란쓰스는 사랑하는 사람의 병원비를 벌고자 인육 장사(매춘)를 선택했다.



병들어 죽어가면서도 그 마을에서 남아서 마치 죽음을 기다리며 살았던 마을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이었을까? 지금 중국의 호구제를 비판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살고자 하는 욕망을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남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쓰마란은 마치 히틀러와 닮아 있다.



960쪽의 벽돌책에 담겨있는 옌롄커의 세계관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신실주의(神實主義))을 찾기 위해 반드시 다시 읽어봐야 할 책이 되었다. 이 한 권 만으로도 외국에서 왜 유명한 작가인지 알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그의 모든 작품들을 읽어봐야겠다. 전작주의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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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개의 날 1
김보통 지음 / 씨네21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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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 DP라는 낯선 소재를 통해 대한민국 군대의 인권 문제와 실상을 알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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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콜라이 고골 단편선 새움 세계문학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지음, 김민아 옮김 / 새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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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고골(1809.03.19~1852.02.21)은 우크라이나 카자크 귀족 가문 출신이었으나 모국어 대신 러시아어로 작품 활동을 했다. 도스토옙스키가 '우리는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고골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 책에는 환상적인 단편소설 5편이 들어있다.

<코>는 3월 25일 페테르부르크에서는 매우 기묘한 사건이 일어났다.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8등관 코발료프가 아침에 눈을 떠보니 코가 사라진 것. 러시아는 1에서 14등관으로 나눠지는데 8등관부터 1등관 까지만 귀족의 칭호를 받게 되고 세습할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등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러시아 귀족 사회를 비꼬는 듯했다. 5등관의 신사가 되어 있는 코를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코였으나 자신보다 높은 등관이라 함부로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너무 웃긴다. 내 코가 분명한데 등관이 높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코발료프. 그는 과연 자신의 모를 제자리로 갖다 놓을 수 있을까? 마지막 장에 있는 4월 7일은 그레고리력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시작할 때의 3월 25일은 율리우스력으로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게 되면 4월 6일이 된다. 그래서 하룻밤 사이에 있었던 꿈같은 이야기가 바로 <코>다.

<외투>는 지금은 사라진 직업인 문서를 정서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소심하고 가난한 9등관인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외투가 해져서 아끼고 아껴서 새 외투를 장만했는데 결국 강도들에게 빼앗기게 된다. 겨울의 추위를 어떻게 피할 수가 없었던 아카키는 죽어서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사자가 된다. 러시아 문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작은 남자<도시에 살고 있는 서민, 빈민층의 남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광인의 수기>는 광인일기로 더 많이 알려진 작품인데 9등관인 자신을 극복하지 못하고 국장의 딸 소피를 통해 신분 상승을 하려고 했으나 시종무관과 결혼한다는 소식에 결국 미쳐가다가 실종된 스페인 국왕이 바로 자신이라며 완전히 미쳐버리게 된 포프리신의 이야기이다. 제정 러시아에서 신분 상승이 갖는 의미가 무얼까? 1등관에서 8등관까지는 귀족이지만 9등관부터 15등관은 그냥 서민인 것이다.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가 소피였는데 기대하고 있던 것이 와르르 무너졌으니 최고 계급인 국왕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소로친치 시장>과 <사라진 편지>에서는 악마를 만날 수 있다. 악마를 이용해서 결혼 승낙을 받아내는 젊은이들, 악마와의 게임에서 이겨서 모자 속 편지를 되찾아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할아버지. 모두 시골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들어있는 이야기들이다.

고골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현실에 잘 엮어서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사회의 분위기를 비꼬는데 능한 작가인 것 같다.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인 <죽은 혼>을 쓰고 3부작으로 계획했지만 자신의 원고를 불태우다 일찍 세상을 떠났다. 안타까운 일이다. 고골 문학의 백미라는 <죽은 혼>을 장바구니에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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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예쁜 말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9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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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의 국경3부작의 시작을 알리는 <모두 다 예쁜 말들>은 열여섯 살 존 그래디 콜의 성장소설로 전미 도서상과 전미 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존은 외할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고 어머니는 농장을 팔겠다고 하자, 존은 자신의 친구 롤린스와 함께 무작정 멕시코로 떠나기로 한다. 말을 타고 길을 가던 중 만난 블레빈스와 함께 가던 중 말과 총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게 되는 작은 소동이 생긴다. 블레빈스와 헤어지고 존은 롤린스와 함께 돈 헥터의 농장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존은 뛰어난 말 조련 기술로 돈 헥터의 말들을 길들이게 되고 그의 신임을 얻게 되고 존은 농장주의 딸인 알레한드라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고모에게 헤어지라는 경고를 받지만 사랑을 포기할 존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존과 롤린스는 체포를 당하게 되고 감옥에서 헤어졌던 블레빈스를 다시 만나게 된다. 서장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고 고문과 취조를 시작한다. 먼저 잡혀온 블레빈스는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로 잡혀오게 된 것일까? 존과 롤린스는 왜 체포를 당하게 되었을까? 존과 알레한드라와의 사랑은 이대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존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는 것인가?

존은 다행히 집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고향에서 그를 맞이하는 것은 자신을 키워준 유모의 죽음이었다. 미국에서도, 멕시코에서도 그를 반기는 사람도 그가 머물 자리도 없어진 것이다. 자신이 있을 곳을 찾기 위해 다시 출발하는 존의 앞날에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

카우보이가 꿈이었던 존이 집을 떠나는 여정에서 얻게 된 것은 무엇일까? 어린 소년의 성장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잔인하다. 믿을 수 있는 어른이 주변에 없다. 도처에 널린 어른들은 모두 거짓뿐인 삶을 살고 있다. 어른이 되는 과정이 이렇게 잔인하다니 너무하다.

외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파괴된 존의 꿈, 카우보이의 삶은 끝이 났다. 카우보이가 없는 서부개척시대도 끝이 난 것이다. 국경 3부작을 시작했으니 다음 책 <국경을 넘어>를 읽으러 이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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