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신장판 4 - 듄의 신황제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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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거다. 알겠나? 나는 지도자도 아니고 심지어 안내인도 아니다. 신이다. 그걸 기억하라. 나는 지도자나 안내인들과 상당히 다르다. 신들은 창조를 제외한 어떤 것에도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p.207

폴의 아들 레토. 그가 모래송어와 한몸이 되어 제국을 장악한 지 3,0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제 점점 모래벌레가 되어가는 그는 절대적인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신으로써 제국을 다스리고 있었네요. 더이상 듄은 사라지고, 모래벌레도 없는 제국에서 스파이스는 절대 권력이었나 봅니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신황제는 교배 프로그램을 통해 아트레이스 가문을 더욱 강력하게 유지하고, '황금의 길'을 통해 인류가 존재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였다고 주장하네요. 하지만,,, 그를 시기하는 자들! 그들은 교묘하게 자유를 억압하는 그의 제국을 엎어버리기 위해 마침내 위대한 무기를 만들어냅니다. 그의 약점인 사랑이라는 감정을 노린 무기를요..

 

그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었던거 같아요. 자신을 의심하는 아이다호를 계속 만들어내고, 반란군인 시오나를 깨달음의 길로 안내하고, 자신을 향한 무기인 흐위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알쏭달쏭 수수께끼같은 대화만으로 정확한 그의 생각을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사실 인류를 사랑하고 생명에 대한 믿음으로 자기 스스로를 벌레가 되는 선택을 하였던 희생자인 듯 합니다. 사실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느낌적으로 그런 느낌이 드네요. 나쁜 역할을 함으로써 세상을 구원하는 숨겨진 히어로? 이런 느낌?

 

 

레토 2세가 3,000년을 살아온 노인네였기 때문일까요? 듄의 신황제는 스스로를 신(GOD)이라고 부르는 존재였기 때문일까요? 황제를 보필하는 인재들은 모두 뛰어난 능력자들이어서 였을까요? 그들의 대화는 참으로 심오합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 선문선답인듯 합니다. 그냥 평범한 일반인인 제가 이해하기는 힘들더라구요. 뭐 그리 철학적인지.. 뭐 그리 숨겨진 의미들을 가지는지.. 조금은 시원하게 정직하게 솔직하게 친절하게 설명하면 안되는건가요? 저는 이런 세계에서는 살지 못할 듯해요. 머리 아픈 세상입니다.

 

그래서 레토 2세가 추구한 '황금의 길'은 무엇이었나요? 어떻게 되었다는 건가요? 스파이스를 먹고 과거와 미래를 보고 직접 느껴야만 알수 있는 것인가요? 아참! 저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아니라 불가능하겠군요! 이제 남은 이들은 '아트레이데스 가문'인 시오나와 '과거의 유물'인 아이다호이네요. 그리고 레토 2세가 남긴 일기들.. 이들이 '황금의 길'을 완성하는 건가요? 모든 것이 예정된 미래였나요? 과연 듄 신장판 5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새롭게 진행될까요? 어느덧 듄 시리즈의 중반이 지나가고 있답니다. 기나긴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어마어마한 사건들! 하지만, 아직도 의문 투성이인 이야기입니다. 듄의 이야기가 이제 조금씩 마무리가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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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과 두 갈래 길을 지나는 방법에 대하여 - 교유서가 소설
한지혜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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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과 나쁜 일은 언제나 같이 찾아온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듯싶다.
(p.35, 이사)

좋은 일. 한강변에 대로 지은 아파트로의 입주, 최고의 위치이지만 어쩔 수 없이 지어진 마지막 별똥대 임대아파트였네요. E동이지만 왠지 모르게 F동이 되어버린 그 집. 나쁜 일. 망한다 망한다하더니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해버렸네요. 간만에 누린 자유? 잠깐 자유 끝에 이제부터 가장이라네요. 어머니가 힘들게 꾸려오신 생활을 책임지게 된 나.

좋은 일은 정말 좋은 일일까요? 나쁜 일은 정말 나쁜 일일까요? 무시받는 F동은 좋은일? 미루어왔던 가장의 의무는 나쁜 일? 약간 아리송하네요. 작가의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꾸깃꾸깃 접어서 주머니에 넣어놓은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를 잘 펼쳐놓은 느낌입니다. 꾸깃꾸깃 자국이 남아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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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과 두 갈래 길을 지나는 방법에 대하여 - 교유서가 소설
한지혜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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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니가 사람들을 멋지게 속이는 거 같지? 웃기지 마. 니가 속는 거야, 알아? 바보. 멍충이. 천치
(p.28, 외출)

있지도 않은 인턴사원으로 일하면서 그들의 세상에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 치던 그녀. 열심히 이용당하고는 잘려버린 그녀는 한 동네 사는 슬기에게 괜히 화풀이를 하네요. 구멍가게 할아버지의 못된 손을 용납하면서 과자를 공짜로 먹는 그 아이.. 세상을 다 아는 척 하지만, 사실 우물안에 개구리! 아니.. 다 알면서 개구리인 척!! 슬기에게 내뱉는 말은 곧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답니다. 바보. 멍충이. 천치!!! 뭔가 가슴 한편이 아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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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예쁜 말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9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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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아래에서가 아니라 별 사이를 헤치며 신중하면서도 유쾌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어스름한 전깃불 아래 갓 풀려난 도둑처럼, 앞으로 선택할 1만 개의 세계와 추위에 맞서 헐렁한 재킷 하나 걸치고 과수원에 들어온 빨갛게 달아오른 어린 도둑처럼.

p.48

열여섯 살인 '존 그래디 콜'. 그는 미국의 시골 동네 샌앤젤로의 목장 아들이었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돌아 가시고 부모는 이혼하고 목장은 팔리기 직전... 그는 친구인 '레이시 롤린스'와 가출을 합니다. 무작정 멕시코로 떠납니다. 그가 사랑하는 말을 타고요. 서부 시대 영화에나 있을법한 이야기겠죠? 말을 타고 여행을 떠나는 카우보이의 모험이야기.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들과 끊임없이 주고받는 대화로 이루어진 그들의 모험은 죽음의 강을 바로 앞에 두고 펼쳐지는 스릴과 용기로 가득차 있었답니다.

 

 

말을 몰아서 강을 건너 도착한 머나먼 땅 멕시코. 그 여정에 어설픈 고집쟁이 동료를 만나 위험한 일에 휩쓸리기도 했지만, 그들은 뛰어난 말 조련기술로 멕시코의 한 목장에 정착을 하죠. 그리고 목장 주인의 딸과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예상했듯이 그들의 사랑은 여러모로 허락받을 수 없었죠. 게다가 때마침 카우보이 소년들은 말도둑이자 살인자가 되어버린 옛 동료와 엮이면서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의 모험은 그냥 이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용기있는 행동? 무모한 행동? 요즘 말로 깡으로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 그들... 그들은 빼앗긴 자신들의 말을 되찾아옵니다. 그리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죠....

 

 

이렇게 써놓으니 너무 진부한 이야기처럼 보이네요. 위험천만한 일들을 겪으면서 도착한 곳에서 신분차이로 허락될 수 없는 사랑에 빠지고,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지만 죽을뻔 했지만 어찌어찌해서 돌아와 복수를 하는 이야기? 하지만, 전미 도서상과 전미 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당시에 여섯 달동안 20만부를 판매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뭔가 이유가 있겠죠? 이건 읽어봐야만 아실 수 있을 듯 해요. 그냥 이렇게 말로 글로 전달하기가 참 힘듭니다. 이 느낌 아시잖아요? 좋은 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느낌!

 

 

책 뒷면이나 소개글을 보면 다양한 매체에 소개된 추천글들이 있잖아요. 보통은 약간의 과장이 섞인 글일 경우가 많아서 그리 믿지 않았는데, 이 책은 정확하게 제가 받았던 느낌과 똑같더라구요. 폭발적인 화려한 묘사, 깔끔하고 간결한 대화로 이루어진 현대 서부 소설이라는 글!! 어찌보면 단순한 줄거리였지만, 그 이야기 안에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 특유의 매력이 존재하더라구요. 한편의 영화같기도 해서인지 그 소년에게 완전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정말 1도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멋진 이야기였네요! 3부작이라고 하니, 나머지 시리즈도 바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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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과 두 갈래 길을 지나는 방법에 대하여 - 교유서가 소설
한지혜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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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니가 사람들을 멋지게 속이는 거 같지? 웃기지 마. 니가 속는 거야, 알아? 바보. 멍충이. 천치

p.28, 외출

첫번째 단편인 '외출'에서 구멍가게 할아버지의 못된 손을 용납하면서 과자를 공짜로 먹는 동네 꼬마 아이에게 내뱉는 소리랍니다. 하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에게!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소리쳐서 말하는 이야기였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 멋진 직장을 다니면서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싶은데.... 그게 어디 쉽게 되나요!

 

 

어떤 이는 있지도 않은 인턴이란 직함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이용만 당하다가 잘리고, 어떤 이는 망하기 직전인 회사에서 정리해고 당하고, 또 어떤 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을 잃는 기면증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두렵고.. 이들은 아프고 아파서 더이상은 아프다고 말하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선택이 아닌 주어진 삶이기에 마음대로 죽겠다는 자살모임과 처음 만난 젊은 처자에게 주절주절 소설같은 일대기를 늘어놓는 찜질방 할머니의 모습은 행복보다는 생존이 목적인 서글픈 인생이 보입니다. 읽으면서 내 이야기같고 우리 이야기같지만, 정말 이러고 싶지는 않은 이야기였어요.

 

 

20년 전에 쓴 소설을 다시 한번 수정하여 내놓은 단편집이라고 하네요. 사실 단편집인 것을 모르고 노랑색 표지랑 기나긴 제목에 손이 가서 읽기 시작했었답니다. 그런데.. 9개의 단편이 모여있는 책이었답니다. 오래전에 쓴 소설이라 배경이 2002년 월드컵도 나오고 하지만... 그 느낌! 그 감정! 그 이야기의 결은 지금이나 그때나 크게 다를 것은 없더라구요. 20년 동안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들의 삶 이야기는 크게 변한게 없나봐요. 우리들의 삶은 그대로인거죠!

 

 

작가도 후기에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다시 읽으면서 우리가 여전히 비슷한 풍경에 살고 있다는 것에 놀라셨다고 하네요. 실업과 자조에 갇힌 청년 세대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빈부의 양극화와 고립의 문제. 도대체 20년동안 우리는 무엇을 한걸까요?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지는 듯한 느낌은 저만 받는게 아니겠죠? 각각의 단편은 모두 다른 이야기였지만, 이러한 아픔이 스며든 우리의 이야기들이었답니다. 분명 엄청나게 슬프거나 아프거나 처참한 새드엔딩은 아닌데... 뭔가 다 내려놓은 슬픔같은 느낌? 당연한 듯 우리들의 삶에 스며있는 아픔같은 그런 이야기들이었답니다. 20년 후에는 좋아지겠죠? 많이 좋아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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