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물방울 모양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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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드롭을 아세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 책의 표지에 그려진 물방울 모양인데요. 주얼리에서 자주 사용하는 디자인이랍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말 좋은 뜻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옛날에는 비가 신들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빗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고, 강물은 흘러 바다로 흘러갔다가 다시 하늘로 올라가니까. 그래서 티어드롭에는 '영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있을까요? 특히 인간관계에서 말이죠.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나 조금씩 상황이 바뀌고 생각이 달라지고 삶이 변하면서, 너와 나의 관계에서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변화는 필연적이면서도 필수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이 책에 담겨있는 이들처럼 말이죠. 45세가 된 4명의 친구들.. 이들이 서로를 지켜보고 지켜주고 함께 했던 30년간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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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억에서 사라진 보석을 찾아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시키고 싶어. 그렇게 해서 보석이 손에서 손으로 계속 이어지면서 영원한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어. 그러면 형태가 달라져도 계속 남아. 그건 내가 한 일이 영원히 남는다는 뜻이잖아.

p.206



오늘은 다카미네 빌딩이 철수하는 날이라고 하네요. 빌딩에 있던 가게들은 이전을 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얼리 다카미네는 빌딩 철수가 함께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영업 종료..! 한마디로 지금까지 일했던 직장이 사라지는 것인데요. 전속 주얼리 디자이너로 일했던 나가세에게는 정말 큰 사건이 아닐 수가 없네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주얼리 다카미네는 알고 보니 나가세의 동창인 다카미네가 사장으로 있는 주얼리 리폼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였다고 하는데요. 보석 가게로 성공했던 그의 가문이지만, 이제는 그런 풍족한 시대는 지나갔거든요. 하지만 그동안 세상에 내보냈던 보석들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면서 적자지만 계속 이어왔던 사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니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걸까요? 






이야기는 5년 전으로,, 그리고 또 5년 전으로,, 45세인 나가세와 다카미네는, 그리고 이들의 또 다른 동창인 모리와 시즈쿠의 인연을 들려주기 위해 계속 과거로 과거로 돌아가는데요.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미워하는 마음만큼이나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버린 시즈쿠, 누구보다 타인에 대해 세심하게 살피지만 잘못된 상사와의 만남으로 괴로워하는 모리,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가는 듯하지만 그 가면 속에서 힘들어하는 다카미네까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함께 이들이 결국 마주한 오늘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들은 앞으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끝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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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만나서 어울리지는 않지만, 늘 마음에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친구라고 하지 않나?

p.84


친구라는 존재..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언제나 마음에 있는 사람이 바로 친구라는 이 문장이 너무 좋더라고요. 바로 이들처럼 말이죠.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거든요. 서로를 알아온 시간만큼이나 깊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함께 또는 각자 세상을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감동하고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친구 하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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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만났던 작품 <물을 수놓다>에서도 따스한 관계와 인연에 대해 들려줬던 작가, 데라치 하루나의 일본소설은 역시나 그대로이네요. 평범할 수도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잔잔하게 담긴 그 감성은 이번에도 변함이 없네요. 과거로 과거로 돌아가는 방법으로 그들이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연결되었으며, 어떤 관계를 쌓아갔는지를 속삭이듯이 들려주고 있거든요.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이들의 추억과 신뢰와 우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해주네요.


현실에서도 과연 이런 친구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서로를 위해 많은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끔은 눈길 하나 손짓 하나로 응원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아마도 누군가 문득 떠오르지 않을까 싶네요. 영원을 뜻하는 물방울 모양처럼 함께 하고픈 누군가를 말이죠. 가을날에 어울리는 일본소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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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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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수수께끼 좋아하시나요? 추리 소설은 어떠세요? 너무 심각하거나 복잡한 그런 이야기가 아닌, 저녁식사하면서 가볍게 풀 수 있는 사건이라면 어떠세요? 2010년에 첫 번째 단행본이 발간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미스터리 추리소설 시리즈가 새로운 에피소드로 독자들 앞에 나타났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가볍게 풀기에는 조금 어려워 보입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하지만, 범인을 쉽게 특정하기가 어렵거든요. 분명히 중요한 단서가 있는 듯하지만, 평범한 이들에게는 눈치채기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 남자라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부잣집 외동딸이자 형사로 비밀스럽게 활약 중인 레이코의 충실한 집사, 가게야마라면 말이죠. 그런데 왜 개그 콤비를 보는 느낌이죠? 오랜만에 만난 유쾌한 추리소설이었는데요. 살짝만 알려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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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아직도 모르시는 겁니까, 아가씨. 이래서는 모처럼 단서도 '돼지 목에 진주'.. 아니, 차라리 '아가씨 귀에 경 읽기'라고 해야겠군요!

p.202


이래도 되는 건가요? 부잣집 외동딸의 집사가 고용주에게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건가 싶은데요. 눈이 옹이구멍이냐고 하질 않나, 생각이 너무 없다고 하질 않나, 돼지 보게 징조라고 하질 않나.. 집사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조금 무례한 발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도 호쇼가의 집사 가게야마에게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 보이네요. 그의 뛰어난 추리 실력이라면 수수께끼 같은 사건에 골머리가 아픈 부잣집 외동딸이자 형사인 고용주를 살짝 비웃어도 될 듯하네요.


무도수 안경과 검은 슈트로 형사로써 임무에 집중하고, 집에 와서는 부잣집 외동딸처럼 핑크색 드레스를 갖춰 입고 고급스러운 음식을 즐기는 호쇼 레이코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브레인이거든요.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재규어를 타고 흰색 옷을 입고 나타나 자랑만 늘어놓는 상사와 취업 면접에서나 입을 것 같은 회색 팬트 슈트 차림으로 어리게만 보이는 후배 사이에서 사건을 해결하려면 말이죠. 덕분에 이들 콤비의 활약은 어마어마하네요. 서로 티격태격하는 재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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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야마는 호쇼가를 모시는 일개 집사다. 그러면서도 탐정으로서의 뛰어난 자질을 갖춘 그는 과거에 몇 번이다 그 보기 드문 추리력으로 복잡하게 얽힌 수수께끼를 해명해왔다. 

p.262


그렇다고 사건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추리소설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이 차근차근 나오고 있거든요. 아주 작은 단서 하나가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가 되곤 하거든요. 밖에도 안에도 잠겨있는 밀실 사건, 모두가 알리바이가 있는 자살 사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 추락 사건, 그리고..  


도대체 어떻게 이런 추리가 가능한 건지.. 우당탕탕거리고 좌충우돌하면서 뒤죽박죽일 것만 같은 구니타치 경찰서지만, 모두가 놀랄 정도로 멋지게 사건을 해결해버립니다. 엉뚱하지만 나름 정상적인 지시를 내리는 경부, 어리숙한 모습으로 매번 무시당하지만 성실한 후배, 중간에서 이래저래 눈치 챙기느냐 바쁜 형사, 은근 고용주를 무시하면서 사건 해결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집사까지.. 살인 사건의 심각한 현장에서 매번 펼쳐지는 B급 유머가 너무 재미나네요. 유쾌합니다. 그래서 중독성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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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일본 명랑 추리 만화가 떠오르더라고요.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 독특한 멘트를 날리면서 변함없는 모습으로 매번 등장하는 그런 만화 있잖아요. 콩트 같은 코믹한 대사를 마구 날리면서 티격태격하지만, 어느 순간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는 그런 짧지만 강렬한,, 알면서도 계속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그런 만화가 떠오릅니다.


자기 사랑에 푹 빠져있는 가자마쓰리 경부, 허당미가 넘치는 신참 형사 와카미야 아이리, 은근슬쩍 주인을 무시하는 가게야마 집사, 그리고 똑똑해 보이지만 사실 명탐정의 도움으로 활약 중인 호쇼 레이코까지.. 어떤 사건들이 이들 앞에 놓일까요? 결코 쉽지 않은 사건이겠지만 또다시 멋지게 해결하겠죠?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당탕탕하면서 말이죠. 이들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2권도 빨리 만나봐야겠네요. 마음 편히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추리소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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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술 클럽
김지윤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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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호신술 클럽..!! 도대체 어떤 곳일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격투기를 배우는 것일까요? 아니면 태권도나 주짓수 같은 무도인들이 있는 곳인가요? 보통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호신술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요즘 번화가 중심에서도 벌어지는 '묻지마 살인' 같은 무시무시한 사건들 때문에 왠지 더 눈길이 가는 제목이네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능력, 아니 배워야만 하는 기술이 아닐까 싶어 읽어보았는데요. 역시,, 아직 우리에게는 선함이 남아있네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냐고요? 힐링책 소설이라던데.. 궁금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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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으로 이미 독자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김지윤 작가의 신작소설이더라고요. 따스한 소설로 기억되는 작품이긴 했지만,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소개 글에 깜짝 놀랐네요. 한국의 힐링 소설이 가진 매력이 이 정도라니.. 


그래서일까요? 이번 소설도 기대하게 되더라고요. 빨래방이라는 공간도 재미났지만 호신술 클럽은 더욱더 특별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호신술 클럽에서 어떤 인물들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만날지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이들이 우리에게 건넬 따스한 손길과 힘찬 용기 역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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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가 도장 문을 활짝 열었다.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어떻든,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든, 그 누구든 자신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은 들어오라고 했다. 성큼성큼 이 문을 들어오라고. 한 발자국만 내디뎌 보라고. 문을 아주 활짝 열어두었다.

p.58


예술에 가까운 날라차기로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뽑혔던 최정도, 그는 이제 마포구 태권도장을 책임지는 관장님이라고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찬란했던 시절은 과거일 뿐, 지금은 월세도 내지 못하는 신세라고 하네요. 코로나를 시작으로 다양한 체육시설들로 인해 하나둘 빠져나가더니 이제는 초등부 수업 하나, 생도는 2명뿐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그가 결정한 방법은 바로 호신술 클럽..!! 날라차기 한 방으로 도장 앞에서 벌어진 행패를 제압한 그의 모습이 sns에 올라오면서 살짝 인기를 얻었거든요. 아버지가 물려주신 도장을 지키기 위해서 뭔가 필살기가 필요했거든요. 그래서 모인 호신술 클럽 1기.. 세차장 알바를 하다가 젊은 차주인에게 수모를 당한 원상씨, 야간 알바를 하면서 취업 준비 중인 다정씨, 아이돌 데뷔를 앞두고 도망친 은성씨, 그리고 범인 하나 잡지 못한다며 뉴스에까지 나온 경찰 해진씨까지.. 차마 말할 수 없는 아픈 상처를 가진 이들이 다 모였네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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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승부. 최고의 도망은 정면 승부예요.

p.273


호신술의 목적이 무엇인지 혹시 아세요? 바로 도망을 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도망갈 시간이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영화의 화려한 무술도 아니고, 목숨을 걸고 이겨야만 하는 전쟁이나 싸움도 아니니까요. 살아남기 위해,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기술이 바로 호신술이기에 도망이 바로 목적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도망갈 길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이제 이들 모두가 알고 있나 봅니다. 바로 정면 승부..!! 최고의 도망은 바로 정면 승부라고 하네요. 두려워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마주하는 용기..!! 바로 그 용기가 바로 최고의 도망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들 모두 성공합니다. 하루하루가 쌓여 탄탄해진 기본기 덕분에,, 호신술 클럽 1기 멤버들이 모두 함께였기 때문에.. 서로를 지켜줄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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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각자의 아픔을 가진 이들이 자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이야기였답니다. 날카롭게 내민 손 날치기로, 빠르게 꺾어버린 손목으로, 도와달라는 외침 하나로,,, 호신술 클럽에서 배운 기술을 적극 활용해서 말이죠. 그리고 도망치기 위한 시간보다는 정면승부를 하면서 말이죠.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뉴스에는 너무나도 나쁜 일들만 계속 나와서 불평을 했더니 누군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세상에 좋은 일은 더 많지만, 너무 많아서 뉴스에 나오지 않는 거라고 말이죠. 정말일까 살짝 의심을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인 듯싶더라고요. 우리 주변에는 아직 좋은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 그리고 그들 덕분에 오늘 하루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바로 호신술 클럽의 이들처럼 말이죠. 여러분은 어떠세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기술이 담긴 힐링책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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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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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협찬]




1위에는 분명 이유가 있겠죠? 특히 장르소설의 천국인 일본에서 다양한 미스터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던 작품이라면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이번에 작품 전체 분위기를 아예 새롭게 바꾼 2026년 완전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는 작품이라 궁금하더라고요. 집필 기간 10년, 원고지 3000매우 담은 어마어마한 이야기라는 글귀에도 눈이 갔는데요.


​하지만,, 책을 받아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두꺼워도 이렇게 두꺼운 책은 정말 오랜만에 만났거든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이렇게나 기나긴 글에 담았을까 궁금하면서도 살짝 부담되더라고요. 묵직한 무게감에 감히 휴대할 수가 없는 크기였거든요. 그런데 이런 기우였네요. 주말 동안 푹 빠져서 다 읽어버렸거든요. 올해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일본 베스트셀러 소설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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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십사 년 전 '아마미야 쇼코 유괴 살인 사건'을 가리키는 기호로 D현경 관내에서 처음 일어난 본격적인 유괴 사건이었다. 몸값 2000만 엔을 고스란히 빼앗겼고, 납치된 일곱 살 소녀는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p.46



이야기는 공소시효가 일 년 남짓 남은 D현경 내에서 벌어졌던 가장 유명하면서도 미해결 사건에 대한 청장의 시찰이 예정되면서 시작하는데요. 아니, 청장의 시찰을 가장 민감하게 대응해야만 하는 경찰 본부의 홍보담당관인 미카미 요시노부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수사팀에서 근무했지만 이제는 홍보담당관으로 기자들과 기싸움을 해야 하고, 경무부에서는 꼭두각시 노릇을 해야 하며, 형사부의 눈치를 살펴야만 하는 아주아주 불편한 자리에 있는 그는.. 미모의 엄마가 아닌 못생긴 아빠의 외모를 닮았다며 비관하던 딸의 가출로 힘겨운 하루를 보내는 중이었답니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새로운 미션이 떨어진거죠. 청장의 시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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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인 은폐. D현경이 모두 한통속이 되어 진실을 은폐했다. 그것이 '고다 메모'의 정체였다.

p.252


이미 오래되어 더 이상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던 유괴 사건은 이렇게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청장이 방문하고자 하는 피해자의 아버지는 경찰에게 실망한 듯합니다. 여기저기 '고다 메모'를 찾아다니는 동료 형사 때문에 분란이 일어나네요. 서로를 무시하고 경멸하면서 권력 싸움이 한창인 형사부와 경무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됩니다. 경찰을 믿을 수가 없다며 힘겨루기를 시작한 기자단 때문에 난감하기만 합니다. ​


그런데 이 시점에 또 다른 유괴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더 놀라운 것은 '64' 사건과 너무나도 유사하다는 겁니다. 돈의 액수도,, 돈을 전달하는 방법도,, 유괴범이 요구하는 것도,, 너무나도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 거죠? 왜 지금인 거죠? 어떻게 이렇게 비슷한 유괴 사건이 벌어진 걸까요? 혹시... 동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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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부의 권력 다툼에 정의도 불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찰 개개인이 맡은 자리는 엄연히 존재한다. 파출소에는 파출소의, 형사에게는 형사의, 홍보담당관에게는 홍보담당관의 정의와 불의가 존재한다. 

p.411



이번에는 유괴범을 잡을 수 있는 걸까요? 이번 사건의 범인은 오래전 그 사건과 동일 범인인 걸까요? 뭔가 비슷하면서 오묘하게 다른 듯합니다. 이 모든 사건을 중간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미카미는 성공적으로 홍보담당관의 역할을 수행할까요? 진실을 전달해야만 하는 기자들과 사건을 해결해야만 하는 형사들 사이에서 균형잡기는 참으로 어려워 보입니다만... 자신과의 약속도 중요하고, 사라진 딸도 찾아야 하고, 힘들어하는 아내도 보살펴야 하는데 말이죠. 640 페이지에 걸친 그의 한걸음 한 걸음은 힘겨워 보이지만 믿음직스럽네요. 그는 경찰이면서 동료이기도 하고, 선배이면서 후배였거든요. 그리고 아버지이고 남편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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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적인 걸작..!!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있을까 싶네요.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사회적 문제의식과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이야기로 생각하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고정관념을 뛰어넘어버렸거든요. 선이 굵은 드라마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훌륭한 시나리오와 뛰어난 배우들, 최고의 스텝과 연출이 만든 명작 하나를 만난 느낌이었답니다.


다양한 인물들은 복잡하게 엮이면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있네요. 우리 사회를 꿰뚫어버리는 인간관계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집착과 집념을 담고 있었거든요. 이렇게나 멋진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두꺼운 책에 깜짝 놀랐지만, 점점 사라지는 페이지는 아까웠답니다. 올해 읽은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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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인연 ㅣ 붉은 박물관 시리즈 3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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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모든 이들이 포기한 미제 사건을 휘리릭 해결하는 놀라운 탐정이 존재한다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고, 엄청난 힘으로 자동차를 던지고, 하늘 높이 날아오를 수 있는 히어로보다 더 놀랍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사건에 접근해서 순식간에 트릭을 풀어버리는 천재 수사관 시리즈, 바로 붉은 박물관 시리즈가 새로운 이야기로 출간되었다더라고요. ​


도대체 이 세상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트릭은 어디까지인 걸까요? 더 이상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사건들이 나타납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트릭을 한눈에 알아채고 재수사를 하는 주인공이네요. 점점 더 난이도가 높아지는 사건들.. 도전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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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인형같이 차갑고 단정한 얼굴, 어깨까지 길게 기른 매끄러운 검은 머리카락, 창백해 보일 정도로 하얀 피부. 맨 처음 연상되는 것은 설녀였다.

p.204


백의의 가운을 걸치고 나타나는 미모의 여성, 그녀는 바로 붉은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미해결 사건의 증거 보관소 관장 히이로 사에코 경정이었는데요. 그녀의 한마디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내일부터 재수사를 하겠다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사건 기록만 읽고 시작되는 6편의 이야기는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전개되는데요. 도대체 그녀는 어떻게 이 모든 트릭을 한눈에 알아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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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정년퇴임하고 옛날 돈 수집을 취미로 하던 수집가가 재떨이에 맞아서 살해당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질환으로 죽은 동호회 멤버 중에 한 명이 범인으로 몰리면서 사건이 종결되었다네요. 편의점에 갑자기 난입한 범인은 종업원과 손님의 손을 묶고 눈을 가리면서 인질 농성을 합니다. 교통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차량 트렁크에서 시체가 발견됩니다만 정체를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죽음, 오리무중인 범인, 충분하지 않은 증거까지.. 


하지만, 현장 사진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하나하나 따지다 보니 뭔가 이상하네요. 현장에 남아있던 수수께끼 같은 물건에 답이 있었군요.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채네요. 알고 나면 놀랍지 않지만, 알게 되는 순간은 놀라게 하네요. 도대체 그녀의 정체는 무엇인가요? 오래된 서류만 가득한 창고 관장이 맞을까요? 재미나게도 그녀의 과거를 담은 단편도 하나 포함되어 있답니다. 그녀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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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권째 출간되는 시리즈 도서이지만 사건 하나하나 모두 놀라게 만드네요. 아무도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을 만들고, 이야기에 아주 작은 단서를 숨겨놓고, 차분하게 증거를 모아서 진실을 밝혀내는 추리소설이었지만, 이 모든 것을 너무나도 치밀하게 구성하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이제는 사건의 진실을 함께 찾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작가의 추리를 가만히 따라가면서 즐기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이렇게 정해진 틀이 있는 추리소설 단편집은 어느 정도 지나다 보면 반복되는 구성 때문에 지루해지거나 빈틈이 보이기 마련이거든요. 어느 정도 예상되는 전개와 구성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독자에게 외면당하기 쉬운데요. 하나하나가 새로운 이야기처럼 읽게 만드는 힘이 있어서 너무 좋았답니다. 매번 색다른 반전으로 지루할 틈이 없군요. 이게 바로 붉은 박물관 시리즈의 인기 비결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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