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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의 무지개 1
아사다 지로 지음, 이길진 옮김 / 창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중원의 무지개’ 의미가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으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중국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역사적 요소를 가미하여 맛깔스럽게 쓰인 작품이다. 처음에 중국 소설이라는 생각에 조금 딱딱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인 곧 사라졌다.
책을 읽을수록 재미는 점점 더해갔으며, 안타까운 이야기와 남자답고 용맹스러운 모습에 마치, 삼국지의 주인공들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이 배경이긴 하나, 그 시대에 혹은 그 시절의 가난했던 모습과 힘들게 생활하는 모습들을 묘사함으로써 책을 읽는 이들에게 마음이 쓰라린 느낌도 받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4권으로 되어 있으며, ‘대하소설’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정말 대하소설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역사 소설이나 긴 장편 소설들을 접하면 ‘지루하지는 않을까, 혹은 어렵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기에 선뜻 책을 읽는 데에서 약간의 부담감이 작용한다. 하지만, 이 책은 스스럼없이 읽어내려 갔으며, 황제의 상징인‘용옥’이라는 판타지 요소가 가미가 되어 이야기가 펼쳐진다. 뒤 내용이 궁금했기에, 그리고 그들이 이야기가 궁금했기에 책장이 속도를 내며 넘어가기 시작했다.
마적의 두목인 ‘장작림’은 ‘백호 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에게 참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면, 굶주려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파에게 만주의 왕자가 된다는 예언을 듣게 된다. 어느 날 장작림은 ‘이춘뢰’를 1천 원에 산다. 이춘뢰는 ‘뇌가’라고도 불린다. 유년 시절 힘들고 굶주림을 겪었기에 돈이 되는 일들은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력시장에서 장작림에게 팔려간 것이다. 돈 1천 원에 말이다. 그리고 그 둘의 첫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이춘뢰는 부모님과 동생들이 있었다. 하지만, 매년 농사를 짓지만 늘 흉년이었으며, 나라에 바치는 돈이 더 많았기에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져 갔다. 그래서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돌아가셨고, 동생들을 버리고 굶어 죽을 수는 없었기에 마을을 도망쳐 나온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인력시장에서 마적의 총두목인 장작림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장작림에게도 부하들이 있었다. 두부장사를 하면서도 마적인 ‘장경혜’, ‘장작상’ 그는 ‘백묘’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삼당가이다. 그리고 ‘탕옥린’은 ‘천리마’라고 불렸으며, 사당가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러시아 병사를 이끄는 두목의 목을 벤 ‘이춘뢰’가 오당가로 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장작림을 중심으로 그 부하들은 모두 나쁜 마적이 아닌 의로운 마적(자경단)이라고 할 수 있다. 백성을 위한, 굶주려 있는 사람들의 편에 서 있는 장작림이었던 것이다. 장작림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아들 ‘장학량’은 의사가 되고 싶어했지만,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마적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장작림은 이춘뢰와 함께 누르하치가 묻혀 있다는 곳 ‘능’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 숨겨져 있는 ‘용옥’을 손에 넣게 된다. 하지만, 그 용옥의 주인은 따로 있음을 이춘뢰에게 말한다. 그것의 주인은 바로 자신의 아들을 지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를 잠시 비춘다. ‘누르하치’는 청나라를 연 태조였다. 그에게는 아들 ‘추옌’이 있었지만, 아버지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리고 큰 전쟁이 일어난다. 다이샨의 20만 적과 싸우고 승리를 거두게 된다. 그리고 이춘뢰의 동생이 등장하게 된다. 어릴 적 부모와 동생들을 버리고 굶주림에서 벗어나려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했던 이춘뢰의 남동생 중 ‘이춘운’은 청나라 9대 황제인 ‘서태후’의 총애를 받는 대총관 태감이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춘뢰와 이춘운의 여동생은 ‘양문수’라는 정치에서 최고의 거물인 아내로 ‘영령’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군 장교인 ‘요시나가 마사루’는 장작림을 감시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를 감시하면서 마적들의 활동과 그들의 하는 일들을 보고 그들과 같은 배를 타게 된다. 그리고 장작림은 만주의 고관인 ‘왕영강’의 도움으로 마적들을 정치세력으로 키워나갔으며, 백성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던 장작림은 동북의 왕이 된다. 왕영강은 관료였지만, 일자리를 잃고 장작림을 만나서 힘만 가지고 있던 장작림의 브레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중화민국에서 동삼성의 장관으로 있던 ‘조이손’은 장작림이 동북의 왕이 됨으로써 봉천에서 떠나게 된다. 그리고 장작림은 중원을 손아귀에 넣어 자신의 꿈을 펼치려고 천명을 상징하는 용옥을 가지고 중원으로 간다. 하지만, 순탄치만은 않았기에 더욱 굳건히 가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중원으로 가서 1백만의 대군을 이끄는 장작림이 된 것이다. 그는 만리장성을 넘으려고 자신의 대군들을 이끌고 발길을 옮긴다.
책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이 책의 제목인 ‘중원의 무지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마적의 총두목이었던 장작림의 용맹스러움과 그를 따르는 부하들, 그리고 장작림을 위해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그의 꿈이었던 중원에 무지개를 향하여 대군을 이끌고 중원으로 가는 그의 모습에 대단함과 백성을 위해 장작림이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지나쳐갔다. 전체적으로는 중국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흘러갔으나, 잠깐 비친 일본. 그리고 등장인물들 또한 대단한 인문들을 접할 수 있었던 대하소설이었다. 판타지의 요소가 가미되어 대하소설을 읽으면서 지루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며 읽어 내려갔기에,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몰랐던 중국의 역사의 한 부분을 보는 듯한 생각에 여운이 많이 남았던 소설이었다.
책의 저자 ‘아사다 지로’는 ‘나는 『창궁의 묘성』과 『중원의 무지개』를 쓰기 위해 작가가 되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처럼 이 소설 역시 흡입력 있는 작품이었으며, 최고의 소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아사다 지로의 작품으로는 ‘철도원’과 ‘러브 레터’작품의 원작자이지만, 두 편 모두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고, 또한 정감 가는 작품이었기에 이 소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여운이 길게 남았던 ‘중원의 무지개’를 통한 소설이 나에게 있어 차별화된 소설로 다가온 느낌이 들었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