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이 지나 추억할 때 외에는 행복한 순간을 잘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 치명적인 결점이자 특기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며, 그 순간 심장을 뛰게 하는 욕망은 부정해버렸다. 내게 있어 코앞에 닥친 현실은 마치 멀리서 보았을 때 신비롭게 반짝이던 빛이 가까이 다가가면 평범한 점들이 모여 있다는 걸 깨닫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완벽함이란 닳아빠지고 주목받지 못하는 일상적인 것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내 진짜 약점은 가까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원시안인지도 모른다. 보통 나는 이미 늦어버렸을 때, 멀리 떨어졌을 때에만 그 순간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p107
거짓말을 완성하는 것은 그것을 멈춰야 할 때를 잘 아는 것이었다. -p296
두 번째로는 사이코패스를 알아내는 좋은 감각을 가지게 되었지. 알레르기와 비슷한 거야. 한번 앓고 나면 그때부터 최고로 면역이 생기는.-p346
막 재미없는 건 아닌데 되게 진도가 안 나가는 책이다. 지난 여름 삼천원인가 사천원인가 할 때 사뒀던 건데 책장을 펼치면 쿰쿰하게 묵은 책 냄새 때문에 괴롭다. 삼 분의 일 쯤 남았는데 범인지 누군지 숨겨진 범인의 동기 같은 거 하나도 궁금하지가 않아 그냥 덮을까 싶기도 하다.
그제 밤에 지콰점에서 주문한
만화책이 오늘 오기로 되어 있다.
오늘 아침엔 눈을 뜨니 알라딘으로부터
신형철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 알사탕 500개 문자가.
요즘 덕질하느라 시간이 없어 팟캐스트 문학이야기가 끝난지도 모르고 있었다.
아직 들을 게 많이 남아 있어 괜히 좋다.
블로그에서 본 bl출간작
도 담아본다.
호텔로열과 그랜드맨션은 11번가에서 사야지. 주거공간, 특히 오래된 옛집, 낡은 주택, 단층 맨션, 두 동뿐인 빌라 이런 곳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막 설렌다. 그러고보니 10월은 낯선 동네의 한적한 골목들을 탐방하기 좋은 계절이다. 네시쯤 슬슬 나가보면 좋을 것 같다.
요즘 사과가 참 맛있다. 평소 달고 사는 쿠키나 비스킷, 케익보다 달고 맛나다. 생애 가장 맛있는 사과인 듯. 너무 맛있어서 무슨 사과인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홍옥은 아니고, 홍로도 아니고, 사진을 보니 시나노스위트인 것 같다. 매일매일 열심히 먹어야겠다.
어젠 김동률의 동행 앨범과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베스트 앨범을 다운 받아 자기 전까지 들었다. 가을이어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