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문학과지성 시인선 2
마종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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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의 이야기는 언제나 절절한게 있다.  

낚시질 

낚시질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平生을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 
문득 온 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中年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나비의 꿈

1
날자.
이만큼 살았으면 됐지.
헤매고 부딪히면서 늙어야지.

(外國은 잠시 여행에 빛나고
이삼년 공부하기 알맞지
십년이 넘으면 外國은
참으로 우습고 황량하구나.)

자주 보는 꿈 속의 나비
우리가 허송한 시간의 날개로
바다를 건너는 나비,
나는 매일 쉬지 않고 날았다.
絶望하지 않고 사는 表情
絶望하지 않고 들리는 音樂.

2
그래서 절망하지 않은 몸으로
비가 오는 날 저녁
한국의 港口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
낯선 길에 서 있는 木蓮은
꽃피기 전에 비에 지고
비 맞은 나비가 되어서라도
그날을 만나고 싶다.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마종기,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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