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책 읽어주는 공대생 - 요즘 공대생이 탐한 과학 고전들
조승연 지음 / 뜨인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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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읽는다고 이해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문자를 해독할 뿐,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지 모른다면 하수.

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있다면 중수.

왜 그 이야기를 그렇게 했는지 파악했다면 고수가 아닐까? ^^


그래서 <과학책 읽어주는 공대생>은 예전에 시를 읽는 공대생만큼이나 흥미롭다.

시를 읽고 감동하는 공대생은 어떤 포인트에 왜 감동했는지 

나의 그것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면

과학책을 읽어주는 공대생은 내가 어떤 포인트를 이해하고 감동했는지

숙제 검사를 받거나 답안을 맞춰 보는 것같은 두근거림이 있다.


제목에 흥미를 다 빼앗겨 작가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가

작가 소개를 보고 아하! 했다.

<소녀, 적정기술을 탐하다>를 쓴 저자 조승연씨였다.

그저 기술과 과학을 얘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상과 그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눈길을 가장 덜 받는 사람들에게도

진보와 발전의 따뜻함과 편안함이 미치기를 바라며 적정기술에 대해 말하던 저자.


그가 읽어내는 과학책은 어떨지, 시작부터 아주 기대 만발이다. 

 


목차를 읽으며 의외로 책들이 낯설지 않음에 반갑다.

저자는 과학자들의 육성이 살아있는 과학고전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책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과학자들의 세계에 담긴 매력을 보여준다.


과학자들이 과학에 빠져들어 삶을 온통 바쳐서 알아내고자 하는 발견과 법칙들.

그리고 그것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을 마치 역사책처럼 이야기 한다.


과학자들의 발견 하나하나가 마치 징검다리의 돌 처럼

과거에서 현재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이어왔고, 또 미래로 안내한다는 것을

과학고전을 읽으며 함께 감탄해보고 그 예측의 나의 견해도 보태어 볼 생각도 든다.



사실 마냥 말랑말랑하기만 한 책은 아니다. 

아무래도 (문과여서 그런지) 개념정리와 유제까지는 해결해야 

글자를 손으로 더듬어가며 읽는 것이 아닌, 의미를 이해하며 읽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핫핑크로 과학적 지식이나 관련 이야기를 달아준 

작가의 수고로움에 고마움을 느낀다. ^-^

(그리고 덕분에 박학다식해보일수 있는 스킬 혹은 있어빌러티가 +1 만큼 늘어난 기분!)


그래도 중간중간 "과학자가 직관이라고?" 하며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그리고 제목만 봐서는 절대로 내 손으로 골라 읽었을리 없는) 책들을 만나다보면

이 책을 기획한 작가의 혜안과 ^^ 초대장이 널리널리 알려졌으면~ 싶기도 하다.



과학책들의 트레일러라고나 할까, 맛보기라고 할까.

칸칸이 나뉘어져있는 부페 접시에 손대고 싶게 놓여있는 색색깔의 음식처럼

과학책의 맛난 부분, 특이한 맛의 부분, 조금 질기지만 오래도록 씹는 맛이 있는 부분을

솜씨 좋게 부려놓았다.


<참고도서>는 이 초대장이자 도전장을 받은 사람들에게 건네는 선물세트같은 것.

선물세트에는 내가 즐겨쓰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받지 않았다면 결코 사지 않았을 것이

이래저래 담겨있어 선택하는 맛이 있다.


더운 기가 가시고 조금 더 차분하게 한 자리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요즘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어떤 보물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곳곳에 눈길끄는 표시가 있어

한번 가봐? 여긴 그냥 넘겨버릴까? 궁리하게 하는 보물지도를 만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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