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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홀로 선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우리는 가족과 분업하며 정도의 편리함에 익숙하다. 독립에는 이전에 생각지 못한 부수적인 잔업들을 감당해야 하는 의무가 지어진다. 이것이 우리가 홀로 설 때, 이성적으로 힘든 부분일지도 모른다. 예전의 나와 현재의 나는 서서히 달라지는 것 같다. 세상을 조금 더 알아갈수록 그에 대한 극과 극의 찬미와 혐오가 때때로 교차하며 다가옴을 맞는다. 싱글조차도 때로 독립에 대한 불만이 다분한데, 배반당한 애 딸린 돌싱의 홀로 서기는 얼마나 비참할까.
찌는 듯 작열하는 여름, 텅빈 듯한 이탈리아의 도시 휴가 문화, 바람난 남편을 옹호하는듯 보이는 그럴싸한 주위의 인간관계, 갑자기 이혼 통보를 받은 버림받은 여자, 올가의 집중적인 심리 묘사가 동선을 따라 움직이듯 이 소설은 기술된다. 무덥다고는 해도 아직 장마의 그늘에 드리워져 있는 같은 시간,여기 한국과는 사뭇 다른 절묘한 한적함이 그 곳의 땡볕 더위속에 떡떡 달라붙어 있는 것만 같았다. 그 공허한 시간적 배경안에, 홀로 부산을 떠는 여자의 움직임이 유난히 떠들썩하게만 들렸던 책이다. 속마음은 한없이 공허해져만 갔고, 홀로된 아내의 불안과 배신의 감정은 이 여인을 더욱 세차가 뒤흔들고 있었다. 너무나 솔직한 아내의 심리가 탁월하게 글로 쏟아진 작품이다. 손에 잡는 순간, 끝까지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다음은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잔뜩 긴장된다. 이보다 솔직할 수 있으랴! 싶다.
그런 좌충우돌 방황 후에, 그녀가 안정을 찾은 이는 이웃 음악가였다.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이 사람으로 인해 평온해 지는 순간이 다행이도 마지막에는 그려졌다. 행동도 생각도 너무 솔직해서 가식없는 그 모습이 어수선해 보일 때도 있었다. 주위 인식을 아랑곳하지 않고 개를 매정하게 매질할 때는 무섭기도 했으며. 한 여자가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자로 평가받은 남편탓에 가슴앓이를 하는 모습에 여자의 인생이란 참 무엇인가.하는 씁씁함이 들었다. 의외로 가정에 충실한 서구 여성에 놀랍기도 하고, 소문대로 바람끼 다분한 이탈리아 남성에 대해 같이 질책하기도 했다. 자신의 소중한 삶이 갑작스런 공황에 휘둘리지 않도록 평소에 꾸준히 개척해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