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내에게 우울증이라고 말했다 - 아픔을 마주하고 헤쳐가는 태도에 관하여
김정원 지음 / 시공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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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정원은 기자로 일하고 있다.

<Korea Times>를 거쳐 MBN, JTBC를 거쳐 현재 MBC 기자로 일한다. 

유수의 언론사를 두루 거친 그는 자신의 표현대로 예민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어느새 훌쩍 '와서' 일상을 온통 지배해버리는 '우울증'에 대해

써낸 책이 <오늘 아내에게 우울증이라고 말했다> 이다.


기자 특유의 정확하고 사실관계가 잘 드러난 글을 읽고 있으면

'우울증'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개념이 생생한 현실로 변한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우울증'이라는 질환에 대한 편견과 

나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정신과 환자'를 대할 때의 당황스러움을 지나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지'라며 자책에 이르는 자신을 만나는 일련의 과정은


왜 사람들이 정신과 병원의 문턱을 쉽사리 못 넘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도움을 얻지 못하게 되는지 확인시켜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어려움의 과정이 혼자만의 일이나 감정이 아니니

시의적절하게 전문가의 치료와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해시킨다.


마치 기자가 취재하듯, 병원을 정하고 의사와 면담하고

가족들과 자신의 상황에 대해 토의하며 남들의 눈을 피해 진료를 받으며

약에 따라 달라지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자세하고 담백하게 적고

본인의 감정과 경험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솔직하게 표현하는

군더더기 없지만 그래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는 글이 인상적이다.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당신도 할 수 있다고 섣부른 격려를 건네지 않고

'뜬 눈으로 뒤척이던 무수한 밤을 지나 무탈한 일상을 되찾기 까지'의

일 년의 이야기라고 말하는 작가에게서 오히려 위로와 동질감을 얻는다.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다 어느 날 툭- 하고 마음이 저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

내 멘탈이 조각조각 부스러지는 기분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기분.

혼자 예민하게 왜 이래, 하며 스스로를 억지로 다잡을 때의 초조함.

평상시 늘 하던 일상생활이 불쑥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다가올 때 

'나 우울증인가?' 하며 어찌할 줄 모르고 당혹해 할 사람들에게 

전문가나 의사나 다른 누구의 입장도 아닌 '경험자의 목소리'로 우울증에 대해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게 경박하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게 얘기하는 

얇지만 든든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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