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김 부장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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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여성/남성을 구분짓는 것 만큼 시대착오적인 일도 없지만, 그건 표면상일 뿐.

슬프게도 어느 조직/사회에나 '차별'과 '구분'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성별이든, 출신지역이든, 학벌이든, 사는 곳이든, 자동차의 종류이든

사람들은 무리를 짓고, 자기 무리가 가진 것들을 쉽사리 내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세상이 공평하게 돌아가며 정의가 곳곳에서 구현되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지만

그런 것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하면서 기다리면 

결코 얻지 못한다. -ㅁ-

결국, 그 불편부당함을 인지하고, 여러 번 통수를 맞은 뒤, 

더 이상은 안 당한다! 바꾸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면 

얼마 전, 굉장한 인기를 끌다 막을 내린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해 왔던 일을 하면서 하지 않았던 일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과 어떻게? 가 아닐까?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은 

이것을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어, 적용하기 쉽게 알려준다.

다른 자기계발서처럼 "자기 PR"을 하라- 라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뻔하게 하지 않고,

자기 PR을 제대로, 즉, 남들에게 밉보이지 않고 과장스러워 보이지 않으면서도

PR의 노력이 인사고과 및 연봉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확실히 효과를 발휘하는, 노하우와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래서 이 책은 그저 '여자'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기의 업적을 세상 모든 사람에게 뻔뻔하게 알리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모범생처럼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것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은 학교 밖 사회에서 헤매며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들을 싹 다- 재개발 하고 싶은 사회인들이 읽는다면 

혜안을 얻을 책이다.


물론, 조직생활 중에는 '얌체'가 늘 존재한다. 

일터에 와서 자기 몫을 다하지 않고, 어려운 일은 갖가지 핑계로 쏙- 빠지고 

권리를 주장하며 희생하는 사람들의 노고에는 동참하지 않다가 

그 열매만 냉큼 챙기는 사람들.

남들이 '배려'해줘야 한다고 혹은 '배려'의 편안함에 빠져서 

편안한 일만 하려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일침을 놓는 사례들도 있어, 

누군가를 떠올려보기도, 스스로를 되돌아보게도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외치려면, 진정 동일노동을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하고 사람이 바뀌어가면서 그 어려운 일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내 차례라고 당당히 받아들이면 될 일이다. 

그래야 부당한 일을 '관행'이라 우기며 강요하거나 '남자들은 이렇게 일한다'는 궤변에 

당당하게 '잘못'이다, '일에는 성별이 없다'라고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


험한 일 뿐 아니라, 특정 집단의 카르텔에 특정 업무가 계속 부여되지 않도록 하려면

아직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회사생활을 하는 여자들이 

차별을 자각하고, 배려를 거부하며, 자기가 맡은 일을 매듭짓기 위해 

더 많은 노력으로 능력과 실력을 증명해내야 하는 것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여자 직장인들의 과업이다.

특히 직장에서는 마법처럼 가려져 있으나 

언제나 활성화 될 수 밖에 없는 '가정'의 상당 업무가

여자들에게 암묵적으로 높은 비중으로 책정되어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여자들도 조직이 있어야 한다.

조직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서로의 처지를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여직원'이 아니라 '조직원'으로 인식되고 싶어도

아직도 직장의 꽃,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운운하면서

'여성성'을 발휘하라는 은연중의 압박을 어떻게 막아내며 

한편으론 여성으로서 태어난 나의 개성을 무색무취하게 없애버리지 않는 법을

이미 해봤고, 겪었던 선배와 동료, 후배가 지혜를 모아내고 공유하는 조직이 

얼마나 소중한지! 



사회생활은 어렵다.

그 누구라도, 사회생활을 하며 얻게 된 팁과 노하우를 공유해준다면 

마다하지 않을 일이다.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언슬조- 팟캐도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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