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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로나 번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누군가 나를 지켜봐 주는 힘을 느낀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 빛으로 충만한 미지의 어떤 것이 늘 내 곁에 머물러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은 이내 평온해지는 듯하다. 세상이 온화하게 느껴지고 두려움이나 슬픔이 약해지는 것 같다. 천사라는 사랑스런 이름이 아니어도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다는 따스함 자체로 행복을 찾게 되는 것이 우리네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보이지 않는 것을 예술로 승화시키면 찬사를 받다가도 현실에서 언어로 구체화시키면 결과는 뻔하다. 바보나 광인으로 낙인 찍히고 만다 . 작가 로나 번도 예외없이 그녀가 인지하는 능력 때문에 소외당하는 어린 시절을 겪는다. 책은 그러한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연인을 만나고 가정을 이루며 그 사랑하는 남편이 세상을 뜰 때까지의 소소하나 때묻지 않은 듯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을 나눠주고 있다. 난독증에 걸려 독서와 글쓰기가 불가능했던 저자가 녹음기로 이꿔낸 한 권의 책, 수호천사는 어쩌면 오싹해 질 수도 있을 영혼과의 대화를 수수한 아름다움으로 묘사한다.
그녀가 천사라고 명명한 존재들의 겉모습은 기존의 -선하고 아름답고 날개를 지닌- 이미지와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하다. 대개 고통이나 악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려 하고, 바르게 행동하도록 매 순간 속삭인다 한다. 다만 어린아이의 모습만을 고수하지도 않으며 형형색색의 빛나는 색채를 독특하게 발산하고 있다는데... 특히 건강한 사람들보다 아픈 이들에게는 이런 불가사한 이미지가 얼마만큼 커다란 치유의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을 법하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신성스럽다. 신비하다. 그런 비형체의 완전한 모습에서 형체를 띤 고통의 딱지들이 떨어져 나오는 치유의 기분을 느끼는 것 같다. 안식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름으로.
로나 번의 비밀이 어떻게 새어 나갔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녀를 원하는 환자들의 부름을 자신의 운명이라고 여기며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는 다년간의 지혜로운 경험이 소산한 아름다운 일화를 이룩했다. 생명을 소중히 다루는 어머니의 인자한 모습이 묻어났다. 그녀는 의학으로 더는 손 쓸 수 없는 말기 환자들에게 커다란 심적 안정을 부여해 주었다.
감동의 눈물을 흘릴 준비가 된 책이었다. 감수성이 최고조인 여성들이 본다면 손수건이라도 준비하셔야 할 책이다. 예정된 피앙세와의 만남에서 프로포즈에서 순수한 데이트의 웃음 넘치는 순간들은 영혼들의 이야기를 벗어난 현실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어 주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수호천사를 보여주게 하고 싶고, 자신의 천사가 날개를 펼쳐 안아주는 듯한 따뜻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