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완전히 없어지는 게 아니라 포기와 타협의 과정을 통해 익숙해지는 것 같다.

다 나은 줄 알았는데.

그렇게 또 실망을 거듭하는 나는 익숙해지기까지 아직 갈 길이 먼 듯.

 

곧 있을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안 사요^^' 자세를 견지하다가 몸이 아프니 그만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스트레스엔 역시 쇼핑이지용.

이번주에 도착한 책들.

보관함 맨 끝에서 거꾸로 오면서 하나씩 추가추가.

구간 위주로.

아직 장바구니엔 25만원어치 책들이 결제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좀 쟁여놓으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럼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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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황정은의 '계속해보겠습니다' 를 받았다.

예약구매가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저자사인이 들어 있었다.

'정은' 이란 두 글자. 니은을 쭉 빼 쓴.

기뻤다.

 

 

 

 

 

 

 

 

 

 

 

 

어째서 그렇게 열심히 산 걸까.

애자는 나나와 나에게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준 뒤, 언제고 그런 식으로 중단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고 덧붙였다. 너희의 아버지는 비참한 죽음을 맞았지만 그가 특별해서 그런 일을 겪은 것은 아니란다.

그게 인생의 본질이란다.

허망하고.

그런 것이 인간의 삶이므로 무엇에도 애쓸 필요가 없단다.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부드럽고 달게, 그녀는 세계란 원한으로 가득하며 그런 세계에 사는 일이란 고통스러울 뿐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자초해서 그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필멸, 필멸, 필멸일 뿐인 세계에서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애쓸 일도 없고 발버둥을 쳐봤자 고통을 늘릴 뿐인데. 난리법석을 떨며 살다가도 어느 순간 영문을 모르고 비참하게 죽기나 하면서. 그밖엔 즐거움도 의미도 없이 즐겁다거나 의미있다고 착각하며 서서히 죽어갈 뿐인데. 어느 쪽이든 죽고 나면 그뿐일 뿐인데.

 

 

밤에 침대에 누워 읽다가 (애쓰지마라) 괜히 부코스키가 떠올라 그의 책을 검색해 보기도 했다.

 

 

 

 

 

 

 

 

 

 

 

 

반값 행사 한 거 기억나는데 왜 안 샀지. 우체국은 품절이다. 알라딘 말고 딴 데서는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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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이 지나 추억할 때 외에는 행복한 순간을 잘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 치명적인 결점이자 특기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며, 그 순간 심장을 뛰게 하는 욕망은 부정해버렸다. 내게 있어 코앞에 닥친 현실은 마치 멀리서 보았을 때 신비롭게 반짝이던 빛이 가까이 다가가면 평범한 점들이 모여 있다는 걸 깨닫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완벽함이란 닳아빠지고 주목받지 못하는 일상적인 것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내 진짜 약점은 가까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원시안인지도 모른다. 보통 나는 이미 늦어버렸을 때, 멀리 떨어졌을 때에만 그 순간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p107 

 

거짓말을 완성하는 것은 그것을 멈춰야 할 때를 잘 아는 것이었다. -p296

 

두 번째로는 사이코패스를 알아내는 좋은 감각을 가지게 되었지. 알레르기와 비슷한 거야. 한번 앓고 나면 그때부터 최고로 면역이 생기는.-p346 

 

 

 

막 재미없는 건 아닌데 되게 진도가 안 나가는 책이다. 지난 여름 삼천원인가 사천원인가 할 때 사뒀던 건데 책장을 펼치면 쿰쿰하게 묵은 책 냄새 때문에 괴롭다. 삼 분의 일 쯤 남았는데 범인지 누군지 숨겨진 범인의 동기 같은 거 하나도 궁금하지가 않아 그냥 덮을까 싶기도 하다.

그제 밤에 지콰점에서 주문한

 

 

 

 

 

 

 

 

 

 

 

 

 

만화책이 오늘 오기로 되어 있다.

오늘 아침엔 눈을 뜨니 알라딘으로부터

 

 

 

 

 

 

 

 

 

 

 

 

 

신형철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 알사탕 500개 문자가.

요즘 덕질하느라 시간이 없어 팟캐스트 문학이야기가 끝난지도 모르고 있었다.

아직 들을 게 많이 남아 있어 괜히 좋다.

블로그에서 본 bl출간작

 

 

 

 

 

 

 

 

 

 

 

 

 

 도 담아본다.

 

 

 

 

 

 

 

 

 

 

 

 

 

호텔로열과 그랜드맨션은 11번가에서 사야지. 주거공간, 특히 오래된 옛집, 낡은 주택, 단층 맨션, 두 동뿐인 빌라 이런 곳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막 설렌다. 그러고보니 10월은 낯선 동네의 한적한 골목들을 탐방하기 좋은 계절이다. 네시쯤 슬슬 나가보면 좋을 것 같다.

요즘 사과가 참 맛있다. 평소 달고 사는 쿠키나 비스킷, 케익보다 달고 맛나다. 생애 가장 맛있는 사과인 듯. 너무 맛있어서 무슨 사과인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홍옥은 아니고, 홍로도 아니고, 사진을 보니 시나노스위트인 것 같다. 매일매일 열심히 먹어야겠다.

어젠 김동률의 동행 앨범과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베스트 앨범을 다운 받아 자기 전까지 들었다. 가을이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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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가끔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자지 않고 있다가, 아침을 먹는 나를 보며 커피를 마셨다. 화장을 지우면 엄마의 눈은 한결 작고 움푹해졌다. 누르뎅뎅한 피부에 얇게 썬 오이를 붙여놓을 때도 있었다. 의자에 한쪽 무릎을 세운 칠칠치 못한 꼴로 앉아 아침을 준비하는 나의 잰 솜씨를 칭찬했다.  

"매일 재미나게 지내고 있어?"

불쑥 그렇게 묻기도 했다.

"응."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뼛거리며 수영에서 3급을 땄다는 등의 보고를 했다. 엄마는 대개 좋아하는 목욕 가운을 입고 있었다. 본인 말로 그 목욕 가운은 '브리짓 바르도 스타일'이라는데, 길이가 짧고 하얀 바탕에 화려한 꽃무늬가 있는 것이었다.

"걱정할 거 없어."

뜬금없이 그런 말을 하기도 했다. -p124

 

 

삼촌이 처음 신붓감을 우리 집에 데리고 왔을 때, 엄마와 나는 거의 알몸에 가까운 꼴이었다. 무더운 날이었다. 속치마 바람으로, 집에서 가장 시원한 부엌 바닥에 누워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두 다리를 약간 들어 발바닥을 냉장고 문에 대고서.

부엌은 어둡고 서늘했다. 나는 싱크대 너머에 있는 조그만 창문을 보고 있었다. 열린 창문 너머로 초록이 짙은 나무가 보였다. 나뭇가지와 이파리, 살살 부는 바람. 한낮의 고요한 공기.

"안녕."

삼촌은 여느 때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 곧장 집 안으로 들어왔다.

"엄마, 신이치 삼촌 왔어."

내가 말하자 엄마는 나른하다는 듯 팔을 천천히 들어 올려 햇살을 가리는 것처럼 눈 위에 턱 올려놓고, 그런가 보네, 하고 말했다. 나와 엄마는 발을 냉장고에 댄 채 움직이지 않았다. -p126

 

 

지난 여름 아플 적에 부교감 신경의 항진을 위해(쓰고 나니 웃기네)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

6~7편의 글 중 5~6편의 글이 구리거나 이 아줌마 또 시작이네, 싶지만

반드시 한 편만은 마음에 쏙 들어

버릴 수도 완전히 맘 놓고 좋아할 수도 없는 에쿠니 가오리.

눈으로 읽는 것보다 누가 자장가처럼 조용히 읽어주는 게 더 어울리는 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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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 뉴 루비코믹스 1570
요네다 코우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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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요네다 코우. 일상물도 섹시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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