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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족입니다
설기문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삶이란 우리가 맺고있는 인간관계의 총화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삶과 동일시 될 정도로 중요한 인간관계가 원만해야 삶 또한 행복하거늘 우리가 겪는 삶의 어려움이나 고통의 대부분은 인간관계로부터 파생된다. 그것이 업무 때문에 만들어진 관계나 사회생활로 맺어진 여러 형태의 관계가 아니라 운명적으로 주어진 가족관계로부터 비롯된다면 고통은 엄청나게 가중될 수밖에 없다.
'가족' 하고 입으로 자그마하게 되뇌어 보라. 성대와 혀와 치아와 입술이 가족이라고 발음하는 그 순간 가슴 속엔 훈훈한 기운이 차오르고 얼굴 근육이 미소를 지으려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가. 이 당연한 과정을 당연하게 맛보지 못하고 오히려 가족에게 상처받고 그 상처를 어찌해야할지 몰라 또다른 상처를 만들고 주며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 상처는 너무 깊어서 생채기엔 딱지도 잘 앉지 않고, 세월이 흘러도 잘 아물지 않고 떠올리기만 해도 서러운 눈물이 흐른다. 이 책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다.
두 성인 남녀가 만나 결혼이라는 제도를 거쳐 자녀를 낳으므로써 형성되는 가족이라는 혈연집단. 피와 살을 나눠 가졌기에 말하지 않아도 행동하지 않아도 다 알아주고 내 편이 되어줄 것 같은 아니 되어주어야만 하는 존재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가족 간의 소통부재로 가족에게서 소외당하고 큰 상처를 입게되고 그 상처는 그 사람의 삶의 전 영역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래서 아파하고 반항하고 방황하고 슬퍼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그저 이론적으로 가족은 이러한 것이며 이래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대로 인해 힘겨워하는 부부관계, 아빠와 자녀관계, 엄마와 자녀관계 등 가족관계의 실사례를 통해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해준다. 한 편의 시 같은 산문 같은 글을 부담없이 따라 읽어가노라면 어느새 가슴 속에 가족의 모습이 아름답고 귀한 보석처럼 빛을 발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가족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혈연집단이지만 서로 간의 감정적 유대를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이해와 공감에 바탕을 둔 심리적 소통을 활성화 시켜야한다는 것, 눈높이를 맞추고 조건없이 사랑하고 응원해야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어떤 경우에도 "난 네 편이야" 라고 말할 수 있는 가족이 있어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사람에게 손 꼭 잡아주며 용기내어 말해보자. 행복한 가족이 되는 첫 걸음이다.
'사랑은
그사람 편에서
그사람의 마음으로 함께 해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환한 달밤에 피어나는 박꽃
돋아나는 땀방울을 시켜주는 산들바람
파란하늘을 둥근품 깊숙히 끌어안은 외갓집의 웅숭깊은 우물
서릿발 추위를 녹여주는 손난로의 온기 같은 것
가족이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