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민선정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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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만발에 개인 실적까지 최하였던 글쓴이는 피나는 노력으로 최고의 일잘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일찍 출근했고, 점심시간도 아까워하면서 일을 했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결과물을 보완하고자 야근은 기본이었다고 하네요. 1분 1초를 나눠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완벽을 추구하고 최고를 목표로 직장 생활을 했다는데요. 그녀가 여유라는 단어를 이야기해 주겠다고 합니다. S사 억대연봉 일잘러가 말하는 여유라..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그럼, S사 억대연봉 일잘러가 퇴사하고 찾은 여유라고 하면 어떤가요? 이러면 궁금한 에세이가 될 듯합니다만..

회사냐 가족이냐..? 너무 당연한 질문이고, 당연히 대답은 가족일 듯합니다. 하지만, 가족은 기다려주고 이해해 주겠지만 회사는?? 가족은 나를 평가하지 않지만 회사는??? 글쓴이의 선택처럼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돈을 주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틀린 선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과연 그것이 정답이었을까요?

자기 이마에 피가 철철 나서 병원에 달려가야 했던 순간에 바쁜 회사일로 달려오지 않은 엄마를 기억하는 아이를 보면서,, 빨리 일을 마치고 가족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가족들과의 통화를 빨리 끊어버리는 순간을 반복하면서,, 삶의 방향을 바꾸려는 나를 외면하는 회사를 마주하면서,,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주려 했지만 나날이 커지는 아이의 불안을 걱정하면서,, 대답을 바꿔야만 했다네요. 회사가 아닌, 이제는 언제나 가족으로 말이죠.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한 삶으로 말이죠.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잘해야 한다… 그리고 빨리하면 더욱더 좋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 아닐까 싶은데요. 잘해야 하고 빨리해야 한다.. 이 문장을 쓰기만 했는데도 저 역시나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커다란 무언가가 누르고 있는 느낌인데요.

제주에서 자연이 주는 여유를 만나면서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할 수 있는 만큼!! 버겁지 않은 속도로!! 누군가에게 평가받기 위한 것이 아닌, 나 스스로의 가치에 더 중점을 두는 삶의 태도를 깨달았다고 하는데요. 너무 멋집니다. 그런 여유.. 저도 만나고 싶네요. 그러려면 글쓴이처럼 제주도로 이사 가야 할까요? 매번 느끼지만 제주에서 사는 분들은 어떻게 모두 이렇게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언젠가부터 저는 제주를 마법의 섬이라고 부르고 있었는데요. 저도 마법의 주문을 외치려 퇴사를 하고 가야만 하는 걸까요?

다행입니다. 모두에게 퇴사하고 제주로 가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이 글이 없었다면 정말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하고 있을 지도.. 그 대신 글쓴이가 말하는 방법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여유, 가족을 위해 충실할 수 있는 여유, 세상을 바라보며 행복해질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가치에 부합하는 삶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생각해 보니 저 공간 저 자리에 제가 있다고 똑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확신할 수는 없더라고요. 나만의 가치! 나만의 기준! 찾아보고 변화해 봐야겠네요. 역시, 여유로운 자의 지혜입니다.

배달이 안돼서 요리를 해야만 했지만 자연을 생각하게 되었고, 매주 수요일마다 나만을 위한 올레길을 걸었고, 탕진잼에서 힐링잼이 좋아서 쇼핑도 줄어들고, 나를 위해 아이를 위해 두렵던 운전도 시작하고, 재촉하지 않는 삶 속에서 아이와 하나가 되고.. 글쓴이의 에세이 안에는 행복이 가득합니다. 생각의 변화가 삶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용기와 사랑이 보입니다. 부럽다 부럽다 하면서 읽었지만, 나도 누군가 부러워할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의 삶이 행복하신가요? 바로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셨다면 이 책을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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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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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라푼젤, 미녀와 야수 등등,, 어릴 적에 많이 읽고 들어봤을 전래 동화들인데요. 그리고 요즘 아이들도 열심히 읽고 보고 듣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나쁜 계모가 마법의 거울을 통해 공주를 찾아내고, 독사과를 먹고 죽은 공주를 왕자가 구해주고, 성에 갇혀있던 공주는 멋진 기사의 도움으로 탈출하고, 무섭게 생긴 야수는 알고 보니 저주에 걸린 왕자였고.. 그러고 보니 공주와 왕자 이야기가 참 많았네요. 그런데 왜 공주만 잡혀가는 걸까요? 기사나 왕자가 공주를 구하려 가야 하는 걸까요? 그리고 그들이 가는 곳은 대부분 깊고 깊은 숲속인 걸까요? 전혀 생각해 보지도 못한 질문들에 살짝 당황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당연했던 전개였기에 말이죠. 공주는 잡혀가고 왕자가 구해주고 둘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하나의 공식이잖아요. 그런데 왜냐고 물어보면,, 저는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알려주지 않을까요?

백설공주 이야기는 다들 아실 듯하네요.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성이 누구누구일까요? 백설공주, 백설 공주의 어머니, 그리고 계모인 마녀.. 이렇게 3명인데요. 책에서는 이들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살펴보고 있었답니다. 눈처럼 하얀 피부, 피처럼 붉은 입술, 흑단처럼 검은 머리를 가진 아이를 원하는 백설 공주의 어머니. 그녀의 이런 바램은 정말 그녀의 욕망일까요? 아니면 사회적 가치, 즉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성의 외모라서 그런 걸까요? 가부장 사회의 요구에 순응하는 전형적인 왕비는 조용히 죽음으로써 사라져버렸답니다. 그렇다면 백설공주는 어떤 여성일까요? 남자들의 로망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그녀는 독사과 조각이 목에 걸려 죽는데요. 그런 그녀를 난쟁이들은 유리관에 전시하고 갑자기 나타난 왕자에게 양도합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라는 타이틀을 가졌지만, 그런 타이틀은 그녀가 쟁취한 것이 아니라 남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네요.

가장 강력한 존재.. 계모인 왕비는 권선징악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한 빌런일 뿐일까요? 남자가 주인공인 사회에서 남자의 힘으로 최고의 권력을 얻은 그녀는 불안할 겁니다. 자신보다 더 예쁜 누군가에 의해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악당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죠. 백설공주가 이렇게 무섭고 참혹한 이야기였다니.. 새롭게 눈을 뜨는 즐거움과 함께 제대로 동심이 파괴되었네요. 하지만, 이것이 바로 인류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빨간 모자 이야기도, 잭과 콩나무도, 미녀와 야수까지.. 그 안에 담긴 비밀은 어마어마하네요. 하지만, 책을 덮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계속 떠오르네요. 전래 동화에 숨겨진 의미를 하나하나 분석해서 알려주고자 하는 지식 전달은 아닐 듯합니다. 성차별이 극심한 전래 동화를 이제 그만 아이들에게 읽히라는 주장도 아닐 듯하네요. 그렇다면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도 이야기의 힘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전래동화 안에 담긴 이야기는 누가 더 우월한 지에 대한 이야기도, 누가 위에 있고 아래 있는 순위 정하기도 아닐 겁니다. 도전에 대해 억압하고 성별에 따른 이미지를 관념화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바로 이야기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싶네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만들어가는 힘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기억해야 할 부분이나 좋은 구절은 작은 종이에 메모를 하곤 하는데요. 100 페이지 정도까지 메모를 하다가 포기했답니다. 하다 보니 거의 필사 수준으로 해야 하더라고요. 남성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전래동화의 비밀, 부계 중심 사회에서 소년이 남성으로 소녀는 여성으로 성장하기 위한 통과의례들.. 마냥 재미나게 읽었던 이야기들 안에 이렇게나 다양하고 심오한 의미가 있었다니 놀랍고도 신기했거든요. 그리고,, 아직도 남자와 여자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억압하고 비난하는 현대 사회를 떠올리게 하더라고요.

앞으로 동화책을 공주와 왕자의 모험과 사랑 이야기로 단순하게 읽지 못할 듯하네요. 이게 바로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큰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인문학적인 접근을 통해 역사 속의 문화와 인간 사회의 어두운 면을 연결할 수 있었기에 너무 좋았네요. 새로운 시선과 놀라운 지식을 얻게 되었거든요. 하지만, 아이와 동화책을 읽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겠죠? 동심 파괴는 어른이 돼서 스스로 하는 걸로.. '동화 여주 잔혹사,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를 읽으면서 말이죠. 하지만,, 혹시 지금 당장 동심 파괴를 즐기고 싶다면 바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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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쌍둥이
홍숙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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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쌍둥이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같은 해에 태어나 생일이 일 년도 차이 나지 않는 이들을 아일랜드 쌍둥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어원은 피임을 거부하는 아일랜드 가톨릭교도를 비하하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 남부 캐럴주의 작은 마을 애너빌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그렇게 나쁜 의미는 아니었던 거 같아요. 1월 7일에 태어난 재이와 12월 24일 태어난 존은 쌍둥이가 아니면서 쌍둥이 같은 존재였거든요. 하지만 똑똑하면서 운동도 잘하는 형과 그와 반대인 동생.. 그리고 불치병에 걸린 형의 죽음.. 뭔가 이야기가 만들어지나요? 하지만,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는 아니었답니다. 미술치료 워크숍을 통해 다시 일어나는 용기를 얻는 이야기였거든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이었답니다. 어떤 내용이냐고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매일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존은 모두에게 사랑받았던 형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아이였답니다. 그리고 형이 원인을 알 수 없고 치료도 불가능한 병에 걸린 후에는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지만, 여전히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존재일 뿐이었다네요. 지금도 여전히.. 군인 신분으로 파견 간 일본에서 방사능 피폭을 당하고 나라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는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존재일 뿐인 듯합니다. 아픈 과거, 우울한 현재, 알 수 없는 미래.. 그의 삶은 행복할까요?


엄마 조안의 집에 새롭게 합류한 룸메이트 수희의 매력에.. 아니 그녀의 제안에 미술치료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는데요. 바닷가에서 지뢰 폭발 사고로 죽은 대한민국 군인이었던 동생을 잊기 위해 미국으로 도망쳐 미술치료를 공부 중인 수희, 태어나자마자 절단한 여섯 번째 손가락의 저주에 잡혀있는 존의 초등학교 동창 에바, 그리고 존.. 이렇게 3명이 모였는네요. 암울함을 표현하는 새 그림 그리기, 부모와의 관계를 담은 포토아트, 사랑에 대한 기억으로 만드는 흙 조각, 두려움에 대한 표현인 도형 그리기.. 그리고 다양한 미술치료 기법들을 통해 그들은 용기를 내어 자신들의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미술작품을 통해 그들을 붙잡고 있는 슬픔을 공유하네요. 그리고 타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신과 서로를 응원합니다.


나무는 나이테를 보고 나이를 알 수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나무의 안쪽에 있는 부분은 죽은 상태라고 하네요. 죽음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나무 이야기를 건네는 대화에서 우리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되네요. 삶은 언젠가 죽음으로 연결된다는 것.. 하지만, 삶은 계속 연결된다는 것을 말이죠. 지나간 시간이 불행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고, 다가올 미래를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존과 수희, 에바가 미술치료 워크숍을 하면서 조금씩 깨달은 바로 그것을 말이죠.


사실 상담 심리 집단치료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은 비밀이랍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깊은 이야기를 안심하고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기 때문일 건데요. 그 안에서만큼은 안전하다고 느끼고 용기를 내서 자신을 돌아보는 치유의 시간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기에 소설이라는 틀을 통해서 미술치료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듯하네요. 물론 전문 미술치료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이렇게 나이스하고 멋지게 진행되지는 않을 듯 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존과 수희, 그리고 에바의 상처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었네요. 그들이 미술치료를 통해서 자신의 아픔을 돌아보면서 한걸음 내딛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들과 함께 미술치료를 받은 듯한 느낌입니다. 상상 속에서 새 그림을 그려보고, 포토아트도해보고, 흙 조각도 해보면서 그들에게 내 이야기를 건네고 있더라고요. 그들의 아픔에 비해서는 조그마한 상처들이었지만 말이죠.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 정말 대단하군요. 좋은 이야기, 좋은 내용 덕분에 위로를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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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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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p.154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바로,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준다는 문장인데요. 리뷰 처음부터 마지막 문장을 이야기해서 이상한가요? 하지만, 이 문장만큼 이 이야기를 잘 표현하는 부분이 없을 듯합니다. 우주 시대에 할 수 있는 가장 로맨틱한 표현 같지 않나요? 너의 별이 되어준다니.. 그런데, 잘 생각하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사랑한다면 옆에 있어야지 왜 저 멀리 있는 별이 되어 준다는 걸까요? 갑자기 뭔가 서늘해지는 느낌인가요? 로맨틱 판타지 소설이지만, 사실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사랑할 수 없는 이야기였거든요.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우주 이야기였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함대와의 우주 전쟁이 펼쳐지는 시대입니다. 궤도 연합군은 지표면 연합의 지원을 받으며 수많은 우주 전함을 만들었나 보네요. 우주에서도 무엇이든 파괴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레이저 무기를 가진 전함들.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외계 함대와의 전투를 통해 우주 전쟁 실력이 점점 좋아집니다. 그리고,, 과학 문명이 발전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예언서를 추종합니다. 외계 함대도 우주 전쟁도 예언서에 나온 대로였기에..


하지만, 전쟁은 언제나 이별을 만드는 법이잖아요. 함대에 유능한 전력인 그는 우주에서 태어난 세대입니다. 그가 사랑하는 연인은 지구에서 태어난 세대라고 하네요. 그들의 거리는 35분 28초.. 그가 말하면 17분 44초 후에 지구에 도착! 그녀가 대답하면 17분 44초 후에 전함에 도착! 말은 그들을 떠났지만, 마음은 벌써 사라진 대화.. 이들의 사랑은 이렇게 머나먼 거리가 있네요. 


그래서일까요? 머나먼 우주 공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존재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남자는 청혼을 하는 대신에 반지와 편지를 지구로 보냅니다. 외계 함대가 숨어있던 파멸의 신전을 향해 날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너의 곁에 있을 수는 없겠지만,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 있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면서 말이죠. 그녀가 있는 곳으로 반드시 돌아오겠다면서 말이죠. 우주 태생이지만 이제 네가 있는 그곳이 자신의 고향이라며 안녕 인사를 합니다. 도대체 이게 뭐죠!! 이제 무슨 로맨스 판타지인가요? 안녕이라고 하는데 말이죠..


그의 편지와 반지를 받은 지구의 그녀는 어떨까요? 밤하늘에 별을 보면서 그가 돌아오길 기다릴까요? 17분 44초 후에 들려오는 대답을 기다리며 그의 이름을 부르고 있을까요? 글쎄요.. 그것만큼이나 독자로써 이 책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까 고민입니다. 글을 쉽고 재미나게 읽었는데, 결론은 너무 어렵네요. 하지만, 그의 편지 안에 담긴 진실한 사랑은 느껴집니다. 우주 전쟁과 로맨스의 조합이라!! 배명훈 작가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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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오브 뷰티 - 세상의 아름다움을 만나다
미하엘라 노로크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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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아름다움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모든 이들이 각자의 기준과 의견이 있을 테지만, 분명히 공통된 기준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그 기준이 진짜 아름다움일까요? 요즘 AI가 만들었다며 뉴스화가 되는 미인의 얼굴 본 적 있으신가요? 분명 균형감 있는 이목구비와 조화로운 얼굴형,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피부까지.. 보는 순간 이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돌아서면 그 얼굴이 기억나시나요? 외면의 아름다움은 훌륭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담아내지는 못했기 때문에 한순간에 휘발되는 이미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아름다움이냐고요? 한마디로 이것입니다!라고 말하긴 솔직히 너무 힘드네요. 하지만 이 사진집에 담긴 얼굴들을 보면 뭔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세상의 아름다움을 담은 포토에세이라고 하니까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중고 필름 카메라에 매료되었던 미하엘라 노로크. 사진을 공부하려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교수들의 격려는커녕 그저 그런 평범한 수많은 사진작가 중에 하나일 뿐인 것을 알게 되었다네요. 결국 돈이라는 현실적인 미래를 위해 다른 분야에서 일했지만, 그녀의 가슴 깊은 곳에는 사진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었나 봅니다. 사진에 대한 불꽃은 꺼지지 않았던 거 같네요. 에티오피아로 떠난 휴가에서 만난 여성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는데요. 예술가의 감각이었을까요? 숨겨진 재능이었을까요? 다양한 여성들의 진정한 아름다움 찾아내어 사진에 담는 프로젝트 <아틀라스 오브 뷰티>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 도대체 어떤 사진이길래 그런 걸까요? 그녀의 프로젝트 사진 여행이 궁금하네요. 그리고 왠지 그녀의 사진에 매료될 듯합니다.

50개가 넘는 나라에서 만난 여성들. 그녀들의 얼굴이 담긴 500장의 사진들. 제가 올린 몇 장의 사진을 보면서 느낌이 오시나요? 자연광으로 만들어진 아늑한 분위기와 더불어 그녀에게 마음을 열어준 여성들의 얼굴에는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이 담겨있네요. 세상이 규정한 미인의 모습도 아니었어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받는 모습도 아니었답니다. 그냥 그들 자신의 진짜 모습이 담겨있었을 뿐이었답니다. 살고 있는 나라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과 살고 있는 인생도 다르고, 나이와 인종도 다양한 여성들이었지만,,, 알고 보니 우리 주변에 있는 여성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외형적인 것은 다르지만, 바로 그들의 얼굴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은 같았거든요. 바로 그들의 삶이 반영되었기에 빛나는 모습이었거든요. 바로 그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기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던 거 같네요.

솔직히 사진집이었기에 후다닥 이미지를 보면서 넘기는 책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하지만, 완전히 잘못 생각한 것이었네요. 오히려 두꺼운 벽돌책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사진 하나하나마다 미술관 작품 앞에 서서 한참을 보던 그런 느낌으로 만나게 되었거든요. 그녀들의 얼굴에 담긴 이야기를 살피게 되더라고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었답니다. 사진첩에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너무 좋더라고요.

많은 이들이 그녀의 프로젝트를 접하고 그녀의 포토 에세이를 보면서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고 희망이 생겼다는 이유를 알겠네요. 사실 그녀가 찾은 아름다움은 거창한 게 아니었거든요. 특별한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도 찾을 수 있는 것이었거든요. 참 멋지네요. 사진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니.. 저에게까지.. 그리고 아마도 여러분에게까지.. 그래서 추천드립니다. 한번 만나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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