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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된 여자 ㅣ 케이스릴러
김영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대사 한마디 없는 단역으로 연극무대에 서는 것이 전부인 수완. 그날은 정말 힘든 하루였다. 동거 중인 남자친구와의 임신 사실을 알았는데 그 남자친구는 보증금을 가지고 사라지고, 연극 주인공을 제안받지만 비참해질 뿐이고, 비는 내리는데 우산은 없고... 힘들고 힘든 날에 그녀는 좋은 냄새를 가진 경진을 만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죽은 여동생인 남경이 되어달라고 한다. 그녀의 의도는 무엇일까? 그들에게 어떤 사건이 기다리는 걸까?
스릴러를 읽으면 결말에 대해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다. 작가가 끌고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과연 어떤 사건이 있을까? 어떻게 될까? 반전은 뭘까? 하지만, 이 소설은 전혀 추측할 수가 없었다. 아니 완벽하게 틀리게 보고 말았다. 경진의 이상한 제안을 의심하다가, 수완이 남경의 삶을 완전히 먹어버리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끝을 알수 없게 되었다.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나는 대사가 없어요." 갑자기 튀어나온 말에 객석이 술렁였다. 그 바람에 대사를 잊은 프리다가 황당하다는 듯 나를 노려보았다. 연출자의 얼굴은 분노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p.76
객석에 있던 한 여자..'무슨 말이라도 해봐'라는 입모양에 갑자기 튀어나온 말 한마디. 수차례 반복된 꿈이었다. 수완의 꿈. 그녀는 누구였을까? 아무말도 할수 없는 그녀에게 무슨 말이든 해보라는 그녀의 주문. 어떤 말을 듣고 싶은 것이었을까? 흔히 꿈은 자신에게 내재된 무의식의 발현이라고 말한다. 억눌려있던 욕구가 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출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수완의 꿈은 어떤 욕구였을까? 배우로써의 꿈을 이루지못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고!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고! 무엇일까?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았다. 존재감이 없는 무명 배우라는 직업도 그러했으나... 남자친구인 은호와의 생활 속에서도 그러했고, 경진의 제안으로 남경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은 더욱 더 그러했다. 그러한 그녀 자신의 삶에 대한 꿈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그녀는 자신의 삶을 되찾을 수 있었을까?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었을까? 스릴러라고 쓰고 성장소설이라 보아도 될듯 한 이야기였다. 좀 무서운 성장소설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