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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계 -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매혹적인 심리 실험
엘렌 랭어 지음, 변용란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몸과 마음은 별개인가?
심리가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만큼일까. 만성 두통에 시달려온 나는 의식적으로 시원한 바람이나 신선한 공기를 상상할 때가 많다. 호흡을 가다듬고 들이킨 상쾌한 숲 속의 이온은 현실이 아니나 효과는 남다르다. 물론 통증이 경미할 때만 통하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무시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 상상속에 있다. 플라시보 효과라는 위약 효과가 이미 그 가짜 효능을 입증받은 상태임을 감안해 보면 이해가 빠를 듯 하다.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었을 이 효과는 단순히 인간의 몸이 신체 따로, 마음 따로 구분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좋은 예다. 이같은 마인드 컨트롤이 실제로 인간의 신체 건강에 기여하는 바를 저자는 심리학적 접근법으로 입증해 보인다. 우리가 평소 신체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스스로의 노력은 어쩌면 표면적이지 않았는지 또한 일반적인 가치관에 지나치게 치우쳐지진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치과 정기검진은 요즘 웬만하면 의례화되었다. 먹는 것만큼 신체에 직접적으로 이바지하는 것은 없다. 그럼에도 치아에 대한 자가 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한다 해도 성인이후, 충치 한 번 안 걸린 사람은 아주 드물다. 치과에 가면 의사에 따라 충치에 대한 진단도 가지각색이다. 무턱대고 소중한 본치를 떼우거나 함부로 발치하고 후회하는 사람도 적잖이 보인다. 실정이 이러하니, 미심쩍은 진단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한 의사에게 100% 의존하지 말고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사람이 내린 오진 그리고 그로 인한 의료미스 분쟁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저자 엘렌 랭어는 의사라는 신분이 일반인보다 의료 전문 지식이 풍부할 뿐이지 그가 내린 모든 진단이 꼭 옳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한때 과학도였던 저자로서 첨단 의료에 대한 신임이 우리네 어르신 수준이다. 왜일까. 한 번의 발치로 다시는 자연치가 아닌 의치를 달고 살아야 하고 치과라는 의료기관의 도움을 끊임없이 받아야 함을 생각해 보자. 저자의 경우, 이유는 치매 판정을 받은 가족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에서 기인한다. 오진이 있기 전, 함께 한 가족은 정상인과 다름 없었다. 일반인이라는 시각이 부른 관계의 자연스러움은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그 시간들의 각별함을 더한 것 같다. 치매라는 오진은 뒤늦게 암으로 판명되었지만, 더 이상 관계의 진전은 없었다. 가벼운 외상과는 달리 잘못 의심된 인식의 상처는 치유가 되지 못하고 발병의 원인이 되었다. 치매 가능성으로 여전히 불안한 환자 본인의 나약해진 마음이 첫째요, 이를 바라보는 가족의 의식과 의료기관의 불필요한 뒷바라지가 연이어 병을 키우고 만 격이다.
오진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은 공통적일 거다. 그래서 저자는 개인의 평소 의식을 강조한다. 생활 방식에 있어서 꼼꼼한 대응 자세를 취하고 질병에 관해서도 기본 지식을 함양하자는 식이다. 온갖 무명씨의 질병이 난무한 세상이다. 자신의 병력이나 개인적인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체는 자신이다. 개인의 특정 습관이 부른 예기치 못한 증상이 혹시 획일적인 사회 규범에 따라 비정상으로 오인받을 소지가 있다. 실험에서도 밝힌 바, 자유롭고 자발적인 자기 주도적인 삶은 노인들의 심리나 신체를 젊게 한다. 사소한 평소의 첵업(check-up)이 질병을 예방하고 오진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사물이나 가치가 이미 모두 그것이 아닐 것이라고 반문해 본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십진법이 통념상 일반 수적 개념을 지배하는 체계이기에 오로지 십진법으로 덧셈과 뺄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의문에 대한 예로 책은 이렇게 적고 있다. 1+1은 2일 수도 있지만, 또한 그것은 10(일공)일 수도 있다. 그리고 1일수도 있고. 어제 한 쇼프로그램에서 1월의 전 달이 뭐냐는 퀴즈가 있었다. 달력상 그것은 12월이지만, 정수의 개념상 0월(영월)이다. 이렇듯 세상은 한 가지 개념만으로 사물을 정의 하기에는 매우 복잡하다. 신체 나이는 그저 관념화된 숫자의 나열일 뿐이라지 않는가. 혹시 부모님보다 자신이 더 늙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 같이 외출해도 나는 쉬이 녹초가 되는데 반해, 어머니는 더없이 생생하시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 내게 즉석 식사를 내 주신다. 우리 심신이 영화 '체인지'처럼 뒤바뀐 것이 아닌지 혼동될 때가 더러 있다. 이는 비단 현실만으로 국한되지 않는 것 같다. 문학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도 보이는 젊음의 미는 이미 진실이 아니다. 가시적인 것들의 변형된 진실을 의심하고 내면의 참됨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은 나이별, 성별에 따른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인간의 행동의 변화를 관찰한다. 특히 정보 사전 자극에 따라 실험 전후 외모나 건강상 달라진 점을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인지된 심리와 그에 따른 신체의 건강 상관 관계를 분석해 낸다. 일례로, 건강한 생활 양식과 그렇지 못한 것을 연상시키는 언어를 사전에 숙지시킨다. 심리학 용어로 점화 효과라는 것인데, 긍정적 언어로 사전 자극된 피험자는 이후에 능동적으로 행동이 변화한다. 부정적인 언어 선자극도 마찬가지의 역효과가 있다. 전자로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는 사례가 적용된다. 단순한 사전 자극이 건강한 행동을 유발하고, 이는 실제 건강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다. '책은 지식과 지혜의 보고다.' 이런 긍정적인 사전 문구가 사람들의 지적탐구를 계속 자극해 왔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한 권의 책이 준 감명은 열 권, 백 권 그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쉬지 않는 문자 해독력과 사고력은 결국 뇌의 운동을 촉진시켜 뇌 건강에 명백히 도움을 주게 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우리가 좀 더 젊게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몇몇 시사점을 던지고 당부한다.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다.' 라는 가변성을 염두해 보고 정형화된 규칙에서도 다양성을 인정하기를 바란다. 숫자의 대소로 인간의 신체,인지 능력을 지레짐작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른바 숫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이다. '장애'라는 언어에서 부정적인 일상의 불편함만을 보지 말고, 그래서 지니게 된 특별한 능력-시각 불편자면 청각이 뛰어나고, 자폐증이면 계산 능력이 우수한 점 등-을 서로 존중하면서 공존하자고 말한다. 이른바 언어의 굴레에서도 탈출하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동적인 무의식적 행동에 개인이 내면으로 향한 자각적인 경고종을 울리기를 바라고 있다.
심리가 인체에 미치는 힘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질병이 우리를 다스리기 전에,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일상의 사소한 의식을 저자는 재차 강조한다. 발병 이후에도 외부 의료에만 의존해 독립적인 개체로서의 '젊은 나'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호소한다. 시간역행 젊음 역시 마음 먹기에 따라 상당 부분 좌지우지됨을 기억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