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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 니콜라이 고골 단편선 ㅣ 새움 세계문학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지음, 김민아 옮김 / 새움 / 2021년 8월
평점 :

니콜라이 고골(1809.03.19~1852.02.21)은 우크라이나 카자크 귀족 가문 출신이었으나 모국어 대신 러시아어로 작품 활동을 했다. 도스토옙스키가 '우리는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고골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 책에는 환상적인 단편소설 5편이 들어있다.
<코>는 3월 25일 페테르부르크에서는 매우 기묘한 사건이 일어났다.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8등관 코발료프가 아침에 눈을 떠보니 코가 사라진 것. 러시아는 1에서 14등관으로 나눠지는데 8등관부터 1등관 까지만 귀족의 칭호를 받게 되고 세습할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등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러시아 귀족 사회를 비꼬는 듯했다. 5등관의 신사가 되어 있는 코를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코였으나 자신보다 높은 등관이라 함부로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너무 웃긴다. 내 코가 분명한데 등관이 높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코발료프. 그는 과연 자신의 모를 제자리로 갖다 놓을 수 있을까? 마지막 장에 있는 4월 7일은 그레고리력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시작할 때의 3월 25일은 율리우스력으로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게 되면 4월 6일이 된다. 그래서 하룻밤 사이에 있었던 꿈같은 이야기가 바로 <코>다.
<외투>는 지금은 사라진 직업인 문서를 정서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소심하고 가난한 9등관인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외투가 해져서 아끼고 아껴서 새 외투를 장만했는데 결국 강도들에게 빼앗기게 된다. 겨울의 추위를 어떻게 피할 수가 없었던 아카키는 죽어서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사자가 된다. 러시아 문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작은 남자<도시에 살고 있는 서민, 빈민층의 남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광인의 수기>는 광인일기로 더 많이 알려진 작품인데 9등관인 자신을 극복하지 못하고 국장의 딸 소피를 통해 신분 상승을 하려고 했으나 시종무관과 결혼한다는 소식에 결국 미쳐가다가 실종된 스페인 국왕이 바로 자신이라며 완전히 미쳐버리게 된 포프리신의 이야기이다. 제정 러시아에서 신분 상승이 갖는 의미가 무얼까? 1등관에서 8등관까지는 귀족이지만 9등관부터 15등관은 그냥 서민인 것이다.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가 소피였는데 기대하고 있던 것이 와르르 무너졌으니 최고 계급인 국왕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소로친치 시장>과 <사라진 편지>에서는 악마를 만날 수 있다. 악마를 이용해서 결혼 승낙을 받아내는 젊은이들, 악마와의 게임에서 이겨서 모자 속 편지를 되찾아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할아버지. 모두 시골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들어있는 이야기들이다.
고골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현실에 잘 엮어서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사회의 분위기를 비꼬는데 능한 작가인 것 같다.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인 <죽은 혼>을 쓰고 3부작으로 계획했지만 자신의 원고를 불태우다 일찍 세상을 떠났다. 안타까운 일이다. 고골 문학의 백미라는 <죽은 혼>을 장바구니에 담아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