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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design travel JEJU (국문판)
디앤디파트먼트 프로젝트 편집부 엮음, 서하나 옮김 / 밀리미터밀리그람 / 2024년 9월
평점 :
제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제주도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한라산, 돌하르방, 바다, 해변, 흑돼지.. 이렇게 적다 보니 너무 모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매년 여름이면 방문하던 그곳에서 제가 즐기고 왔던 것들은 너무 한정적이더라고요. 진짜 제주를 만나고 왔다기보다는, 그냥 살짝 눈길 한번 주고 말았던 곳이었네요. 갑자기 왜 셀프 반성을 하고 있냐고요? 여행에 대한 소울이 담긴 감성 잡지 한 권을 만났거든요. 진짜로 숨은 명소 핫플을 담은 책이었거든요. 자기만의 고집과 기준으로 솔직하게 담겠다는 여행 안내서가 있더라고요. 읽다 보니 진짜 여행이 뭔지 느껴집니다. 제주가 이렇게 다양하고 멋진 곳이었구나를 알게 되네요. 다음번에는.. 아니 내일 당장 가고 싶어지네요. 출근해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여행책답게 숫자로 제주를 이야기하면서 시작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평소에 보던 숫자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인구수나 면적 같은 흔히 보이던 숫자들도 있지만, 미술관이 44개가 있고 스타벅스 매장이 28개가 있다는 것을 왜? 건축사와 국가지정문화재가 얼마나 있는지를 먼저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제주만의 특별함인 오름도 368곳이 있다 하고, 향토요리와 제주출신 유명인 이름도 적어놓았더라고요. 다른 여행책과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접근하니 제주가 그냥 대한민국의 섬 중에 하나가 아닌, 조금 더 특별한 곳으로 느껴지네요. 그리고 제주라는 곳이 조금 더 궁금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관광지, 식당, 쇼핑, 카페, 숙소,, 그리고 인물. 이렇게 6가지 카테고리를 앞부분에 담고 있었는데요. 어떤 기준으로 선별했을까 궁금했지만, 읽다 보니 선별 기준은 의미가 없더라고요. 각각의 이야기였지만, 모두가 제주에 대한 이야기였거든요. 그리고 제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장소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였고요. 새로운 만남이 재미나고, 너무 예쁘고 좋아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숨겨진 명소라면서 감탄하며 읽었는데요.
한라산 국립공원과 김택환 미술관, 북촌 돌하르방 미술관 이야기를 읽으면서 왜 이런 곳을 몰랐을까 후회를 했네요. 해녀들의 생애를 따라가는 연극이 함께하는 식당인 해녀의 부엌과 제주 가정이 연상되는 음식이 맛나 보이는 다소니를 보면서 반드시 가보겠다며 다짐하게 되네요. 제주의 아름다움과 멋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카페와 숙소를 보면서 제주의 휴식이 그리워집니다. 도예 연구자와 올레길 창시자, 제주 로컬 문화지 제작자의 이야기는 부럽고 존경스럽네요. 제주가 바로 이런 곳이었군요.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그리고 일본인 편집부가 직접 취재한 기사와 사진들은 새로운 시선이 담겨있었네요. 우리가 잘 몰랐던 제주를 제주답게 만드는 이야기들도 가득 담겨있었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면서 읽은 내용은 바로 올레길이었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즐겨 찾는 제주의 대표 상품일 텐데요.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었는지 처음 알았네요. 탄생하게 된 계기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난 뒤에 너무 부러운 마음이었다고 하네요. 바로 제주올레 트레일의 서명숙 이사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제주말로 '좁은 골목'이라는 '올레'는 벌써 개장한 지 17주년이나 되었고, 총 27개 코스에 437킬로미터나 되는 제주 완주 코스라고 하더라고요. 모두가 함께 가꾸는 자연 속에 잘 구성된 코스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소문은 정말 많이 들었고 명성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네요. 저도 도전하고픈 마음이 들더라고요. 다음번에는 반드시.. 특별한 스탬프도 반드시 찍을 겁니다.
디 디자인 트래블은 롱 라이프 디자인을 테마로 일본 47개 도시를 소개하는 여행 안내서. 그 지역의 '개성'과 '지역다움'을 디자인적 관점으로 소개하는 여행안내서라고 하는데요. 반드시 자비로 이용하고, 실제로 숙박하고 먹어보고 구매해서 확인하고, 솔직하게 그리고 숨김없이 이야기해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만드는 잡지라고 하네요. 오래 지속될 것에 집중하고, 꾸미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촬영하며, 소개한 장소와 사람과는 꾸준히 교류를 이어간다고 합니다. 이 소개글을 읽으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장소가 만나는 관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을 듯해서 너무 신기하면서도 반가웠는데요.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라고요? 글쎄요. 꿈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 꿈을 만들어나가는 이들이 모여있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더욱더 책 한 권에 담긴 이야기들,, 그리고 책에 담기지 못했지만 느껴지는 것들이 많은 듯합니다. 한동안은 이 책이 저의 제주 여행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혹시 함께 하실래요? 절대 후회하진 않으실 듯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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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