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즐거움 - 누구와도 함께할 수 없는 나만의 행복 찾기
사라 밴 브레스낙 지음, 신승미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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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아 성찰에 이르는 즐거운 탐독.

 

이 책은 뉴욕타임스 120주 연속 베스트셀러였으며, 30개국에서 700만부 이상 팔려나간 밀리언셀러라고 한다. 부푼 기대를 안고 펼치게 된다. 그런데, 제목이 혼자 사는 삶이 더불어 살기보다 낫다는 오해를 받기에 딱 제격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을 보고는, "혼자 살면 즐거운가요?"하는 질문을 받았다. 그런 내용이냐는 거다. 오해시지요. 저자는 책을 통해서 개인이 어떻게 하면 풍부한 삶에 이를 수 있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공동체 속에서 살기에 우리와 다른 존재와 부딪길 수 밖에 없다. 다른 가치관이 낳은 갈등으로 정체되거나  피폐해지기 십상이다. 그렇게 연속된 삶에서 방황하는 우리가 아니기를 바라는 것이 저자의 바람같다. 진정한 나를 찾도록 편안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그 즐거움에 이르는 방법론으로 총 79가지가 목차에 올라와 있다. 내용이 개별적으로 구별되어 있어서 마음에 두는 목차부터 펼쳐 읽어도 무관하다. 하지만, 읽다보면 각각 구분되어 있는 듯해도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오묘함이란! 각 목차가 1장내지 2장 정도의 짧은 내용인데, 그 깊이란 바닥까지 다달아 있는 듯하다.그 깊숙한 진동이란! 주로 위인이나,저명 인사의 말을 빌면서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고 주제를 부각시킨다. 그리고 이어 실생활의 에피소드를 더해 독자가 친근하게 접근해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도우는 서술방식이다.  읽을수록 편안한 마음이 든다. 심신이 지쳐있을 때 이 책을 읽었다. 단비처럼 큰 안정제 역할을 한 것 같다. 주옥같이 풍부한 명언들이 한결같이 인상깊었다. 



우리는 네 개의 방에서 산다는 한 인도의 속담을 소개하고 싶다.모든 사람은 육체,정신, 감정, 영혼이라는 네 개의 방을 가지고 있다한다. 대개는 한 방에서만 사는데, 인생을 풍요하게 살아가려면 날마다 네 개의 방에 규칙적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억지가 아니라, 자연의 섭리에 따라서-. 방의 주인은 오직 우리이기에, 누군가 떠민 원치 않는 방에서 벗어나 보지 않겠느냐고 제의한다. 진정한 자아에 눈을 뜨고, 인생에 풍요로운 재미를 하나씩 새겨 보기를 바라고 있다. 그 영혼의 부름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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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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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세계를 훑어 봄 직한 여행안내서. 

 

제목처럼 여성에게 적합한 곳을 안내한다. 뷰티,쇼핑,마사지,댄스,먹거리,기타 특별 야외활동등 여성이면 은근히 해 보고 싶고, 또는 주위에서 권유하는 약간의 성고정관념이 접합된 책이다. 나라별로 구체적인 설명을 원하면 이 책 한 권으로는 설명이 턱도없이 부족하다. 아마도 몇 달을 걸쳐서 테마 여행 계획을 잡으려는 바람의 딸들에게 적합할 것이다. 전세계를 소개하는 만큼, 익히 들었을 법한 대표지 중심이 눈에 띈다. 세계 곳곳의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여행하지 않고서도 책장이 쉽게 쉽게 넘어가겠다. 요즘은 여성, 남성의 구분이 꽤 묘연해지고 있는데, 작가가 외국인이라 그런지 해외 여자 연예인들이 선호할만한 특별 휴양지 여행쯤으로 생각하고 여행서를 낸 것 같다는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 책이다.

 

여행하면 나는 무엇보다 자유다. 내가 태어난 곳이 아닌 지역의 색다른 바람을 피부로 절감하는 것이야말로! 색다른 여행일 것이다. 남들이 추천해서, 과시하기에 좋은 여행지는 초보적인 발상이지 않을까. 물론 여행에서 나는 초보다. 하지만, 여자라서이기보다, 하나밖에 없는 존재로서 내가 부딪힐 세계가 , 꿈꿔왔던 세계 여행이 더 그립다. 세계를  그리면, 즐거운 기억들이 쉬리릭 연발로 또는 쇠잔하게 떠올려지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은 거다. 나는 세계 안에 웅크린 우물 안 개구리다. 높다란 우물 벽을 넘어 비상하려는.

 

세상밖은 넓으면서도 좁아진 현실이다. 세계가 나날이 하나 같아 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이 책만 보더라도, 저자의 폭넓은 여행 경험은 세계지도를 지역 지도로 바꿔 놓은 것 같다.내키면 언제어디든 떠날 수 있어, 익히 익숙한 곳에서  마음 붙일 곳들이다. 그런데, 나라를 자그마한 지역으로 나누기엔 아직 세상은 비밀스런 곳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같은 초콜렛맛이라도 한국에서 맛보는 그것과 벨기에에서 맛보는 그것은 기분이 다르다. 감정이 섬세한 여성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그런 감성스런 세계 여행을 작가가 간과한 것 같은 오류를 이 여행서가 범한 것은 아닐까. 너무 많은 것을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가 그래보였다. 여성 여행자에겐 안전이 언제나 누리는 자유의 적. 그래서, 책은 저자나름의 안전 대응법을 공개한다. 사소하지만, 이런 누군가의 특별한 상황의 경험들이 독자가 여행서에서 누리는 재미일지다. 그런 부분들이 못내 아쉽다. 

 

잠깐 책을 들여다보자면, 전제적으로 9장으로 나누어 테마별로 유사한 나라들을 묶어 소개한다. 각 지역마다 살펴봐야 할 명승지,휴양지,저자가 생각하는 여성용 특별지역 중심인 듯이 보인다. 여자,소녀,사치와 쾌락, 영혼과 자유,묻지마여행,자연, 역사속의 그녀를 쫓아,그리고 모든 세계의 시작과 끝이라는 테마별 답사다. 다양해진 세계 여성의 구미를 충족시키기엔 테마가 부족해 보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잘 몰랐던 아프리카 지역과 중동 지역의 재발견에 특별포인트를 주고 싶다.

 

비교적 편안한 여행을 원하고, 일반적으로 여성이면 좋아할 만한 아이템에 관심이 많고, 세계의 요양지에서 심신의 테라피를 경험하고 싶은 여성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길잡이 같다. 그런 주제로 접근하면, 근사한 휴식이 주는 여행이 될 것이다. 세계는 보면 볼수록 볼거리가 넘친다. 숨은 매력을 느끼고 싶은 그런 여행지가 돋보이는 안내서가 그래서인지 난 더 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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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와인에 빠져들다
로저 스크루턴 지음, 류점석 옮김 / 아우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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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스쳐지나가는 포도원에 대한 기억이 아련히 남아있다.  키가 낮은 그 곳에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따스한 태양의 어루만짐이 느껴졌다. 토지 면적이 고만고만한 남부의 농장은 아기자기했던 기억이다. 와인 농장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드넓은 샤또와는 다른 우리만의 향토적인 냄새가 풍긴다. 와인의 원재료,포도송이를 맛볼 때, 지금까진 일차적인 미각의 추구가 전부였다. 오감 중 미각만 미련하게 누렀던 것이 포도 맛보기였다. 와인은 뭐가 다르냐구?  청각은 선택이고 나머지 시각,촉각, 후각 그리고 미각을 아우르는 것이 바로,와인 음미다.
 
여름 과일로 먹음직스런 포도는 자체로도 비타민이 풍부하다. 한데 레드 와인이 되면,항산화 역할인 노화 억제 기능까지 첨가된다고 들었다. 여기에다 최근에 밝혀진 한 자료에 따르면, 레드 와인에 자외선 차단 효과마저 있다니!  마시는 썬블럭이다. 다소 알콜이 함유되어 주류로도 인식되어지는 와인이 갑자기 확 끌린다. 그런데, 나의 와인 지식의 현주소는? 번지를 알 수 없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멋드러지게 쭉 들어선 와인 진열대를 바라본 소감은 뭐랄까, 아는 게 없다는 것이다. 알 수 없는 네임을 단 수십가지의 종류들에 알게 모르게 주눅들었던 것도 같다. 이 책에는 종류별(화이트,레드와인) 국가 대표 와인에서 등급별 와인에 대한 저자의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애정을 담아 그윽하게 표현되고 있다. 철학가인지 문학가인지 정체가 묘연할 정도다. 나도 몰래, 그가 표현하는 개성적인 와인에 하나씩 하나씩 눈독을 들이게 되었다. 그나저나 그 많은 와인을 맛 보려면 시간 꽤나 걸릴거다. 저렴하지만 양질로 선보이는 와인부터 시작해서, 저자의 추천주는 꼭 놓치지 않고 싶다. 2등급으로 프랑스를 담은 신성한 사또 트로타누아, 사랑과 믿음이 결코 식지 않은 백포도주 퓔리니-몽라쉐, 푸른 빛깔의 백포두주 중 가장 유명한 샤블리 그랑 크뤼,그리고 가장 남성적인 레드와인 에르미타주 등등이 기억에 남는다. 

오래된 참나무통에서 숙성했는데도 샤블리는 미네랄 성분이 있어서 냇가의 조약돌처럼 반짝인다. 조개요리나 하얀 소스를 바른 닭요리에 ...밤이 깊어갈 때 가만히 책상에 앉아서 홀짝이는 샤블리에 곁들일 수 있는 환상적인 안주는 또 한잔의 샤블리뿐이다.-101

이 백포도주(퓔리니-몽라쉐)는 내가 트로타누아를 훔쳐마실 때와 같은 계시를 보여주었는데, 잔 속에서 떠오른 한송이 버터 같은 꽃잎이 사과맛 나는 수정빛 열매를 둘러싸고 있었다.나는 이 와인 맛의 오묘함과 명료함을 ...필리니-몽라셰와 비교해 보았을 때 이전에 내가 마셨던 백포도주는 시시하기 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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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질은 재배하는 토양의 질에 달려있다고 책은 여러번 강조했다. 미네랄이 풍부한 토질 자체가 그 곳에 뿌리내린 포도맛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고, 이는 와인의 깊은 맛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잘 일구어진 토양의 양분이 특정 지역에서 출하된 와인의 격을 한층 높여 준다는 얘기같았다. 예전에는 와인하면 보르도와 부르고뉴산을 떠올렸는데, 지금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유럽뿐만 아니라, 중동,남아프리카,호주,미국 캘리포니아까지 두루 재배되고 있어 특유한 맛을 각자 자랑하기 때문이다.와인이 이렇게 널리 보급되어진 것에는 와인 생산지가 문화의 아이콘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은근한 자부심을 내비친다. 갑자기 우리의 실정이 궁금해진다.

청포도,거봉,흑포도 등의 포도빛깔 만큼이나, 섬세한 와인의 빛깔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충동이 마구 밀려온다. 다시 되뇌여본다. 와인 음미는 오감에 가깝다고. 코 끝으로 전해지는 찡한 후각의 첫터치에서 그 향기를 느끼고,오묘한 빛깔에 눈이 매료되고 , 와인잔과의 접촉에서 촉감을, 그리고 혀로 전수받는 미각의 협주곡이 신의 물방울 와인인 것이다.  청각만 만족시키면 완벽한 조화다. 좋아하는 음악이라도 곁들여 보자. 오감이 충족되기 시작하는 순간이 되리라. 

이 책과의 만남은, 술도 음료수도 아닌, 오감이자 문화인 와인과의 만남이었다. 와인에 대한 관심이 절로 일고,눈여겨 와인을 바라다 볼 수 있게 해 준다. 저자가 가진  애착의 일부분이라도 공유하고프다. 와인 레이블이 잘 보일 수 있는 크기의 컬러사진이 제공되었으면 한결 멋진 책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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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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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이란 자신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는 장소에 이르는 것이다"
- 나탈리 크나프,베를린의 여성 철학자

' 내게도 쉴 권리가 있다!' 일정이 빡빡한 현대인이 마음 한 구석 한 번쯤 포효했을 법한 문구다. '좀 쉬자,사는 게 사는 게 아니군...' 기쁘게도 적기에 휴가철을 맞았다. '무얼 하나?' 하지만 진정 휴식의 시간이 닥쳐도,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이기 일쑤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 또는 계획없이 지루하게 보낸 경험 때문에 불안해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 같다.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 권하는 휴식 설계의 기술이 바로 이 책이다. 

과거와 달리,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만큼 현대인은 그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서 더욱 전전긍긍하며 사는 양상이다. 책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세계는 원래 크기의 약 60분의 1로 줄었다"(p188)고 꽤 정확한 로자의 지적을 들었다. 이렇게 쫓기는 시간의 압박 때문에 휴식은 무용한 것, 성장에 해가 되는 것으로 잘못 오인되어지기도 했다. 책은 그런 오인된 인식을 바로 잡고 휴식의 개념을 전환시켜준다. 휴식이야말로, 파릇파릇한 창조력이 돋는 새싹의 근원이라고 한다.  

휴식---!  '쉰다'는 것은, 무작정 내려놓는 것이다. 어린 아이처럼, 시간을 잊고 그저 지금에 몰두하는 것이다. 아이처럼, 아무런 댓가를 생각하지 않고, 신나고 즐겁게 편안하게 빠져들어가는 것이다. 대나무를 물고 있는 팬더를 떠올리면 얼굴에는 미소가 절로 생긴다.귀에는 웃음 소리가 들린다. 이 팬더가 몰입하여 얻은 행복감을, 한 헝가리 심리학자는 '플로우(flow)'라고 했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 빠져든 일에서 느끼는 기쁨을 만끽할 따름이다. 여기서 '휴식의 새로운 개념은 행복'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쉬는 것은 불행의 불씨가 아닌, 행복의 원천으로 바뀌었다. 

휴식을 제대로 활용한 인물들 중에 위인이 제법 많다. 전형적인 늦잠꾸러기에서, 낮잠을 즐겼던 위인으로 아인슈타인,데카르트,윈스턴 처칠, 에디슨 등이다.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의 파워 피플도 적잖다. 그 방법은 수면에서 명상, 음악 미술 등의 예술활동, 여행, 그리고 따로 안배한 심료치료 시간 등등 가지각색이다. 휴가로 꼭 과시적인 해외여행일 필요는 없다. 자신에 맞는 휴식 방법이 적격임을 되새길 필요가 있었다. 뿐만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행복도 있고, 가장 보편적이면서 안정적인 독서도 빼놓을 수 없다.

휴식은 인생 항로를 재설계하는 행복한 기회이다.  이 때 나의 습관을 변경하는 계획을 짜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등산가처럼, 단계적인 전략을 세운다. 그리고 주위에 나의 목표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일기처럼 기록해 보자. 이런 구체적인 계획이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고 저자는 전한다. 휴식은 재충전의 기회이다. 빨리빨리가 몸에 베인 습관을 타파하고, 멀리 그리고 넓게 보는 인내를 가져야 겠다. 책을 통해서 여러모로 휴식의 개념을 쇄신한 계기가 된 것 같다. 휴식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이제는 시간과 사회가 정한 틀에 속박되어 다소 힘겨웠던 '종'에서 벗어나 보는 것도 좋을법하다. 행복의 중심, 휴식 통해서 시간을 재설계하여 여유로운 '주'가 되어보자. 생각만 해도 도파민이 솟구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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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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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우리는 가족과 분업하며 정도의 편리함에 익숙하다. 독립에는 이전에 생각지 못한 부수적인 잔업들을 감당해야 하는 의무가 지어진다. 이것이 우리가 홀로 설 때, 이성적으로 힘든 부분일지도 모른다. 예전의 나와 현재의 나는 서서히 달라지는 것 같다. 세상을 조금 더 알아갈수록 그에 대한 극과 극의 찬미와 혐오가 때때로 교차하며 다가옴을 맞는다. 싱글조차도 때로 독립에 대한 불만이 다분한데,  배반당한 애 딸린 돌싱의 홀로 서기는 얼마나 비참할까. 

찌는 듯 작열하는 여름, 텅빈 듯한 이탈리아의 도시 휴가 문화, 바람난 남편을 옹호하는듯 보이는 그럴싸한 주위의 인간관계, 갑자기 이혼 통보를 받은 버림받은 여자, 올가의 집중적인 심리 묘사가 동선을 따라 움직이듯 이 소설은 기술된다. 무덥다고는 해도 아직 장마의 그늘에 드리워져 있는 같은 시간,여기 한국과는 사뭇 다른 절묘한 한적함이 그 곳의 땡볕 더위속에 떡떡 달라붙어 있는 것만 같았다. 그 공허한 시간적 배경안에, 홀로 부산을 떠는 여자의 움직임이 유난히 떠들썩하게만 들렸던 책이다. 속마음은 한없이 공허해져만 갔고,  홀로된 아내의 불안과 배신의 감정은 이 여인을 더욱 세차가 뒤흔들고 있었다. 너무나  솔직한 아내의 심리가 탁월하게  글로 쏟아진 작품이다. 손에 잡는 순간, 끝까지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다음은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잔뜩 긴장된다.  이보다 솔직할 수 있으랴! 싶다.

그런 좌충우돌 방황 후에, 그녀가 안정을 찾은 이는 이웃 음악가였다.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이 사람으로 인해 평온해 지는 순간이 다행이도 마지막에는 그려졌다. 행동도 생각도 너무 솔직해서 가식없는 그 모습이 어수선해 보일 때도 있었다. 주위 인식을 아랑곳하지 않고 개를 매정하게 매질할 때는 무섭기도 했으며. 한 여자가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자로 평가받은 남편탓에 가슴앓이를 하는 모습에 여자의 인생이란 참 무엇인가.하는 씁씁함이 들었다. 의외로 가정에 충실한 서구 여성에 놀랍기도 하고, 소문대로 바람끼 다분한 이탈리아 남성에 대해 같이 질책하기도 했다. 자신의 소중한 삶이 갑작스런 공황에 휘둘리지 않도록 평소에 꾸준히 개척해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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