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
김호기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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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육중함이 느껴지는 <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라는 부제에 걸맞게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의 역사를 

현대의 '지성'이라는 카테고리에 이름을 올렸을 법한 

인물과 그들의 대표 저작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살펴본 책이다.



1919년 4월 11일에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선포하였으나

역사를 배운 사람은 다들 알 듯, 지난 100년의 역사는 사이다 없는 고구마처럼

좋게 말하면 다이내믹, 느낌 그대로 얘기하자면 파란만장한 100년을 보냈다는 것이

페이지를 넘기며 새삼스레 아프게 다가온다.


K-문화, K-드라마, K-방역까지 K-가 붙는 브랜딩을 이루기까지 

윗세대가 살아온 세상과 시대를 저자 김호기의 정리로 

어렵지 않게 돌아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독립운동가, 종교와 철학, 문학 (시, 소설, 평론), 역사, 정치가,

법 정치, 경제, 사회와 문화, 여성과 환경, 자연과학을 비롯해

밖에서 본 대한민국까지, 그야말로 모든 영역을 총 망라해서

각 영역을 대표하는 인물을 고르고 

한 꼭지당 너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저자의 수고로움 덕분에 무려 100년의 시간 동안

숨가쁘게 변화하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각 영역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종단과 횡단하며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60명 지성인의 기억과 사상을 작품을 통해 소개하고 

저자의 해박한 지식으로 의미를 짚어주는 매 꼭지를 읽으면 

작품으로만 만나 저변에 깔린 사회를 짐작만 했던 독자로서  

갖고 있는지도 몰랐던 갈증과 모호함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어떤 사유와 담론, 그것을 정리하고

이른바 '시대정신'을 문자화한 지식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그 존재감이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자연스럽게 이념, 주의, 이데올로기로 세상이 갈라져 싸울 때 

묵묵히 나라를 짊어지고 버텨내면서 그 파편을 고스란히 삶에 새긴

보통의 사람들에게 더 눈이 가게 된다.


시대정신을 새기는 사람이 지성인과 지식인이지만

그것을 역사로 살아내고 만들어가는 사람은 대한민국의 주인인 우리 모두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의 기억을 현재 떠올려 생각하고 의미를 찾고 기억해야한다.


파도처럼 큰 목소리로 떠드는 그 순간의 소리에 휩쓸릴 수도 있지만

모래알처럼 흩어지지 않고 그 자리를 오래도록 지키는 몽돌처럼,

지나갔고 만들어지고 앞으로 생길 역사를 눈 앞에서 지켜보고 있고

기억하게 될 지금, 여기에 사는 우리라는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의 반성(?)같은 이야기처럼, 

지성인 60인의 범주가 주로 인문학, 

그 중에서도 지난 현대사를 생각해보면 철학이나 종교, 문학에 속해있지만 

정치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들로 구성되어있어

과학 분야에서 돌아본 우리나라의 100년도 보고 싶은 궁금증과 아쉬움이 든다.


미래를 말하는데 과학이 빠질 수는 없지!- 하며

이 책의 '다음편'을 바라게 되는 이유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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