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과 비르지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9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지음, 김현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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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에서 '이국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2번째 세계문학 시리즈를 발간했는데요.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하는 감정 <사랑>. 그런데 '이국'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사랑이네요. 이국의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요? 낯선 사랑일까요? 강렬한 사랑일까요? 왠지 더 설레고 더 기대되는데요. 첫 번째로 만난 '폴과 비르지니'는 아름답지만 가슴 아픈 사랑이었답니다. 에덴에서 만난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라고 하면 느낌이 오실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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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섬. 폐허가 된 두 채의 오두막 앞에서 우연히 만난 노인에게 던진 질문 하나로 기나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어느 동네나 있을법한 옛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이 동네 이야기는 조금 다르네요. 그리고 조금 길어요..ㅋㅋ 귀족 집안의 반대를 뒤로하고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머나먼 곳으로 왔지만 열병으로 남편을 잃은 라 투르 부인. 그리고, 한순간의 눈먼 사랑으로 임신을 하고 남자에게는 버림받은 불쌍한 마르그리트. 이 둘은 황무지 같은 섬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그녀들의 아들 폴과 딸 비르지니까지 모두가 함께하는 사랑스러운 가족이 되죠. 넉넉함보다는 부족함이 없는 행복!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사랑! 함께 하는 순간순간의 기쁨! 하지만, 세상은 그들에게 잘못되었다고만 합니다. 엄청난 재산과 멋진 지위를 포기하는 것은 바보라고 말이죠! 희극이 비극이 되어버리고 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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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세요? 많이 알아야 행복한 걸까요? 많이 가져야 행복한 걸까요? 아니면, 많이 채워야 행복할까요?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가진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열심히 가꾸고 열심히 다듬고 열심히 노력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폴과 비르지니는 행복했답니다.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있었고, 필요한 만큼만 알았던 그들은 무척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요. 더 많이 더 풍족하게 더 다양하게 가지고 있고 알고 있는 우리는 왜 그들만큼 행복하지 않은 걸까요? 아마도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우리가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부럽네요. 행복한 폴과 비르지니, 그들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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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찬사,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행복,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였던 거 같아요. 머나먼 옛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도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겠죠? 하지만, 뱀의 유혹에 넘어가고, 선악의 과일을 먹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기에 우리는 그렇게 순수하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네요. 프랑스에서 출간 당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인기를 얻었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갑니다. 우리 모두 행복하길 원하기 때문이겠죠? 사랑과 기쁨이 있는 삶을 원하기 때문이겠죠? 우리 모두 오늘도 어딘가에 있을 에덴동산을 꿈꾸고 있을 테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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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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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들어봐! 이번이 우리 마지막 기회일 수 있어. 우리가 너무 늙어서 돌아다니기 싫어지기 전에 당신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때는 지금뿐일지도 몰라. 기회를 잡자! /p.25



 

얼마 전에 어머니께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시더니 무릎이 아프시다며 병원을 갔다 오셨더라고요. 제주도에서 무리하신 거죠. 친구분이 너무 좋다며 추천한 등산로를 올라갔다 오셨다더라고요.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하시지만, 이제 나이가 있으신데 조심하시라고 잔소리를 조금 했는데요. 어머니께서는 "지금이 가장 젊을 때"라며 조금이라도 젊을 때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겠다 하시더라고요. 지금 안되면 나중에는 더 안된다는 말씀에 더 이상 잔소리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젊은 시절 한눈에 반해서 멋진 가정을 이룬 샘과 프랜시스. 이제 40대가 된 그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네요. 이제 아이들도 다 컸으니.. 자동차 회사의 성공으로 돈 걱정도 없으니.. 1년쯤 유럽여행을 가자는 프랜시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그녀의 한마디! 샘은 반대할 이유가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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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과 비르지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9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지음, 김현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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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두 번 다시 너를 볼 수 없는 운명이니. 안녕, 내 사랑 비르지니! 안녕! 내게서 멀리 떠나더라도 기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 /p.111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다 보면 정말 아름다운 독백 대사들이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중에서 로미오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발코니에서 로미오를 떠올리며 줄리엣이 외치던 독백이 기억이 납니다. 사랑의 고백이었는데요. 스토커 로미오가 이것을 듣고 바로 벽을 타고 올라가잖아요. ㅋㅋ 이 책에서도 멋진 독백들이 나옵니다. 누구 한 명 듣는 이도 없는데 왜 이리 소리쳐 외치는지.. 그리고 저 독백을 실제 소리 내서 말해보면 정말 어색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알기에, 그 상황을 알기에 차마 웃을 수가 없네요. 모든 감정을 담아서 같이 외쳐보게 되네요. 조용히.. 그리고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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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 살인자의 성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5
페르난도 바예호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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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어떤가요? 청부 살인자와 성모라.. 왠지 살인사건이 있을 거 같고, 사이코지만 놀라운 머리를 가진 살인마도 있을 듯하고, 그 살인마는 자신만의 성모의 계시를 받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일 듯하지 않나요? 저만 그런가요? 스릴러 소설을 너무 많이 봤나요? 아쉽게도 틀렸답니다! 이 책은 그런 스릴러 소설이 아니었답니다. 콜롬비아라는 낯선 나라의 현대 문학을 이끌고 있다는 페르난도 바예호의 대표작이라는데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5번째로 출간된 책! 두껍지 않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지는 내용일 듯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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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멈출 시간도 없었어. 그는 그 히피 쪽으로 달려갔고, 그를 앞지르더니 뒤로 돌아 권총을 꺼냈고,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그의 이마에 총알을 박아 넣었어. /p.39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주인공인 나. 문법 학자라는 나는 고향인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에 돌아와 애인부터 만들었답니다. 청부 살인자이면서 매춘을 하고 살아가는 청년 알렉시스가 바로 그의 애인이었는데요. 타락하고 부패하고 폭력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어린 청부살인자인 알렉시스. 그와 함께 지내는 일상 이야기를 주절주절 내레이션처럼 말하고 있답니다. 시끄러운 아랫집 이웃이 마음에 안 든다며 쏴 죽이고, 지나가다 부딪혔다고 뭐라 하는 사람도 쏴 죽이고.. 뭐 이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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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사실상 죽었습니다. 당신들이 보고 있는 영상을 눈여겨보십시오. 저게 바로 삶입니다. 진정한 삶이지요. /p.61

 


 

정말 이런 사회가 존재하는 걸까요? 무언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사회, 폭력과 살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사회..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며 사회 운동가인 작가는 콜롬비아에서 태어나 자신이 보고 자란 콜롬비아의 비극적인 현대사를 소설로 재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무너져버린 콜롬비아라는 자신의 나라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담은 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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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도대체 이 소설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는 걸까요? 한 남자의. 자기 고백인 듯도 하고, 부질없는 삶의 기록 같기도 했던 소설이었는데요. 폭력이 폭력을 부르고, 복수가 복수를 이어가는 끝나지 않을 굴레를 벗어날 방법이 있는 걸까요? 소설 속 청부살인을 하는 청년들처럼 ‘도움의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하고 고해성사로 죄를 용서받으면 해결되는 걸까요? 자신이 사랑했던 애인을 살해한 자에게 이유를 듣고는 그냥 그렇구나라며 중얼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고 어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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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내용이었기 때문일까요? 조금 생소한 이야기의 전개 방식 때문일까요? 큰 줄거리보다는 주인공인 나의 독백과 같은 이야기가 따라가기 조금 힘든 소설이었어요. 게다가 이야기가 이리저리 옆으로 갔다가 되돌아오곤 했거든요. 하지만, 콜롬비아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야기였기에 그 아픔과 그 슬픔, 그 분노는 제대로 느낄 수가 있었어요. 우리의 현대사와 조금은 달랐지만 그 감정은 비슷했으니까요. 오랜만에 정독한 소설. 색다른 이야기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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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과 비르지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9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지음, 김현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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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당에 이 어린 것들이 우리 방식대로 부자가 되고 똑똑해질 필요가 있었겠나? 두 사람의 욕구와 무지는 이들로 하여금 더 큰 지복을 누리게 해주었다네

 


 

많이 알아야 행복한 걸까요? 많이 가져야 행복한 걸까요? 아니면, 많이 채워야 행복할까요?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가진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열심히 가꾸고 열심히 다듬고 열심히 노력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폴과 비르지니는 행복했답니다.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있었고, 필요한 만큼만 알았던 그들은 무척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요. 더 많이 더 풍족하게 더 다양하게 가지고 있고 알고 있는 우리는 왜 그들만큼 행복하지 않은 걸까요? 아마도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우리가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부럽네요. 행복한 폴과 비르지니, 그들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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