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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평점 :
인문학 열풍이 도를 넘어 인문학 팔이들이 판을 치는 시대라는 말이 있다.
어쨌든 일반인들이 학문에 관심을 갖는다면 좋은거 아니겠냐 할 수도 있지만
인문학이 뭐냐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인간의 사상과 문학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하면 너무 사전적이면서 건조한 것 같고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의 정의는 이렇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정치,사회,문화 등의 원리를 알려주는 학문. 즉 자유, 자본주의, 시장경제, 민주주의, 헌법, 인권 등등과 같은 개념이 어떻게 생겨났고 형성됐는지 알려주는 학문이다.
자유론. 공기와도 같아 깊이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게다가 저자도 교과서에서 봤던 존 스튜어트 밀이다.
그런데 책 첫장에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자유론'에 빚지고 있다고 하니 궁금증이 쏠리기 시작한다.
근대라는 시대는 흔히 사적 자치주체로서의 개인의 탄생 것과 궤를 같이 하는데
개인이란 개념과 존재는 어느 순간 갑자기 태어난 것이 아니다.
개인과 국가의 관계, 개인의 자유와 정부의 통제, 그 둘간의 오묘한 사이는
중세를 건너며 전제왕조와 종교권력으로부터 개인들의 수난사와 권리쟁취 투쟁사의 결과인 것이다.
특히 저자가 자유에 관해 언급한 것을 보면 지금으로부터 무려 200여년 전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개인이 사고나 행위를 자유롭게 한다는 1차원적인 것이 아니라 '다수파에 의한 폭정',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간섭', '개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이익', '소수의견 존중', '토론과 경험을 통한 인간의 한계 개선' 등등으로 언제든지 토론프로그램이나 유튜브에서도 지금 시대에도 통용될 수 있는 수준이라 경외스러울 지경이다. 마치 자유에 대한 논의는 그 시대 이후 멈춰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오늘날 서구국가들이 단순히 경제력 뿐만 아니라 개인에 대한 존중, 사회의 성숙함. 수준 높은 시민의식 등이 동양이나 3세계에 비해 뛰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시민사회과 절대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쟁취하고 개인이라는 존재를 만들어낸 경험이 있기 때문인데, 자연스레 한국이란 나라는 현재 자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국이란 나라는 유례없는 속도로 근대화나 산업화를 이뤄냈지만, 사실상 미국과 일본이란 존재가 원동력의 8할 이상이였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부작용이라고 한다면 그들의 도움으로 경제발전을 이뤄 몸은 커졌으나 사회/정신문화와 같은 SW 가 동반성장하지 못한 점이겠는데, 그런 것들은 속성마스터가 될 수 없는 것들이다.
가면 갈 수록 자유라는 개념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풍조가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심해지는 것 같다. 반면 사회주의적 흐름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Hip 한 것인것 마냥 퍼져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당연해보이고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여길 수 있지만 자유라는 개념이 얼마나 소중하고 어떻게 생겨나 지금에 이르렀는지 챙겨봐야할 시대가 아닐지 싶다.
| 따라서 공권력의 폭정을 막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배적인 여론이나 정서의 폭정도 막아야 한다. 또한 사회의 공적인 처벌 이외의 다른 수단들을 사용해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념들과 실천들을 그들의 행위규범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함으로써, 자신의 방식과 부합하지 않는 개성이 발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능하면 형성되는 것조차 차단하고,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의 인격을 사회가 정한 방식으로 만들어나가도록 강제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집단의 의사가 개개인의 독립성에 합법적으로 간섭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규정해서 넘어서지 못하게 하는 것도 정치적으로 독재를 막는 것만큼이나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적절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다. - 38p |
#인문, #자유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