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당신 눈에만 보이는 기적
헤르만 헤세 외 지음, 강명희 외 옮김 / 꼼지락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리스마스.

종교인에게는 더없이 큰 기쁨의 축제이며 감사함을 느끼는 성탄절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수고한 서로에게 위로와 지지를 보내는,

기쁨, 즐거움, 따스함이 연상되는 12월의 하루.


이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작가들이

자그마치 14명이나 모여 앉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독자는 우리 눈에 보이는 이 기적같은 책을 그저, 펴서 즐기면 된다니

정말이지 크리스마스 선물이 따로 없다. (이 앙증맞은 표지를 좀 보라!!!)


눈처럼 쏟아져내리는 화려한 작가들.

그 재담꾼들이 풀어놓을 이야기 보따리들이 제목만 봐도 설레게 한다.



시작은 한스 안데르센의 <전나무 이야기>와 <성냥팔이 소녀>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작가에 대한 소개가 초록색 페이지에 먼저 실려있다.

소개를 통해, 작가가 살았던 시대와 작가의 스타일을 가늠하고 

그 사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 대해 호기심을 품고 작품을 만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감탄했지만, 이야기를 모을 생각을 한 기획 컨셉부터

종이책의 사각거림을 좋아하고, 책을 읽고 모아두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고심한 노력이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안데르센 특유의, 어찌할 수 없는 슬픔과 연민이 묻어나는 이야기는,

세상이 온통 화려하고 즐거울 때 더더욱 외로움을 진하게 느낄 사람들에게

위로와 온기를 나눠주는 듯 하다.

현재의 위치에서 만족을 얻지 못하는 전나무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하찮고 당연하며 어쩌면 지겹게 느껴지는 내가 지금 가진 것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전나무 이야기>가 인지도가 더 높은 <성냥팔이 소녀>보다 앞에 실린 이유가 

과연 나의 짐작과 맞을까? ㅎㅎㅎ


크리스마스에 함께 했던 가족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그들의 평안을 찾는 이야기.

크리스마스의 본질인 예수의 탄생에 얽힌 양치기의 꽤나 현실적이고 풍자적인 이야기.

성자에게도 과거는 있고, 죄인에게도 미래가 있다는 말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야기.

생각지도 못한 모험을 어쩌다 하게 된 아이들의 무사함을 기원하게 하는 이야기.

크리스마스가 누구에겐 마냥 즐거운 명절이 아닌, -그래서 웃픈- 이야기.

 

이 선물같은 책을 열게 될 독자들을 위해, 비밀로 남겨두고픈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반짝거리는 오너먼트같이 하나하나 개성있고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326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크리스마스에 머라이어 캐리의 '그' 노래가 흘러나오고

TV에서 심지어 자료화면이라도 케빈이 스쳐지나가며

음료수를 보며 산타와 북극곰을 떠올리게 되는 것 같이,

이제 크리스마스가 되면 자연스럽게 따끈한 차를 마시며 이 책을 펼치게 될 것 같다.

몇 번이고 곱씹어 읽어도 마법처럼 통하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느끼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