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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다리, 서울을 잇다 - 공학 박사가 들려주는 한강 다리의 놀라운 기술과 역사
윤세윤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2월
평점 :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한강의 다리는 한강철교, 한강대교, 양화대교, 한남대교, 성수대교, 원효대교, 올림픽대교, 반포대교로 총 8개의 한강 다리이다.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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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들으셨나요? 교각 위에 상판을 이동하다가 무너져내려 많은 이들이 죽거나 부상당한 교량 붕괴 사고.. 바로 얼마 전에 벌어진 일인데요. 기둥 위에 올려져 있던 상판이 엿가락처럼 휘어지면서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섬뜩하더라고요. 그 위에 있던 작업자, 그 아래를 지나던 자동차 운전자, 그 근처에 있던 사람들.. 얼마나 놀라고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덜컹덜컹..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고 있는데 문득 이 뉴스가 생각나더라고요. 이 다리는 괜찮은 걸까? 오래전이기도 하지만, 한강 대교 중에서 성수 대교도 무너졌었잖아요. 몇 년 전에는 경기도의 하천 다리에 보행로 부분이 주저앉아버리기도 했잖아요. 두근두근.. 덜컹거리는 지하철 소리보다 심장 소리가 더 크게 들리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운명처럼 이번에 만나게 된 책은 매일 수많은 이들이 무심코 건너는 한강 다리에 대한 역사책이면서, 토목 공학 박사가 정리한 다리의 기술도서였답니다. 너무나도 궁금하네요.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까 하고 말이죠. 한강 다리의 기술과 역사라니.. 게다가 공학 박사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하니..

한강. 서울 시민이라면 하루에 한 번은 만날 수밖에 없는 공간이 아닐까 싶은데요. 출퇴근 길에 지나갈 수도 있고, 저녁 시간에 산책을 하는 공간일 수도 있고,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잠시 마음을 담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서울 시민들의 생활 한가운데 존재하는 한강은 알고 보니 금강산에서부터 시작되는 북한강과 태백산에서부터 시작하는 남한강이 양수리에서 만나서 서해로 흐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 길이만 해도 무려 514km에 달하는 대한민국 중부지역의 물줄기라고 하는데요. 매번 지나치면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군요. 정말로 세계적인 도시의 어느 강보다 더 멋지고 특별한 존재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게다가, 한강에는 다리가 무려 33개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강의 길이를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매번 이용하는 다리는 정해져있기에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그중에서도 책에 담은 8개의 다리는 조금 더 특별하고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서양 문물이 도입되었고, 그 이후 전쟁으로 엉망이 되었지만 빠른 속도로 눈부신 성장을 한 대한민국. 바로 이러한 우리의 역사가 담긴 건축물이 바로 한강 다리라고 하네요.
우리나라 기술진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양화대교는 자이언티의 노래로 더 유명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원래 이름은 제2한강교였고, 건설 목적은 전쟁 시 군사적 용도였다고 하더라고요. 매년 여름 장마철에 침수 단골손님인 잠수교 아시죠? 바로 2층 구조 다리인 반포대교의 1층이 바로 잠수교인데요. 1층과 2층의 목적과 건설 방법이 다르다고 하네요. 비만 오면 잠기던 강남땅이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다양한 일이 있었더라고요. 소양강댐 건설부터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되는 한남대교까지 강남 탄생 역사도 역시나 재미납니다. 엄청난 참사로 기억되지만 정밀안전진단이라는 시스템을 만든 성수대교, 설계 상의 문제로 88 서울 올림픽보다 1년 늦게 완공된 올림픽대교 등등.. 한강 다리 역사가 이렇게 재미나다니..!! 적용된 기술과 이유도 이렇게 흥미롭다니..!!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책에 가득 담겨있네요. 그 어떤 역사책이나 소설책보다 흥미롭네요.

한강 다리 역사와 시대적 배경, 그리고 시공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까지 담겨있는 책이었답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적어주신 메시지 역시나 너무 멋지네요. 소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는데, 이렇게 멋진 문장으로 책을 열어주시네요. 단순히 한강의 양쪽을 이어주는 다리가 아니라, 다양한 역사와 많은 이들의 노력과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하나의 문화를 전달하고픈 마음이 느껴지네요.
지금도 많은 이들이 하루의 삶을 보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 그 도시를 대표하는 한강 다리라는 특별하면서도 소중한 존재를 만날 수 있는 역사책이었는데요.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지금까지는 무심코 지나쳤던 한강 다리였지만, 다음에는 작가님이 알려주신 뷰포인트에서 제대로 바라보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뚜벅뚜벅 걸어서 직접 눈에 담고 싶어졌거든요. 저와 함께 가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