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 생각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인간이 나는 좋다. 무릇 생각에서만 그치지 말고 실천으로 이끄는 삶은 다르다. 빛이 나겠다. 성숙하다는 것은 뭘까. 어떻게 하면 고유의 철학을 소유하고 나와 다른 또 다른 나의 생각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내 속의 우물이 마르지 않도록 수위 조절을 하고, 다른 타인과의 격을 조정할 수 있나.- 이 책은 저자 개인이 갖춘 삶의 철학을 건축가로서의 공간의 철학과 연관시켜 소개하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에서 저자가 '다르게 생각한 몇몇 일화를 들면서 감초제를 치기도 하고, 제법 무거운 국토 재정비 사업에 대해서도 일견을 내놓으면서 우리의 생각에 점검을 요하기도 한다. 한결같은 부분은 다름아닌 환경을 위함이란 것.그래서 거사를 위한 느린 계획을 하고 올바른 시도를 해 보자고 글을 짓고 이어 나가고 있다. 처음에 재미있는 말장난 두가지를 소개하는데, 입꼬리가 올라간다. 가령, 다르다'를 다투다'로 잘못 보고, '바르게'살자를 '빠르게' 살자로 우리가 자주 오인하고 살고 있지 않나하고 넌지시 언어적 감각을 내비친다. 이런 예시들은 재미로 보고 넘기지 말고, 한 번쯤 더 곱씹어 볼만한 의미심장함을 담고 있었다. 이쯤에서 책 소개로 들어가 본다. 건축에 대한 에세이로 막연하게 읽게 되었는데, 월간<숲>에서 연재된 글들을 수정하고 몇 편을 보태서 편집했다 한다. 전체를 3장으로 나누어서 인간에게 '불편'을 주는 것이 곧 환경에게 '편'함을 부여하는 길임을 보여준다. 그런 길을 닦을 수 있는 일차적 '바른 인식'을 향한 몸짓을 짓고 있는 것 같았다. 위선적인 친환경 건물과 포장만을 선호하는 현 사회적 추세에 대해 과감한 설득적 비판으로써. 몸부림하고 있었다. 그 첫 1장, '숲'. 숲을 화두로 잘 가꾼 숲이 선사하는 행복이란 누군가의 '불편'한 희생이 따른다는 사유를 총 3장에 거쳐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 주체가 다름아닌 우리들이라는 것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는 풍이다. 거리에서 무심코 내뱉는 입안의 불순물이나 쓰레기 투척을 삼가는 행동의 작은 실천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전체적인 입장에서 반성해 봐야하겠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우리들의 실천적 행동이 인식의 바탕에서 비롯되지 않으면 단기적인 것에 지나지 않게 되기에 그래서 멀고도 가까운 숲이란 자연의 아름다운 일부를 내세워 바른 인식을 갖추고자 시도하려는 듯이 보였다. 2장, 풍경.의 둘레에서는 삶의 의미를 풍경에 빗댄다. 피상적으로 보이는 이분법-미와 추-의 풍경을 탈피해 풍경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보이는 환경의 품격이 아닌 우리 생각의 품격을 논한다. 여기서도 불편하게 살자는 철학의 깊은 향이 우러난다.우리 내면의 생각을 변화하려면 보이는 추함을 미적으로 끌어올리려는 불편'한 노력을 해 주어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건축. 이번에는 우리 일상의 둘레로 눈을 돌려 저자는 소통하려 한다. 너와 내가 머무는 공간의 틀, 건축을 이야기함에서 위선적인 건축형태를 꾸짖고 ,어김없이, 권장할 만한 불편'을 실천해 환경의 소생을 돕자는 사고를 펼친다. 그저 그의 지구 환경에 대한 사유와 언어적 위트에 여기저기 고개 숙여지는 순간들이었다. 보이는 것들에서 다른 것들을 찾아내고, 보이지 않는 것들의 미래를 꿈꾸는 생각의 자유 분방함과 고통과 배려 등이 묻어나는 한 권의 에세이였다. 느린 기억은 오래간다는 철학과 함께 우리의 조금만 희생이 들려주는 환경 보존과 먼 미래에 대한 건축의 정도를 되새겨 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