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오는 한 번도 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남자로서 남자답게 살고 남자답게 죽는 일 외에는 바라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남자는 부단히 남자임을 증명할 것을 요구받으며,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남자답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남자다워야 했다. 남자는 부단히 남자의 절정을 향해 기어올라야 하며 그 절정에는 흰 눈 같은 죽음이 있었다.하지만 여자는? 처음부터 여자이고 영원히 여자인 듯했다. - P421
늘 죽음을 생각하기에 그 생각이 그를 투명하게 만들어 공중에 뜨게 하고, 세상과 떨어져 허공을 걷게 하여, 이 세상의 것들을 향한 증오와 혐오를 어딘가에서 희석하는 듯이 느껴졌다. - P167
클라라의 세계에서는 물질적인 물체들의 멋대가리 없는 실체가 꿈의 요란스러운 진실과 뒤섞였으며, 그곳에서는 물리학이나 논리학의 법칙들이 늘 적용되지 않았다. 그 시절, 클라라는 공기의 정령과 물의 정령, 대지의 정령들과 함께 환상 속에 푹 빠져 살았다. 클라라는 너무 행복해서 구 년 동안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 P150
이런 우연은 대체 누가 만드는것일까. 그건 다 책요정이 하는 것이겠지? 책의 요정은 이 책과 저 책을 이 책 속 장면을 다른 작가의 이야기로 놀라운 타이밍에 만나게 한다. 그런데 그렇게 쓰고 나면 책을 많이읽어온 내 친구들이야말로 요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고 만다. - P180
셔기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속에서 무언가 잘못 조립된 것 같았다. 모두의 눈에 그게 보이는데, 그 자신만이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것은 그냥 달랐고, 그러므로 잘못되었다. - P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