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주는 위안
피에르 슐츠 지음, 허봉금 옮김 / 초록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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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미있는 '개 이야기' 하나 소개하고 싶다. 이야기에 '포치'라는 이름의 개가 등장한다. 주인이 길거리에서 갓 주었을 때는 까맣고 어린 것이 딴은 귀엽게 보였다. 그런데 성장한 생김새는 이렇다.몸통만 쭈욱 길게 자라고 네 다리는 유난히 짧아 거북이 같았다. 외모에 약간 신경쓰는 주인공은 못생긴 포치가 외출시마다 따라다니는 것이 창피하다고 느껴 시치미뗀다. 어린이들은 괴상한 개에게 손가락질하고 웃어댄다. (하하하.) 아무리 남인 척 해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붙는 광경은 영낙없이 주종관계다.포치를 떨거버리려고 작정한 개 주인. 약을 탄 먹이를 던지고 떠났지만 어느새 졸졸 따라붙은 포치를 발견했다. 주인은 ,하는 수 없이, 개를 그냥 기르기로 결심한다. 개를 미워하는 것 같으면서도,은근히 사랑하는 주인공과 개의 행동이 익살스럽게 묘사되었었다.  
 
개의 성격은 이런 걸까. 주인이 야단을 쳐도 이내 그의 말 한마디에 복종하고 마는. 무조건적인 것이다. 지금은 큰 개를 무서워하지만, 어릴 때는 이렇지 않았다. 어린이 속성답게 처음 보는 개에 다가가 쓰다듬고 신기해했었다! 그 무시무시한 일이 있기 전까지는. 큰 개에게 멋모르고 다가갔다가 화들짝 놀랐다. 가볍게 물렸던 것이다.아니 상처가 없던 기억으론, 어쩌면 작은 손이 입 안에 먹혔는지도. 이후 강아지도 무서워 도망 가는 처지가 되어 버린다.누가 사람이고, 누가 개란 말인가!
 
아득한 시간이 흘러서일까. 아니면, 애완 동물이 대접받는 시대에 동회되어서일까. 개와 산책하는 애견가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핵가족 시대가 들어선지 오래되었고, 노령화가 세계화가 되어가고 있다. 그만큼 시간은 흘러, 다시 강아지에 대한 생각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 스스로를 발견한다.  

개를 통해 위안을 얻는 심리 치료법이 선진국을 위주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외부에서 얻는 이런 위안을 '에그조프시쉬즘(exopsychisme)' 이라고 명명했다. 반려견의 형태, 치매 치료의 형태,감수성 발달의 형태로 용도별로 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또한, 그 위안의 범위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어린이,노인과 같은 노약자에게 주는 낯익은 위안은 벌써 넘었다고 본다. 이제는 젊은 남녀에게도 적용된다. 때로는 그들의 자녀로, 그리고 때로는 그들의 연인으로 인식되어 가는 풍조를 보게 된다. 이를 책에서는 이렇게 묘사했다. 개에게 말할 때, 사람에게 말하듯 인칭대명사를 사용하거나 단순화 한다는 것이다. 가령, "뛰지마(Ne saute pas!) "라고 말할 때, "너 뛰지마(Tu saute pas!)"라고 말함으로써,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을 구어체에서는 일반화하여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멍멍아,이리와 먹어"란 말은 이제 거의 들을 수 없다. "우리 아기, 이리와 먹자" 뭐 이런 식의 화법으로 변화되었다. 개를 향한 범세계적 애정이 엿보인다.
 
개를 기르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가장 큰 골치거리는 뭘까. 소음 문제, 배변 문제를 먼저 생각할 수 있다. 전자는 이웃에게 본의 아닌 지장을 주고, 후자는 주인에게 상당히 귀찮고 불결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맹훈련 밖에 없다는 것이 미숙한 예비 주인들에게는 안타까울 뿐이다. 더불어 죄없는 외부인에게 위험한 맹견에 대한 문제뿐 만 아니라, 주인에게는 털날림이나 피부병같은 전염병의 단점도 있겠다. 그럼에도 애견가들은 이들을 변론하는 무한 사랑을 펼친다. 

개의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단점을 가리는 이 장점 때문에 개의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는 것 같다. 앞서 말한 외부적'위안'이 궁극적으로 주목할 만한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책에서 말하는 여러 장점은 개가 주는 기쁨,이 하나로 나머지를 메울 수 있을 것 같다. 바라만 보아도 그저 마음이 즐겁다는 것이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인간의 본성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바야흐로 개는 인간의 친구가 되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서로 끌리듯, 개의 매력에 사람이 끌리게 된 것이다.이로써 그들의 기원인 가축에서 파트너로 가파른 지위 상승을 했다. 외로운 현대인이 사회화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다 보니, 판도가 뒤바뀐 사례도 적지 않다. 개를 위한 교회,개를 위한 별자리와 점,개와 주인이 함께 하는 헬스 클럽, 애견 명품 가게, 애견 호텔 심지어 애견 성형술에 초상화까지. 이외에도 31가지 개와 사람을 동일시한 사례가 책에 소개되어 있다. 부유층의 지나친 개사랑이 새로운 사업 형태를 낳은 반면, 이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을 법 하다.

<개가 주는 위안> , 이 책은 표지만큼이나 사랑스럽게 읽힐 만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우리에게 친근한 개를 모델로 했다. 그 위에 개가 주는 위로와 치유의 원인을 좀 더 분석적으로 조명한 인문서이다. 자칫 건조할 수도 있어 곳곳에 주옥같은 명언들이 놓여 쉴 곳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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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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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백조를 본 적이 나는 없다. 백조를 잡아다 검은 페인트칠을 해서 마를 즈음에 촬영해도 정체를 알 수 없다. 한데, 믿거나 말거나 이를 실제 경험한 이들이 사진을 보냈고 유럽인들 또한 호주에서 블랙 스완의 존재를 확인했다 하니 놀라울 수 밖에. 그저 기대할 수 없는 것을 기대하라는 광고의 켓치 프레이즈가 줄이어 등장하는 현실을 직시한다.  


이 용어를 탄생시킨 저서(The Black Swan) 에서 저자가 말하는 B.S.는 세가지 조건이 붙어 있다. 그 첫째 정의는, 희귀성이고 둘째는, 예측 불능 그리고 셋째로, 엄청난 파급성 이다. 이번 저서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기존 첫 번째 메시지, <블랙 스완>에 이은 두 번째 메세지란다.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서버이벌 원칙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저자가 내세운 지침은 경제생활에서 제 4분면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통계학자이며 철학자로서 그가 설파한 핵심은 명료하다. 뼈대가 있고, 간결하며 통찰적이다. 2007 <블랙 스완>이 출간 당시, 혹평의 대상이라니 놀랍지도 않다. 때는 경제가 활황을 보이고 장밋빛 주식시장은 한창이었다. 그러나, 이 극단의 왕국, 4분면, 검은 백조 영역이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바로 이듬해, 2008년 금융 위기 발발로였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도래하고서야 뒤늦게 비로소 예언자적 저서가 세계에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우리 혹은 경제학자들이 범하는 일반적 오류를 꼬집으며 시작된다. 그것은 예측의 방법에 관한 오류이다, 자료는 결함이 있다- 이는 과거의 (자료)결함은 미래의 결함을 예측할 수 없기에 우리가 무엇을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야 할 지 모른다는데 있다.(p202)  따라서, 우리는 자료 혹은 모델보다는 경험에 입각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측 가능한 선험적 경험을 통해 투자의 기본을 지키자는 의도에서라고 보아 진다. 아울러 팁으로바벨 전략을 건넨다. 자산의 90%는 안전 자산에 넣고, 나머지 10%는 위험 자산에 투자를 해야 블랙 스완의 쓰나미가 닥칠 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블랙 스완은 인간의 예측 범위 외에 존재한다. B.S.가 시간이라는 무한하고 장기적인 것의 범주 안에 있다고 보면 유한한 수명을 지닌 하찮은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사태는 당연한 개연성을 띤다. 그러기에, 지나친 낙관적 전망보다는 예측 불가능한 사태에 대한 부정적 조언에 주목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가 월가의 투자 전문가이지만, 양심적일 뿐 더러 꽤 일리 있다. 은행 파산직후,인센티브 보너스까지 챙기는 이들과 이를 방관한 경제 시스템을 비난하고 복잡한 시스템에서 단순함의 필요성을 더 깨우치게 한다. 자산을 위협하는 부채와 전문화,달리 말해 지나친 일획성을 경계시킨다. 

 

인간이 범하고 있는 전제 오류에 강인해 지기 위한 메세지들 중 중복되는 내용을 크게 위에 추려 보았다. 책은 마지막으로 이런 오류 사회 속에서 부서지지 않는 내 존재를 철학적으로 간단하고도 의미심장하게 끝맺는다. 니체의 운명적 사랑;아모르 파티(Amor fati)’ , 처자를 잃은 스틸보의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니힐 페르디티(Nihil perditi)’. 삶이 그대를 처낼지라도, 마음의 준비로 의연하고 강인해 지기를 바라는 의미인 것 같다.

본서는 의외로 쉬운 수학적 용어 접근법으로 흥미를 본격적으로 유도했다. 진행 과정 또한 비판적 신랄함으로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니힐리즘적 철학이 한껏 죄어진 본문을 느슨하게 이완시키면서 어떤 안락을 주는 것 같다. 다이제스트본 같이 작은 크기의 양장본이다.하지만 저자의 핵심 사상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는 책이다.

여기서 의외성 하나를 띄우며 마치고 싶다. 최적화의 대명사, 경제학 수업이 싫은 독자가 읽어주기를 바라고 싶다. 뚱단지 같다고? 80페이지는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경제학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파산으로 이끌기 때문에 경제학 수업을 듣지 말라.-  그 이유는 다음 줄에 이어진다~. 기대할 수 없는 것을 기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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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음모 -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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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알다가도 모를 사람 마음 같다. 사람의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니 우스게소리로 사람맘이 경제 원리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스친다. 힘들게 또는 재밋게 배운 경제 지식은 그저 이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지. 이상적인 나라 경영에서 개인 재산 관리까지 냉혹한 현실이 되면, 머릿속 이상 경제는 어느새 개인의 욕심과 투기로 이어지는 듯하다. 이상적인 국가라면 일반적으로 복지 국가 개념이 떠오른다.  이는 부자들이 거둔 이익만큼 사회로 기꺼이 환원함으로써 성립될 터다. 그런데 한국 경제는 어떤지. 주목받는 우리 경제의 현주소는.

우리 경제는 해방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대를 거치면서 세계가 놀랄 성장을 거두었다. 박 대통령의 개발 정책과 고 정 주영 회장의 밀어붙이기 식의 사업 이념이 일맥상통했고 또한 이를 따르는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삼박자를 이루면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시대는 이미 2011년. 그 당시와 상황 자체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변모했다. 한국인은 더 부유해졌고 이로 인해 더 똑똑해졌지만, 정부는 여전히 '굴복하는 국민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 대표적 예로  한반도 대운하를 구상하는 이른바 '삽질정책이다. 대내외적으로 이를 반대하는 학계의 목소리는 드높았지만 여전히 흙 파내기 작업에 돈 대기 바쁘다고 들었다. 국민의 일인이지만 생각보다 나라일에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쩐일인지 요즘의 전세대란이나 종부세 인하 등등 요즘 정부의 딴나라당 위하기 정책을 지켜보자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경제를 나몰라라 하는 나 역시 이러할진데, 경제를 가르치는 학자인 저자는 오죽하랴. 

지리적 불안 상황에 놓인 우리 경제의 디스카운트를 보는 마음은 항상 착찹하다.  <승자의 음모>를 읽으면서 그런  마음은 증폭되는 듯 했다.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를 북한과의 외적 대립만큼이나 안으로 처한  일곱가지 위험 천만한 상황을 엿보게 된다. 모를수록 더욱 기득권의 훌륭한 거짓  음모에 속아 넘아갈 확률이 크다. '모르는 게 약'은 적어도 한국 경제에는 빗댈 수 없는 속담이지 않을까.  나처럼 우리 경제에 무관심한 비주류층에 각성 한 표를, 그리고  이제는 그들의  음흉한 음모를 바로 바라 보자는 취지에 아홉 표를 행하게 하는 책이다.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무거운 마음이 드나,  책  도처에 웃지 않고 못 베길 비화가 도사리고 있어 폭소를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는 술술 경제 이야기이다. 한국 경제의 무엇이 위험천만하다는 것인지 날카롭고도 해학적으로 풀어낸 책이 <승자의 음모>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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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계 -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매혹적인 심리 실험
엘렌 랭어 지음, 변용란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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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은 별개인가?

심리가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만큼일까. 만성 두통에 시달려온 나는 의식적으로 시원한 바람이나 신선한 공기를 상상할 때가 많다. 호흡을 가다듬고 들이킨 상쾌한 숲 속의 이온은 현실이 아니나 효과는 남다르다. 물론 통증이 경미할 때만 통하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무시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 상상속에 있다. 플라시보 효과라는 위약 효과가 이미 그 가짜 효능을 입증받은 상태임을 감안해 보면 이해가 빠를 듯 하다.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었을 이 효과는 단순히 인간의 몸이 신체 따로, 마음 따로 구분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좋은 예다. 이같은 마인드 컨트롤이 실제로 인간의 신체 건강에 기여하는 바를 저자는 심리학적 접근법으로 입증해 보인다. 우리가 평소 신체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스스로의 노력은 어쩌면 표면적이지 않았는지 또한 일반적인 가치관에 지나치게 치우쳐지진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치과 정기검진은 요즘 웬만하면 의례화되었다. 먹는 것만큼 신체에 직접적으로 이바지하는 것은 없다. 그럼에도 치아에 대한 자가 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한다 해도 성인이후, 충치 한 번 안 걸린 사람은 아주 드물다. 치과에 가면 의사에 따라 충치에 대한 진단도 가지각색이다. 무턱대고 소중한 본치를  떼우거나 함부로 발치하고 후회하는 사람도 적잖이 보인다. 실정이 이러하니, 미심쩍은 진단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한 의사에게 100% 의존하지 말고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사람이 내린 오진 그리고 그로 인한 의료미스 분쟁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저자 엘렌 랭어는 의사라는 신분이 일반인보다 의료 전문 지식이 풍부할 뿐이지 그가 내린 모든 진단이 꼭 옳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한때 과학도였던 저자로서 첨단 의료에 대한 신임이 우리네 어르신 수준이다. 왜일까. 한 번의 발치로 다시는 자연치가 아닌 의치를 달고 살아야 하고 치과라는 의료기관의 도움을 끊임없이 받아야 함을 생각해 보자. 저자의 경우, 이유는 치매 판정을 받은 가족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에서 기인한다. 오진이 있기 전, 함께 한 가족은 정상인과  다름 없었다. 일반인이라는 시각이 부른 관계의 자연스러움은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그 시간들의 각별함을 더한 것 같다. 치매라는 오진은 뒤늦게 암으로 판명되었지만, 더 이상 관계의 진전은 없었다. 가벼운 외상과는 달리 잘못 의심된 인식의 상처는 치유가 되지 못하고 발병의 원인이 되었다. 치매 가능성으로 여전히 불안한 환자 본인의 나약해진 마음이 첫째요, 이를 바라보는 가족의 의식과 의료기관의 불필요한 뒷바라지가 연이어 병을 키우고 만 격이다. 

 

오진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은 공통적일 거다. 그래서 저자는 개인의 평소 의식을 강조한다. 생활 방식에 있어서 꼼꼼한 대응 자세를 취하고 질병에 관해서도 기본 지식을 함양하자는 식이다. 온갖 무명씨의 질병이 난무한 세상이다.  자신의 병력이나 개인적인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체는 자신이다. 개인의 특정 습관이 부른 예기치 못한 증상이 혹시 획일적인 사회 규범에  따라  비정상으로 오인받을 소지가 있다. 실험에서도 밝힌 바, 자유롭고 자발적인 자기 주도적인 삶은 노인들의 심리나 신체를 젊게 한다. 사소한 평소의 첵업(check-up)이 질병을 예방하고 오진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사물이나 가치가 이미 모두 그것이 아닐 것이라고 반문해 본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십진법이 통념상 일반 수적 개념을 지배하는 체계이기에 오로지 십진법으로 덧셈과 뺄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의문에 대한 예로 책은 이렇게 적고 있다. 1+1은 2일 수도 있지만, 또한 그것은 10(일공)일 수도 있다. 그리고 1일수도 있고. 어제 한 쇼프로그램에서 1월의 전 달이 뭐냐는 퀴즈가 있었다. 달력상 그것은 12월이지만, 정수의 개념상 0월(영월)이다. 이렇듯 세상은 한 가지 개념만으로 사물을 정의 하기에는 매우 복잡하다. 신체 나이는  그저 관념화된 숫자의 나열일 뿐이라지 않는가. 혹시 부모님보다 자신이 더 늙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 같이 외출해도 나는 쉬이 녹초가  되는데 반해, 어머니는 더없이 생생하시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 내게 즉석 식사를 내 주신다.  우리 심신이 영화 '체인지'처럼 뒤바뀐 것이 아닌지 혼동될 때가 더러 있다. 이는 비단 현실만으로 국한되지 않는 것 같다. 문학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도 보이는 젊음의 미는 이미 진실이 아니다. 가시적인 것들의 변형된 진실을 의심하고 내면의 참됨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은 나이별, 성별에 따른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인간의 행동의 변화를 관찰한다. 특히 정보 사전 자극에 따라  실험 전후 외모나 건강상 달라진 점을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인지된 심리와 그에 따른 신체의 건강 상관 관계를 분석해 낸다. 일례로, 건강한 생활 양식과 그렇지 못한 것을 연상시키는 언어를 사전에 숙지시킨다. 심리학 용어로 점화 효과라는 것인데, 긍정적 언어로 사전 자극된 피험자는 이후에 능동적으로 행동이 변화한다. 부정적인 언어 선자극도 마찬가지의 역효과가 있다. 전자로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는 사례가 적용된다. 단순한 사전 자극이 건강한 행동을 유발하고, 이는 실제 건강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다. '책은 지식과 지혜의 보고다.' 이런  긍정적인 사전 문구가 사람들의 지적탐구를 계속 자극해 왔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한 권의 책이 준 감명은 열 권, 백 권 그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쉬지 않는 문자 해독력과 사고력은 결국 뇌의 운동을 촉진시켜 뇌 건강에 명백히 도움을 주게 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우리가 좀 더 젊게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몇몇 시사점을 던지고 당부한다.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다.' 라는 가변성을 염두해 보고 정형화된 규칙에서도 다양성을 인정하기를 바란다. 숫자의 대소로 인간의 신체,인지 능력을 지레짐작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른바 숫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이다. '장애'라는 언어에서 부정적인 일상의 불편함만을 보지 말고, 그래서 지니게 된 특별한 능력-시각 불편자면 청각이 뛰어나고, 자폐증이면 계산 능력이 우수한 점 등-을 서로 존중하면서 공존하자고 말한다. 이른바 언어의 굴레에서도 탈출하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동적인 무의식적 행동에 개인이 내면으로 향한 자각적인 경고종을 울리기를 바라고 있다.

 

심리가 인체에 미치는 힘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질병이 우리를 다스리기 전에,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일상의 사소한 의식을 저자는 재차 강조한다.  발병 이후에도 외부 의료에만 의존해 독립적인 개체로서의 '젊은 나'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호소한다.  시간역행 젊음 역시 마음 먹기에 따라 상당 부분 좌지우지됨을 기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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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이름 1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 1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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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이름 속 캐릭터 이미지는 표지만큼 강렬하다. 타오르는 붉은 머리에 차가운 눈빛을 가진 의문의 남자,크보스. 요즘 선호하는 따뜻한 남자의 경향을 거스르는 인물이다. 왠지 가까이 하기에는 거부감이 있고, 멀리서 바라보기에는 멋진 남자다. 판타지 영화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완벽해 보이는 주인공이 아닌 유머가 있고 철학이 있고 엉뚱한 면이 있는 캐릭터가 좋다. 현실속에 있을 법한 인물이 비현실 속에서 존재하고 플롯 전개는 환상속에 있는 그런 스토리가 좋다.

바람의 이름은 책으로는 좀처럼 빠져들 수 없었다. 주로 영화나 드라마로 이런 류를 즐겨왔던 까닭이라고 굳이 위로한다. 마법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마법의 언어와 독특한 이름들을  각인시키는 저자의 기술이 왠지 미흡한 느낌이다. 영화로 제작되면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1부의 서술 자체가 내게는 느슨하다. 2에서 3부까지 출간될텐데, 좀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전해 오지 않는다. 그런 서술 템포때문인지  배경이나 크보스를 둘러싼 과거나 소유 능력들도 내게는 식상했다.


기회가 되면 후속편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되면 좋겠다. 판다지는 환상 속 색다른 인물 설정이나 음모를 파헤치는 매력적인 큰 줄기에 피고 지는 잎새의 향연이 얼마나 어필되느냐가 중요하다. 혹은 작가에 따라 평범해 보이는 소재에서도 무대 설치만으로 넋놓고 바라다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은가가 독자의 한 사람인 내게는 중요하다. 책이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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