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은 뜨겁게 접촉은 가볍게 레이첼의 커피 2
밥 버그.존 데이비드 만 지음, 안진환 옮김 / 앱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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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파는 상품, 맥거핀으로 관계속에서 삶을 풍요롭게 하자.~

 

최근에 관계로 곤란을 겪었던가. 고집과 주장이 강할수록, 사람들과 원만히 지내지 못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기에, 절충선에서 관계를 미리 차단하는 것도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예외가 아니라고? 지구가 일원화되면서,더욱 다양한 인격들을 접촉할 기회가 많은 것은 한편으로 축복이고 또 한편으로 불행이다. 축복은, 아마도 숨어있는 재능들과 조우해서 그것을 성공적인 삶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회 제공 때문일 것이고, 후자는 거기에 따르는 위험 때문에 상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은 이런 관계를 누가 더 효과적으로 이끄는가와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다. 생이 형성하는 성패를 이 책은 관계의 오법칙을 적용하여 영감을 준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타이틀은 아주 익숙하다. 다 주기 때문에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지만, 그것은 물질적인 면에서이고,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보상으로 되돌아 온다고 볼 수 있다. 비록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아낌없이 주는 마음으로 개인은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베풂에 어떤 댓가도 바라지 않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다.박애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만, 댓가를 요구하는 않는 참마음은 흔하지 않은 것 같다.스스로 '건강한 면역체계'를 갖추고 초점을 맞추어도 선행을 악이용하는  접근이 생긴다. 저자는,이 문제를 결국은 해소될 것으로 믿는데,우리 개인에게는 쉽게 넘을 수 없는 관문처럼 느껴진다. 그 전에 타인의 인격을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함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먼저 앞서게 됨을 어쩔 수 없다.이제, 풍요로운 삶의 바탕이 되는 법칙을 알아보자.

 

1.가치의 법칙-가장 중요한 성공의 초석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가치를 창조하자.많은 이가 삶의 최고의 가치로 꼽는 사랑의 원리가 바로 이것이라고 한다.(P.42) 여기에는 탁월성, 일관성, 배려,공감 그리고 감사의 다섯가지 방법이 소개된다. 탁월은 금전적인 댓가를 초월해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고 그것을 즐거움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개인적으로 저자가 말한 탁월하다'를 특별하다'로 치환해서 생각하고 싶었다.책의 예문을 무리없이 이해하기 더 쉬워진다. 일관성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제 아무리 달라보여도, 그의 말과 행동이 엊나가는 것을 목격하면 어떻게 상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배려는 타인의 입장에서, 섬세한 곳까지 신경 써 주는 것이다.평소에는 세심한 편이었다고 해도, 사실의 객관성을 떠나 피해자라는 부정적인 주관성에 휘말리면 안 된다.내 입장이 개입돼 실수할 여지가 있다.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항목이다.공감은 지나가던 사람도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나도 그래~라는 한 배에 탄 심정은 상대를 보살피게 만든다. 이 모든 관계를 만들어주신 것에 대해 깊히 감사하는 자세 또한 중요하게 거론된다.

2.보상의 법칙-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것에 대한 불평이 많다. 수고에 대한 보상 체계 시스템을 헤아려 보지만,평등은 현실과 꼭 비례하지만은 않는 것 같다. 혹자는 자신이 리뷰어로 낙첨된 것에 대한 불만을 터트린다. 타인보다 다량의 리뷰에도 특정 리뷰어로 당첨되지 않는다는데,아마 그것은 결정권을 쥔 심사자가 그와 관점이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즉,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친 사람들의 수와 비례해 보상의 기준이 세워진 것이다.(P.66) 이렇게 보니, 열심히 관계로 활동한 블로거가 다작의 리뷰로만 활동한 블로거보다 당첨의 기회가 자주 주어지는 것이 이해되고도 남는다.이 팁을 활용할 리뷰어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3.영향력의 법칙- 보상의 법칙을 좀 더 발전시킨 법칙이다. 진정한 영향력은 평판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세일즈에서,평판 즉 입소문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화장품 방판으로 성공 신화를 거둔 모기업도 그렇고,독서 리뷰도 그런 목적에서 생각해 보면 더 쉽다.심사의 기준은 추천수와 댓글이 한 몫하는 경우가 많다. 동의하는 가운데,이 법칙은, 씁씀함을 남기는 문제점이 있다. 전자에는 조작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후자에는 정에 이끌린 무작위적 추천 클릭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저자는 이런 문제점을 언급하지 않았다. 

 

4.진실성의 법칙- 보상이나 영향력의 법칙은 다소 진실성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점을 노출시켰다.개인이 가치있는 목표를 가지고,열심히 노력하고 항상 호인의 마음가짐을 가져도 현실화될 수 없는 불평에 대한 일종의 약삭빠른 대응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본질로 승부하라.지나친 평판조차도 진실을 간과할 수 없다. 어딘가에 숨어있는 보석은 그 누군가가 발굴할 날이 온다.그리고 그 보석은 진귀하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빛을 발할 것이다.책에서는 진실을 외부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당신의 내면에서 추구하고 인식하는 것이다.(P.162) 신실함,Integrity,과 아주 근사값을 가진 단어로 온전한 상태를 의미한다.언행의 일치를 의미하기도 한다. (P.163)

 

5.수용의 법칙-상기 네 가지 법칙이'주기'라면, 마직막은 마음을 열고 기꺼이 '받기'동작이다. 성공 창출을 위해서는 받기를 베풂의 한 가지로 간주해 상대의 호의를 감사히 받고 유쾌한 인상을 남기자고 한다. 수용과 관련해 '선물'의 개념을 도입하는데, 적어보면, 선물은 종종 낡고 기름때 묻은 작업복 차림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저지른다.(P.225) 기회를 선물에 대입하고, 위기를 작업복에 대입하면 용기의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미지의 영역으로 넘어서기에, 상처받을 수 있는 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수용 법칙은 가장 실행하기 힘들다고 한다. 위험은 기회이자 선택이다.(P.229) 주의해야 할 점은,경제적인 부담이 없는 한에서,선물의 수용을 예로 들었다는 점이다.책,펜처럼 가벼운 성의였다.

 

세일즈는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상품 판매가 목적이라면 먼저 판매자,사람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당신이 파는 상품, 맥거핀을 효과적으로 세일즈하는 방법을 비즈니스를 초월해 인간 관계로까지 확장,적용시킨다. 관계에 취약한 나는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고,그런 취지때문인지 얻은 바가 많다. 가치의 법칙에서 배려'를 망각한 경우가 있었고,수용의 법칙에서 기꺼이 감사'를 받지 못한 우를 범했다. 근본적으로,관계의 중요성을 간과한 점, 스스로 불만족한 성과에 대한 칭찬을 기꺼이 수용할 수 없었던 점들 때문이었다. 내 생각에 빠져서 살아온 경향이 있었다.  

 

각각의 법칙들은 참 주옥같다. 가슴에 각인하고 싶은 명언들도 많아 공감도 그만큼 크다. 하지만, 여전히 수용의 법칙에는 의문이 남는다.가령, 성의로 주는 작은 선물은 기꺼이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문제는,정치나 사업에서 논란이 되는 이른바 검은 돈이다. 무조건 수용할 수 없는 흑심이 거기엔 도사리고 있는데 이런 것까지 세심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마지막에 좀 더 섬세한 예를 들어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관계에 무척 취약해서 고민하는 까닭에, 하나부터 열까지를 기대하는 관계 바보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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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델스존,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4
닐 웬본 지음, 김병화 옮김 / 포노(PHONO)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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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음악가,멘델스존(1809-1847)의 음악을 듣다.

 

음악은 청각적 이미지다. 눈으로 파악할 이미지가  아니라, 귀를 통해 우리가 그려가는 회화가 음악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인지, 분위기에 따라 더 다양하게 해석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해설이 딸린  음악서를 읽지 않아서인가, 가락이 아닌 글로 읽는 음악은 어쩐지 어색하다.  해석하는 이의 정통법은 일획적인 상상을 심어줄 여지가 있지만, 일상에 지친 머리를 식히는데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음악을 일독한 후의 느낌은, 여러번 반복해서 귀에 익은 심상보다 그 감흥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체험하는 것,예술은 그런 것인가 보다.

 

낙소스 레이블,전문가용 음악 시리즈인가.아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는데. 일반인의 선정이 모호한 것 같다. 내게는 굉장히 딱딱한 문체였기에, 쉽게 감기지 않는다. 모짜르트,베토벤,하이든,쇼팽,말러에 이어 멘델스존이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6인 시리즈에 이름을 올렸다.  슈베르트 빠진 멘델스존의 등장! 의아하다. 제 2의 슈베르트라 불린 그의 삶과 음악이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족하다. BBC 음악 전용 채널(BBC 뮤직매거진)에서 슈베르트를 누르고 영예의 1위를 차지한 이 음악가는 어떤 이인가.

 

멘델스존의 음악 한 번쯤은 누구라도 들었을 것이다. 결혼식장에서 매번 연주되는 <결혼 행진곡>을 작곡한 음악가가 그다. 그것은 <한 여름밤의 꿈>의 부수 음악으로,세익스피어 희곡을 읽은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프러시아(현재 독일) 태생인 그는 문화계의 로스차일드 가문 출신이다. 부친은 당시를 주무르는  재력가인 은행가였고, 모친은 사교계와 발 넓은 음악가였다. 어려서부터, 상당한 집중 교육을 받은 덕에, 습관이 되어서인지 죽은날까지 한시도 쉬는 날이 없었다고 한다. 가문의 재력 덕에, 그의 집은 당대 현인들의 모임장소였다.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가정교육을 직접 받았고,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던 그는, 상당한 재능의 소유자임을 짐작하게 한다.

 

모짜르트,베토벤,슈베르트 등의 거인들이 가난에서 허우적 거리지 않기 위해 몸부림쳤던 것과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과장해서 100미터 달리기로 치면, 50미터는 먼저 출발한 배경을 지닌 멘델스존이다.음악은 어떨까. 그의 최고작이라는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는 곡명이 낯설어서 그렇지, 들어보면 아, 이곡~하는 익숙한 곡이다. 1838년에 구상해서, 1844년에 완성되었다. 작곡가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음에 심취했으며,또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을까.짐작해 보게 한다. 명곡은 그렇게 탄생하는 것이었다. 카덴차(cadenza)라고 협주곡에서 독주자가 고난도의 기교를 부리는 부분이라는데, 이것이 재현부에 소개되는 것으로 유명한 곡이라고 한다.당시에 카덴차는 재현부 뒤, 코다 사이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책에는,별도로 CD 2장에 소개된 그의 명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해당 음악마다 책속에 강조색을 입혀 놓았다. 나중에 해당 음악에 대한 보충 설명식으로 페이지를 들쳐 볼 수 있게 표시를 해 둔 것이다. 해리포터처럼, 그 곡을 손으로 클릭하면, 바로 연주되는 마법의 종이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자책이면 가능하지만,PC 앞에 있어야 한다는 단점 때문에 마법이 그리워 지는 책이었다. 멘델스존이라는 거장의 음악을 새로이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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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예술 찾기 - 예술 도시를 말하다 Newyork
조이한 지음 / 현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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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화집을 봤을 때, 작가를 모르고 접했다. 그 때는 그림이 백지와도 같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또는 어떤 계기로 내 안의 심미안을 소생시키는 특정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어떤 친근감 같은 것으로 다가온다. 나는 초기의 지식 백지화 상태를 나쁘게 생각지 않는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공간이 활짝 열려있기 때문이다. 어떤 편견도 없다.커가면서 차츰 이 그림들에 좀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되면서 작가를 귀동냥하거나,검색해 보게 되었다.그런 검색 지식은 일반인인 내게 이미 안 작가의 경향을 깨닫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처음 만났을 때의 신선함,신비감을 대신할 수 없다. 하얀 바탕 위에서 내 자신이 느끼는 그림의 의미를 사랑한다. 지금은 모를 뿐, 눈뜨게 될 순간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있다.

 

저자는 이미 세계 미술관을 두루 섭렵하신 미술관련 전문가이시다. 그래서라고 난 생각한다. 그림 자체만을 놓고 설명하기 보다, 작가의 이력,성장 배경을 그림에 앞서,또는 같이 설명해 나가는 전개를 펼친다.(작가의 입장은 책에서 이미 다르게 밝혀 놓았다.배경지식과 그림과의 이해는 시너지 효과라는 입장이시다.) 사람에 따라 다른데, 그림부터 보는 것에 우호적인 입장에서는 무한 공간에 칸막이를 은연중에 치고 싶지 않다.작가의 그림이나 작가를 주관적으로 해석할 생각의 자유,포용력을 박탈하기 때문이다.저자도  빌레르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젊은 여인>에서 밝힌 바 있다..마리-드니즈 빌레르는 다비드의 여제자다. 이 그림이 발견될 당시 작자 미상이었기 때문에, 다비드풍의 이 그림에 비평가들의 찬사가 끊임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제자인 여성화가 빌레르작임이 밝혀지자, 전복된 혹평의 무더기란...

 

20세기 현대 미술의 메카, 뉴욕에는 '한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듯, 이제 미술계의 모든 길은 뉴욕으로 통한다'라고 할 정도로 예술가가 많이 거주하고, 미술관도 많다.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부터, 3대 현대 미술관의 하나인 뉴욕 현대미술관,모마(Museum of Modern Art)와 더불어,개인 저택이 하나의 미술관이 된 프릭 컬렉션(Frick Collection), 메트 다음으로 많은 소장품을 자랑하는 브루클린 미술관(Brooklyn Museum),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칸딘스키 열광자라면 필수 코스, 구겐하임 미술관(The Solomon Guggenheim Museum),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최신 전시장 디아비콘(Dia:Beacon), 뉴욕에서 만나는 독일, 노이에 갤러리(Neue Galerie), 기타 미술관, 갤러리, 미술 시장 등 한꺼번에 뉴욕의 보물이 쏟아져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은, 미술관 소개뿐만 아니라, 챕터마다 일상적인 뉴욕 스케치란을 통해 저자가 직접 겪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뉴욕의 편리 시설까지 짬짬이 선보이고 있다. 뉴욕 미술관에 걸린 미술작품에 대한 방대한 해석이 아니라, 각각 미술관이 내거는 대표 작가의 지식 축적에 더 적합한 내용이다. 특히, 미술사의 흐름이라든지, 여성 화가(조지오키프:메트,주디시카고:브루클린 미술관,잉카 쇼니바레:브루클린,루이스부르주아:디아비콘)의 소개가 여타 미술관련 서적에 비해 비중있게 다루어짐을 알 수 있다.책을 읽고 나서보니, 미술사와 젠더학을 공부한 저자의 전공과 무관하지 않았다. 그림부터 보고 작가를 보는 순으로 전개된 독서의 즐거움이다.

 

미술작품이라면 혹시 손 내젓는 독자, 하지만 관심있고 뉴욕의 생활상까지 궁금하다면 딱 맞춤책이다. 그림 이면의 작가,흐름 등에 대한 알파 습득에 어쩌면 더 만족한 것 같다. 그러면서도 아쉬운 작품 가짓수에는 여운을 남긴다. 이제는 뉴욕 미술관 하나를 다룬 책과 만날 호기회를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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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완전 정복
마크 사버스 지음, 권경희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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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도 바람난다'라는 말을 접했다.  결혼전에 불타는 연애감정이 사라지는 이유란 무엇일까. 특히, 순정남이 바람둥이가 되어버리는 이유는 더 궁금하다. 얼핏 결혼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일리 있는 생각이다. 제도에 얽혀, 자유롭게 연애하며 이상하던 짝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결정타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부부 생활에도 연애 시절만큼이나, 이상이 있을 것이다. 그 이상, 즉 믿음이 흔들려서 바람이 일기 시작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하게 되었다.  책의 주인공은 순정남이었다. 그런 그가 결혼과 동시에 바람둥이로 전락한 이유를 한 성인의 요절복통 웃음 성장 과정을 통해 밝힌다. 이 소설은 어른의 내면 성장기로 일축된다.

 

주인공,해리는 방사선과 의사다. 진료차 우연히 만난 아내, 안나는 완벽한 결혼 생활을 안겨 줄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도 둘은 상대의 내면을 향한 사랑을 키웠고 결혼에 골인했다. 그런데, 1년 후 사돈의 집에 인사차 방문하면서부터 순정남 해리는 이른바, 해리-Land에 안착게 된다. 해리 랜드는 어딘가에서 길을 헤매고 있는 해리 자신의 세계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요상한 사고의 순환, 즉 해리 우로보로스(P10) 내면에서 막무가내로 돌출하는 순간들이다. 순정남이 자제가 안 되는 공간에 갇혀 버린 것이다.

 

해리의 경우, 바람은 내,외적으로 일었다. 하나는 결혼 전에 없던 아내의 외모 지적에서 생겼다. 겉으로는 허리에 타이어를 두른 중년 남성의 표본에 태연한 척해도, 벌어진 아내와의 사이에서 그런 사소한 지적이 또 다른 해리 우로보로스(꼬리를 삼키는 자. 커다란 뱀 또는 용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삼키는 현상)를 꿈틀거리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주위에서 '제 2의 해리'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쪄면 당연지사가 된 한국 중년 남성의 비만 허리 둘레를 아내가 연달아 3번 지적하자, 큰 소리를 내셨다는 분이 계셨다. 단순히 소설속에서만 개연성을 가지는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더니,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가상세계가 우리 현실과 이토록 닮았다니! 이 같은 이야기를 실제 접하자,  애정어린 말에 대한 생각이 깊어져서 나도 빛-Land에 빠져 버릴 것만 같다...

 

또 다른 하나는, 가문과 명분을 중요시한 결혼 후 아내의 사고 이동이 문제였다. 둘은 자유연애로 결혼한 케이스다. 하지만, 결혼 후 아내는 실리 중시에 깐깐한 장모와 닮은 꼴로 변모해 간다. 해리의 학벌까지 허위직고를 하는 바람에 해리 랜드 속의 소용돌이는 끝이 없다.이 외모 집착 때문에, 결국 아내는 불상사를 당하게 된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 챈 아내는 성형'이라는 아리송한 결단을 내리고,수술 중 사망에 봉착하는 것이다. 저자가 황당한 이런 결말을 우리에게 던지는 이유가 없지 않다고 생각했다. 해리의 속마음을 간과한 이런 결정에 해리는 무심했고, 아내의 갑잡스런 죽음에도 그리 슬퍼하지 못한다. 끔찍히 사랑했던 아내에 대한 해리의 복수는 매정해 보이기도 하고, 바보스러워 보이기도 하다.아직 해리랜드에서, 복수에 불타는 에드몽 당테스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뜻밖에 시선을 잡는 부분은 주인공과는 비교도 안 되는 할당량을 차지하는 아내의 언니이다. 그녀도 뚱보다. 해리의 표현에 따르자면, 그를 능가한다. 해리가 타이어 하나라면, 그녀는 두,세개쯤 걸쳤다. 배꼽잡는 부분은 이 처형의 돌같이 흔들림없는 성격이다. 돈으로 해결 못할 것이 없는 이 자매는 성격이 판이하다. 외모로 매력적인 아내 안나와는 달리, 처형은 내면이 더 아름답다.  남들이 혐오하는 뚱녀지만,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비만을 수정할 의향이 눈꼽만큼도 없다.날씬한 것이 대수냐는 그녀는 정말 당당하다. 해리도 아내보다 가난한 그를 심성만 보고(전에는 순진남이었다)  맞아준 처형에게 감사하고 놀랄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그녀를 '명문가 사교계의 이단아'라고 부르면 딱 어울린다. 외모로 사람 잡고, 배신하고 기만하는 사람 한 두 번 본 것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 인물 통쾌 그 자체다. 해리와 더불어 이 책의 백미.

 

작가는 <포보스>가 뽑은 인기 최고의 웹블로거이다. 그것을 감안하면, 그 문체의 적나라함을 상상할 수 있다. 우리도 한 때, 인터넷 소설이 화제 몰이를 한 적이 있다. 그런 류는 인기만을 노린 함정이 있기도 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다. 코믹하기만 한 것이다.하지만 이 책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고 시사하는 바가  많다. 우연이 필연이 된다고, 분노로 시작된 바람이 해리를 한층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시킨다.  부부간의 딜레마를 유쾌하게 끌어내면서도, 그 속에 진중한 인격의 수정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자칫 통속적이기 쉬운 주제를 , 방대한 독서를 한 작가는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아름다운 결혼 유지를 위한  미혼남녀가, 결혼 전에  읽어뒀으면 하는 책이다.딱히 꼬집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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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너무 사랑한 남자 - 책 도둑과 탐정과 광적인 책 수집가들에 대한 실제 이야기
앨리슨 후버 바틀릿 지음, 남다윤 옮김 / 솔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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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하는 독서가들에게 책 선물에 대한 반응은 아주 만족,별 다섯일 것이다. 고전,신간을 막론하고, 책이라면 입이 귀까지 올라가 미소라는 마스크가 절로 씌워진다. 그런데, 만약 선물받은 책,한 권에 수 십만원에서 수 억대를 호가한다면 어떨까? 하루하루 생활에도 급급한 소시민들에겐 위화감을 줄 만한 얘기다. 하지만, 어디엔가 이 고가 희귀본이야말로, 내가 원하던 그.책!이었다고 단정할 사람도 있겠다. 이것이 바로 주인공(존 길키),책 도둑의 이야기다. 그의 마음은 언제나 희귀본에 사로 잡혀있다.그런데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없는 형편이다. 그런 그의 심리를 합리화하는 방법이 사기 형태로 책을 훔치는 일이었다.  

길키는 수집가다. 다양한 수집을 하지만,그 중심에는 떡하니 책이 꽂혀 있다. 저자 엘리슨은 책 때문에 감방을 수시로 드나드는 이 책 도둑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해서, 면회와 가석방간에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그와의 만남을 가져왔다. 책도둑인 길키는, 상위층의 부유한 생활에 대한 환상이 서려있는 사람이다. 어려서 그리 부유하진 못했지만, 지적인 이 절도범은 고가 책들을 소장함으로써 그의 존재를 확인하는 식의 삶을 선택했다. 타고난 매너와 말솜씨로 고위층을 상대하는 백화점 매장에서 일하게 되고, 그들의 카드 정보를 슬쩍하곤 했다. 그가 신출귀몰했던 것은,주와 카운티를 뛰어넘는 랜덤한 범죄 현장, 다음 절도건과의 시간차를 적절히 이용한 절도 행각 특성 때문이었다. 이렇게 법망을 피해다녔던 그의 목덜미를 움켜진 이가 희귀도서 판매상이자 일명 책탐정(켄 샌더스)이었다.    

 도둑과 탐정, 이 두 인물 중 누구에 더 포커스가 맞춰지느냐에 따라, 범죄자가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것이 이야기다. 저자는 도둑의 심리, 도둑의 절도 행각에 더 촛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도둑,길키가 주인공으로 낙첨된다. 먼저도 언급했듯이,길키는 자기 범죄를 합리화시키는 철학의 소유자다.이 부분 꽤 흥미롭다.죄책감이 없는 것이다. 니체의 철학 수업을 듣는 길키의 사상은,법이나 체재가 정당하지 못하면 그것을 무너뜨리는 것,저항하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교정하는 방법이었다. 사춘기적 우리 이러지 않았나. 상당한 반항기를 품고 자기 정의를 소신껏 실현하려고 했었다.

또한, 그는 천부적인 사기꾼이다.이 매력적인-저자에 따르면- 절도범은 그녀,인터뷰어마저 꿈뻑 넘어가게 한다. 차분하고 공손한 이 책도둑에 대한 매력을 묘사한 부분이 상당 보인다. 워낙 말솜씨가 능수능란해 인터뷰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능욕의 욕설마저도 이후에 표출된다. '이런 빌어먹을,도둑놈이!-'라고. 길키의 사람 다루는 솜씨는 여간이 아닌 것이다.물론, 책출간 욕심에 눈이 먼 것도 한 몫한 것이었겠지만. 

길키는 계획적인 인물이다. 허술한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사전조사가 치밀한 종적을 보여준다. 현대판, 캐치미이프유케어의 아바타적 성격을 띤다고도 보여진다. 장차 또 다시 검거되면,FBI를 도와 그와 유사한 사기범을 잡으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능청스럽고도,부주의한듯 치밀하다. 마지막 석방 이후, 진행형인 절도는 계속되고 있다는데...... '날 한 번 잡아봐~라' 는듯한 그와 경찰과의 숨바꼭질,그 종착역은 어디쯤일까. 책도둑에 대한 형벌은 지극히 가볍다고 한다.

이 책은 에세이이다. 그럼에도 중/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점차 쫓고 쫓기는 추리 소설같은 스릴을 선사한다. 미완결인 책 도둑에 대한 결말도 제 2부를 기대하게 만드는 여지를 준다. 범죄자를 영웅화하는 매체에 현혹되지 않는 도덕적 냉정함을 지키되, 초반부의 밋밋함을 점층적으로 올려준 재미는 부정할 수 없다.저자의 싸인이 들어간 책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는, 이들 희귀본에도 같이 무관심하다. 길키처럼 (책 또는 어떤) 욕망에 대한 유혹에 약하긴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내 자유와 바꾸고 싶지 않을 만큼이다. 존 더닝의<죽음은 예정되어 있다:Booked to Die> 라는 도서가 소개되어 있는데, 눈여겨 봄 직하다.책 도둑이 복역 중에 읽은 책으로,그를 고무시킨 여성 희귀도서 수집가에 대한 내용이다. 또 다른 길키일까, 아닐까. 다르다면 무엇에서일까. 온라인 서점을 당장 검색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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