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듣고 있어요 - 혼자인 내게 그림이 다가와 말했다
이소라 지음 / 봄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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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다정다감함이 뿜뿜입니다. <지금 내가 듣고 있어요>

목소리를 높여서 혹은 잦은 빈도로 

자기 이야기를 들어달라, TV, 광고, 매체, SNS 등

온통 시끄럽고 정신없어 조용한 어딘가에서 혼자 있고 싶을 때,

당신의 그 번잡스러운 마음을 내가 지금 듣고 있다고 말해주는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숨 쉴 틈이 되겠지요.


작가 이소라씨가 기획한 이 책은 

바로 그 순간을 위한 조용한 아트 테라피가 아닐까 합니다.

불문학을 전공하고 미술사학으로 대학원 논문을 쓴 작가는

글과 그림이 상호 보완적으로 주는 힘을 독자들에게도 전해줍니다.


작가 스스로가 그림을 보고 글을 쓰면서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공감 능력이 자라면서

결국 자신의 마음 속에 앙금처럼 남아버린 

과거의 말과 생각들을 털어내었다고 해요.


사회의 편견이나 재능을 알아주지 않는 데에서 오는 

소외감, 외로움, 좌절감을 비롯해

경제적 곤궁함이나 인간적인 어려움, 혹은 이유없는 혐오.

사랑받고 기억되는 작품을 남긴 

작가나 예술가들도 피해갈 수 없었던 삶의 괴로움은

결국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명제처럼 남기게 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한, 누구도 내게 상처 줄 수 없다" 는 것.


그리고 저자는 말과 순간/상황의 두 파트로 나누어 예술가의 작품과 글을 실으며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우리 독자들에게 격려와 힘을 나누어 줍니다.


남들은 툭툭- 무심하게 던지는 충고를 가장한 자존감을 꺾는 말이나

용기를 주저앉히고, 개성을 무디게 하고, 

평범함이나 규정과 틀 속에 나를 가두는 말들.

혹은 그런 말과 상황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새 스스로를 속박하는 주문처럼 

한 발짝도 못 움직이게 하는 나의 두려움들을

누구나 겪었음직한 작가나 예술가, 가끔은 저자의 에피소드나 예술사, 

그리고 가만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예술 작품을 엮어서

너무 힘들게 생각하지 말고, 한걸음 떨어져서 보자고. 

심호흡을 하며 조용히, 찬찬히 감정을 살펴보자고.

다독다독이듯 말해줍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냥 글자는 스킵하고 그림만 꽤 오랫동안 보고 있을 때도 많았답니다.

익숙한 그림, 처음 만난 그림들이 주는 즐거움과 신선함은 

고단한 하루의 피로를 씻어주었어요.

그림 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모습들이 

그 날의 나의 기분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것도 재밌었어요.

 

그리고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며 읽었던 

미술사, 예술사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상식을 넓혀주고 ^^, 

다른 그림을 보았을 때도 좀 더 깊은 눈으로 볼 수 있게 

길잡이가 되어주었구요.


예쁜 책 만큼이나 따스했던 작가의 글이 오래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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